목에 생선 가시 걸렸을 때, 맨밥 꿀꺽 삼켜라?
목에 생선 가시 걸렸을 때, 맨밥 꿀꺽 삼켜라?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9.10.2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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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Q&A] 아이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사고에 대처하는 법 ③

아이를 키우며 우리는 다양한 질문에 직면합니다. 어린이집은 언제부터 보내야 하는지, 기저귀는 언제 떼야 하는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은 배로 늘어나는 것이 어쩌면 육아의 본질이 아닐는지요. 게다가 상상도 못 했던 사건 사고는 어찌나 자주 일어나는지…. 오늘은 아이가 어느 정도 컸을 때 부모님들이 많이 묻는 말을 정리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앗, 엄마! 나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은데?" ⓒ베이비뉴스
"앗, 엄마! 나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은데?" ⓒ베이비뉴스

◇ 눈에 뜨거운 물이나 화학제품이 들어갔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눈에 샴푸나 비눗물이 들어갔다면 눈의 이물감, 눈물, 통증 등의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흐르는 물로 눈을 씻어 주세요. 15분 이상 씻어내도 증상이 지속한다면 가까운 안과나 응급센터에 방문해 진료받아야 합니다.

산이나 알칼리 등의 화학제품이 눈에 들어간 경우는 정말 위험한 상황입니다. 무조건 사고 현장에서 2L 이상의 생리식염수 또는 수돗물로 약품이 모두 씻겨 나갈 때까지 눈을 충분히 씻고 응급센터에 가야 합니다. 병원에 갈 땐 눈에 들어간 화학약품 병을 가져가 정확한 조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눈에 뜨거운 물이 들어갔을 때 아이가 눈을 잘 못 뜨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부모님이 있습니다. 하지만 눈은 매우 예민한 신체 부위입니다. 뜨거운 자극이 오면 순간적으로 눈을 감게 되고, 실제 안구 자체는 위로 돌아갑니다. 즉 눈꺼풀 화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물체가 튀는 속도가 매우 빠른 경우 각막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 아이의 목에 이물질이 걸린 것 같아요

아이가 호흡곤란, 보챔, 침 흘림, 연하곤란, 구토, 토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식도에 이물질이 끼거나 박혀있다는 것이므로 즉시 응급실로 가서 내시경으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물질이 이미 위로 넘어갔다면 대부분 문제없이 대변으로 배출되나, 수은 배터리, 두 개 이상의 자석, 열려있는 옷핀 등은 위에 있더라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날카로운 이물, 25cm 이상의 이물 등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한편 아이 목에 생선 가시가 걸렸을 때, 아이에게 맨밥 같은 음식을 억지로 꿀꺽 삼키라고 하는 부모님들이 계시는데요, 이런 방법은 생선 가시를 아래쪽으로 밀어 넣어 더 위험한 부위에 박히게 할 수 있고 구토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 목에 생선 가시가 걸렸다면 우선 응급실에 방문해 생선 가시가 목이나 식도에 걸려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컥, 엄마! 나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은데!" ⓒ베이비뉴스
"컥, 엄마! 나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은데!" ⓒ베이비뉴스

◇ 아이 귀에 잔뜩 묻은 귀지, 면봉으로 닦아도 괜찮을까요?

귀지는 자연적으로 천천히 배출됩니다. 정기적으로 귀를 파줄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면봉을 사용하면 오히려 귀지를 안으로 밀어 넣는 꼴이 될 뿐만 아니라 외이도나 고막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귀를 파다가 피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럴 땐 외이도가 손상된 것이거나 외상성 고막 파열일 수 있으므로 24시간 내로 병원에 방문해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드물지만 귀지가 외이도를 막아 청력감소, 귀 압박감, 어지러움, 귀 울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병원에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것 같아서 귀이개를 이용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귀 안에 들어간 벌레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불을 비추거나 귀이개로 벌레를 자극하면 벌레가 움직이거나 침을 쏘게 되면서 오히려 귀가 더 많이 다칠 수 있습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땐 응급실에 가서 벌레를 마비시킨 후 제거해야 합니다. 벌레가 머릿속을 뚫고 파고드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 아이가 락스같은 가정용 화학제품을 먹은 것 같아요

실제 아이가 먹는 것은 못 보고 의심만 되는 경우라면 일단 얼마나 섭취했는지 그 양을 추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해당 용품의 용기를 병원에 가져가서 원래 얼마만큼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당 용품의 이름이나 성분을 모를 경우 진료가 상당히 지연되어 아이의 예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면 우선 119에 전화하세요.

한편 락스는 보통 4% 이내의 농도로 제조됩니다. 락스를 먹었다면 보통 구강 점막에 가벼운 발적 및 통증을 일시적으로 일으키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얼마나 먹었는지 잘 모르거나, 매우 많은 양을 섭취했을 경우, 또는 복통, 연하곤란, 연하통, 흉통,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물을 마시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가 밥을 먹다가 음식이 목에 걸렸는지 숨을 못 쉬어요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기침도 못 하고 말이나 소리도 못 냅니다. 아이가 기침하거나 말을 할 수 있다면 음식물이 나올 때까지 기침하게 하세요. 기침도, 소리도 못 낼 정도의 상황이라면 119에 전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1세 이하의 영아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등 두드리기와 가슴 밀어내기(흉부 압박과 동일)를 각각 5회씩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세요. 성인과 1세 이상의 소아는 의식의 여부와 상관없이 복부 밀어내기(하임리히법)를 하면서 구조대원을 기다리세요.

심하게 비만하거나 임신 중이라 이런 응급처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아래쪽에서 가슴 밀어내기를 하시면 됩니다. 연령과 상관없이 의식을 잃었다면 우선 바닥에 눕히고 입안을 잠깐 들여다본 뒤 이물질이 보이면 제거하고요, 보이지 않는다면 바로 흉부 압박을 시행하세요. 

◇ 아이가 설사할 때 이온 음료를 줘도 될까요?

아이가 설사할 때 기능성 음료, 이온 음료, 스포츠음료를 주면 안 됩니다. 이 음료들은 대부분 나트륨과 당분 비율이 설사 환자에 잘 맞춰져 있지 않고 전해질은 부족한데 당분은 지나치게 많습니다. 특히 음료의 맛을 내기 위해 다량으로 첨가된 성분이 설사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설사할 때 중요한 것은 왜 설사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설사 원인에 따라 설사약도 다르게 처방하므로 아무 약이나 먹이는 것은 반드시 삼가야 할 행동입니다.

한편 아이가 설사할 때 아예 굶기는 방법을 선택하는 부모님도 계시는데요, 굶는 것은 설사 치료에 결코 도움 되지 않습니다. 굶기면 일시적으로 설사량이 줄어 보여도 탈수 및 영양 상태가 나빠져 회복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을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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