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어린이집 못 보내는 부모 마음 아시나요?
우한 폐렴, 어린이집 못 보내는 부모 마음 아시나요?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1.28 15: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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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우한폐렴 #신종바이러스 #중국 #신종코로나 #전염병

새해부터 온 나라가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전염병, 일명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떠들썩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국을 포함,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게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자국민조차 입국 후, 도심 곳곳을 아무렇지 않게 활보하고 다녔다고 하니 보이지 않는 공포는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주변 맘카페에서는 당장 어린이집, 유치원의 임시 휴원을 요구하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보내지 않겠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나 역시 지금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고 있지만 인근 문화센터 유아 수업에 종종 가기 때문에 일단 모든 것을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물론 부모들 중에서도 일부는 우한 폐렴이 아니더라도 세상에 위험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 유난스럽게 구느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내가 속한 지역은 세 번째 확진 환자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역과 지척에 있고, 주변에는 중국인 가족을 둔 다문화 가정도 다수 생활하고 있다. 이제 막 설 연휴가 지난 터라 누가 어떻게 이동을 했는지 파악도 불가능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한 치료 또한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어린아이를 둔 엄마 입장은 잔뜩 예민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실제로 같은 아파트 내 가정 어린이집에서는 중국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아이가 있는데, 원에서 별다른 공지나 특별한 조치가 없자 부모들이 자율적으로 가정 보육을 선택해 해당 아이를 제외한 다른 원생은 모두 결석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원에서 뒤늦게 부모들에게 연락을 해 아이가 우한 등 위험 지역에 다녀온 적이 없으며 그 부모들도 친인척과 교류한 일이 없음을 알렸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들 부모들의 두려움이 금방 사라질까? 해당 재원생 역시 같은 원생이니 서로 민망하지 않게 등원을 해도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다고 하는데 나도 이 부분만큼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이 민망함을 피하는 것보다 가벼운 일인 걸까? 서로 부끄럽지 않으려면 오히려 더 투명하고 확실하게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괜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게다가 지금은 국민들의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 동의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 간의 배타적 태도, 지역 이기주의라고만 치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국가는 원래 자국민의 생명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우한 폐렴으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들이 예민한 건가요? ⓒ여상미
우한 폐렴으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들이 예민한 건가요? ⓒ여상미

물론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동영상 등이 퍼지면서 더 나쁜 상황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무리들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함이 부모들에게는 지금 부족할 수밖에 없다. 내 가족과, 특히 어린 자녀들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 말이다. 더욱 확대돼 가는 다음 피해자, 희생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과하더라도 부족한 것보다 나은 상황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말에 백 번 동의하는 바이다.

이를 틈타 국가나 정치적인 상황까지 연결해 비난을 하거나 파를 가르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행동들은 제발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논할 가치도 없는 문제임은 당연하고, 그런 것을 떠나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기본 예방법 외의 구체적인 방안들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를 진심으로 다하는 사람과 제도,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디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무사히 봄을 맞을 수 있기를, 믿고 살 수 있는 나라와 세상이 되기를, 한 아이의 부모로서 보다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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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2020-01-30 14:11:17
우한폐렴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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