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밥 먹을 때 TV 없으면 어색한가요? 
가족끼리 밥 먹을 때 TV 없으면 어색한가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2.27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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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가족 간 '정서적 단절감', 해결해야 합니다

Q. 우리 가족은 열 살 된 아들, 저, 남편까지 세 명입니다. 식사할 때 남편은 TV를 보고, 아이는 책을 봅니다. 저는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바꿔 보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 됐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평소 가족끼리 친밀한 대화와 정서적 교감이 부족하다면 가족 구성원들은 단절감이 들며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의 행동과 생각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대화로 상대의 생각을 듣지 않고 미루어 짐작하기 때문입니다. 오해는 갈등을 유발하며 불통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함께 밥 먹으며 TV만 보는 가족, 우린 화목하다고 '착각'하고 있진 않나요?

가족 간 정서적 단절감은 개인의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베이비뉴스
가족 간 정서적 단절감은 개인의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베이비뉴스

가족 간 정서적 단절감은 개인의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부모는 부모로서 권위를 세워야 할 때나, 위계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때 불리해지는데, 정서적 교감 없이 가족 구조를 올바르게 형성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족 구성원이 고립감을 느끼면, 그 고립감은 외로움으로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에 가족이 모여 적당한 대화를 나누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그것만큼 바람직한 것도 없겠지만, 무슨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청각과 시각을 주의 집중시키는 TV를 켠다면 불편함과 어색함이 사라지는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식사 시간에 TV를 보는 이유이기도 하죠. 

어색함이란 심리적인 상태인데 감각을 자극하는 매체에 의지하면서 불편함을 피하려는 것은 가족의 식사 습관을 개선하는데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가족의 정서와 심리적인 상황에 대한 섬세한 관찰,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관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욕구불만과 결핍감을 느끼게 되고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작동하게 됩니다. 마음을 나누고 가족애를 느끼는 생활을 바라면서도,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면 각자 자신만의 세계로 빠지게 됩니다. 위에서 말한 텔레비전이나 책이 관계에 대한 욕구 좌절의 보상이 될 수 있죠. 

관계는 상호적이며 현재 진행형으로 다시 반복할 수 없는 그 순간의 생생한 생동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나 책은 언제든지 다시 접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는데, 실제의 생생함이 부족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가족이 함께 있을 때 대화와 정서의 나눔 없이 각자 텔레비전이나 책과 관계를 한다면 심리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다시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수단을 찾게 되는 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가족의 식사 습관 개선은 가족 관계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 우리 가족의 생활 패턴을 체크해 보세요

▲가족의 규칙과 원칙이 정해져 있나요?

▲함께하는 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나요?

▲생활에 일관성이 있나요?

▲평소에 얼마나 대화를 하나요?

▲감정 표현을 충분히 하고 있나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있나요?

▲변화와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나요?

◇ 작은 일상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다 보면, TV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작은 일상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다 보면, TV 없이도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작은 일상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다 보면, TV 없이도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생활 습관을 비롯한 습관의 변화는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렵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변화는 시작부터 해야 비로소 현실이 됩니다. 저는 우선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눠서 실천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첫째. 행동적인 부분입니다. 평소 바라던 이상적인 모습을 막연하게 목표로 설정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과정을 설정합니다. 우선, 밥 먹을 땐 TV를 보지 않기로 합의합시다. 습관이 오래돼 당장 변화가 어렵다면, 처음에는 요일을 정해봅시다.

예를 들어 ‘수요일은 TV 끄고 밥 먹는 날’이라고 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벼운 대화를 나눕시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순히 식사만 함께 한다는 생각보다는, 식사를 위한 전후 과정을 협력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정서적인 부분이 변해야 합니다. 이는 행동의 변화를 위한 기초 작업입니다. 먼저 마음을 담아 부드럽게 눈을 맞춰봅시다. 눈맞춤은 정서적 친밀감 형성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나눕시다. 스킨십은 관계를 유연하게 만드는 촉매제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TV 없이 어색한 분위기를 견뎌 봅시다. TV와 책이 없는 식사 시간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옷도 새로 산 것은 어색하고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듯이, TV 없는 식사 시간도 참고 견디다 보면 익숙해질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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