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던 나의 바람은 언제부터인지 어디로 사라져 버렸다. 우리 아이가 빨리 뒤집기를 하고, 옹알이하고, 걸었으면 좋겠다. 또래보다 말도 더 잘하고, 공부도 1등 하면 좋겠다. 나는 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별수 없었다. 오늘도 맘 카페에 들어가서 남들은 어떻게 육아를 하나, 장난감은 뭘 사주나, 책은 뭘 사나, 다른 엄마들이 써놓은 글을 읽으며 내가 과연 우리 아이를 잘 양육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부모의 이런 불안감은 어디서 올까?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 아이가 남들보다 많이 뒤처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창의력’을 길러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는 누구나 창의적일 뿐만 아니라,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아이를 양육하는 어른이 아이에게 잠재된 창의력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의 창의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시대적·사회적 패러다임이 아무리 변해도 정답은 ‘독서’다.
◇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시작하는 '독서 교육'
이때 독서란 단순히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구성된 ‘의미의 사용(use of meaning)’까지도 포함한다. 독자는 읽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재구성한 의미를 텍스트의 유형, 목적,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즉 ‘의미의 사용’이란 한 독자가 책을 읽다가 발견한 내용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이를 사용하는 것까지 의미한다.
독서 교육이 영유아기 때부터 중요하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독서 교육은 적합한 독서 방법을 익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서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흥미를 유발하고 아이에게 올바른 독서 습관을 지니도록 하는 교육이다. 독서 교육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들은 편안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어른이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를 귀로 듣고 눈으로 그림을 보며 눈과 귀로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이 영유아기 독서 교육의 첫걸음이다.
교육 기관에 몸담은 나에게 종종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다. 그때마다 나는 “책이 아이의 놀이터가 되게 해 주세요”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영유아기 독서교육은 아이가 책과 ‘친구’ 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자, 이제 우리 아이가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아이의 주변 환경부터 준비하자. 조만간 책을 읽어주면 즐기면서 잠자리에 드는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뭐든 그렇겠지만, 지나친 독서 교육은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김은정은 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문학박사, 문학평론가로 대구가톨릭대학교 프란치스코칼리지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활용」, 「글쓰기와 토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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