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게 잦은 물사마귀, 흉터 없이 제거하려는 부모의 심정
소아에게 잦은 물사마귀, 흉터 없이 제거하려는 부모의 심정
  • 칼럼니스트 이경엽
  • 승인 2019.11.2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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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경엽 원장의 피부천사
물사마귀는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노들담한의원
물사마귀는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노들담한의원

“당장이라도 없애주고 싶은데… 혹시라도 흉이 질까 봐요. 아이도 무서워하고” 물사마귀는 대부분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특징을 지닙니다. 이 질환의 실제 병명은 ‘전염성 연속종(Molluscum contagiosum, MC)’이며 '몰로스컴 바이러스(MCV)'라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합니다. MCV는 ‘Fox virus’ 과에 속한 병원체입니다.

◇ 물사마귀 바로 알기

물사마귀와 일반 사마귀는 이름이 비슷할 뿐, 병의 원인인 바이러스가 다릅니다. 형태적으로도 차이가 있습니다. 물사마귀 표면에는 ‘제(臍)’라고 부르는 핵(core)이 관찰되며, 내부는 체액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치 물이 차 있는 형태인데, 아마 이런 이유에서 ‘물’사마귀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염성 연속종을 단순한 피부 트러블 정도로 오인하는 사례가 꽤 많습니다. 수포, 물집 등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악화되는 사례가 상당수입니다. 무심히 방치하거나 급하게 떼어내는 케이스가 대표적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병변을 구성하고 있는 그것은 물이 아닙니다. 내피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덩어리들이 엉겨 핵을 형성하고 있는 겁니다.

노들담한의원 대표원장 이경엽  노들담한의원 대표원장. ⓒ노들담한의원
노들담한의원 대표원장 이경엽 노들담한의원 대표원장. ⓒ노들담한의원

◇ 물사마귀의 특징, 전염과 확산

물사마귀는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두 개였던 병변이 순식간에 전신으로 번지는 케이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딱딱한 각질로 둘러싸인 일반 사마귀(hpv)와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한편 병원균이 포함된 물집, 수포 형태의 다른 피부 질환도 긁거나 터트리면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번져나가면서 심해지는 병변의 모습을 보면 물사마귀와 확연하게 구별할 수 있으나, 확산 초기에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임상경험이 부족한 의료인이나 일반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소아 연령대 발병이 잦은 이유

물사마귀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인구학적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학교, 학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 공동생활을 많이 하는 아이들의 생활 환경과, 쉽게 피부를 긁거나 뜯고 이로 인해 상처를 낳는 행동·습관적 특성이 ‘소아물사마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응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서로 교차감염이 발생하는 일 또한 빈번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

하나 둘씩 아이 피부에 번져가는 병변을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겁니다. 급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떼어내 주려다가, 혹시 흉이 질까 혹은 아이가 고통스러울까 고민 속에 병은 확산 될 때가 많습니다.

물사마귀 치료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바이러스(MCV) 인식이 급선무입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바른 이해가 치료의 목표를 바로잡는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눈에 보이는 병변을 제거하는 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물사마귀의 원인 MCV를 소멸해야 근본적인 개선과 치유가 가능합니다.

물론 ‘제거’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또한 치료의 방편이고 치유를 향한 노력입니다. 다만 물사마귀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는 외용제와 소문난 민간요법, 제거 시술을 통해 피부 위에 나타난 조직을 제거했더라도 결국 바이러스에 대응할 면역이 형성되지 않으면 재발과 전염을 막기 어렵습니다. 작아져서 사라질 듯한 조직이 어느새 다시 커지고 주변으로 확산된 상태로 내원하는 케이스를 종종 마주합니다. 병변은 떼어냈지만, 물사마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동반된 고통과 스트레스는 아이와 부모에게 남습니다.

바이러스를 해결한다면, 물사마귀의 원인 MCV가 체내에서 억제되고 소멸된다면 병변은 알아서 아이의 몸을 떠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겠습니다.

◇ 면역치료와 생활관리 요령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감염 경로를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지는 손잡이나 아이들 장난감 등은 감염의 통로가 됩니다. 물론 이런 노력들이 병원균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도 안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완벽히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이들의 생활 전반을 일일이 통제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내 면역력입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더라도, 체내 전염과 발병을 막는 것이 바로 면역의 기능이자 역할입니다. 아이의 신체 환경과 생활 패턴, 면역적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내 아이에게 적합한 항바이러스성의 면역치료 약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적절히 관리된 환경과 건강한 신체는 병원균의 공격을 막아주는 최고의 방패입니다. 물사마귀의 형태와 개수, 재발 경험 여부, 환자의 체질적 특성, 행동 습관을 고려한 진단을 통해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면역치료의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이경엽은 한의학박사로 난치성 피부질환을 집중 연구해왔으며, 특히 HPV 질환의 한의학적 면역치료 분야를 개척한 한의사다.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 강남 노들담한의원의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한한방피부과 학회 및 대한약침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해마다 HPV 질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는 「자궁경부이형성증으로 원추절제술의 과거력을 가진 첨형콘딜로마 환자 치료 3례, 2018」, 「성기사마귀 환자 326명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연구, 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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