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마치 게임처럼, 놀이처럼 가볍게 즐기면서 평소에 수시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도 서로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고 각자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지한 대화도 필요하다. 그런데 막상 그러한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
우선 대화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오고 가야 한다. 마치 회사에서 회의하는 것처럼 ‘대화’만을 하기 위해 자리를 만든다거나, 처음부터 특정한 주제를 놓고 대화하자고 진지하게 임하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뿐만 아니라 아이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럴 때 함께 식사하거나 TV를 시청하는 중간중간 가볍게 일상적인 대화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 부모와 대화에 호의적 태도 갖게 해주는 'Yes-set' 기법
하지만 대화의 문을 여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땐 긍정적인 대화 분위기를 형성하는 'Yes-set' 기법을 활용하면 좋다.
이 기법은 아이가 "Yes"라고 대답할만한 질문을 연이어 던짐으로써 아이가 부모와의 대화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 기법의 흐름은 ‘긍정적인 현상-아이의 긍정적 상황-나의 긍정적 상황-우연한 결론’의 순이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중 아이와 대화를 시도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음과 같이 접근할 수 있다.
“오늘 맛있는 거 먹어서 기분이 좋은데?”
“네! 저도 좋아요!”
“모처럼 아빠랑 저녁을 함께 먹어서 더 좋지?”
“네! 맞아요.”
“아빠도 너랑 저녁을 같이 먹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 마침 잘 됐네. 그동안 이렇게 맛있는 거 먹으면서 대화를 한 적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이야기 한번 나눠 볼까?”라고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다.
◇ 본격적으로 대화할 땐 설명보다 질문을, 개방형 질문은 ‘적절히’
어느 정도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한 후 본격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때 설명보다는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질문의 종류에는 아이가 자유롭게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개방형 질문 ‘네’ 혹은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 A, B, C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하는 ▲선택형 질문이 있다. 3가지 유형의 질문을 적절하게 응용한다면, 아이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이 중에서 아이에게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개방형 질문은 표현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오히려 심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계속 개방형 질문을 하다 보면 아이는 제 생각을 어른이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느낌을 받아 더 숨기고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개방형 질문이 모든 아이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방형 질문은 대화 초반 아이의 생각을 파악하는 목적으로 한 두 번 정도 사용하고, 이후에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폐쇄형 질문과 선택형 질문을 고르게 사용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더 좋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아이의 못다 한 말을 더 듣고 싶다면 “혹시 더 하고 싶은 말 있어?”라는 개방형 질문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질문의 방법에 따라 아이의 관찰력·논리력·창의력 자극
어떤 방법으로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관찰력과 논리력, 창의력을 자극할 수도 있다. '무엇(what)'을 중심으로 "이것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하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왜 그런 걸까?"라고 '왜(why)' 질문을 던져본다면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켜 줄 수 있고, '어떻게(how)'로 시작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은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대화를 유도한다.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해 보고 싶다면, '만약(if)'을 들어 "만약에 네가 그 당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최고의 교육은 부모와의 대화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개방적이고 깊이 있는 대화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녀에게 관심을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대화 방법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마음을 나눌 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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