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멈춘 어린이집·유치원… 워킹맘 '한숨만'
'코로나19'가 멈춘 어린이집·유치원… 워킹맘 '한숨만'
  • 엄기찬 기자
  • 승인 2020.02.2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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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갑자기 어린이집이 휴원하는 바람에 밤새 일한 남편이 잠도 한잠 못 자고 종일 애를 봤어요. 남편한테 미안해 죽겠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운영이 멈춰서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한숨이 점점 깊어진다.

지난 25일 회사에 출근해 하루 연차를 신청했던 워킹맘 김모씨(35)는 서러움에 눈물을 쏟았다. 당장 회사를 때려치고 싶었지만 애써 참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이집이 느닷없이 휴원하면서 갈 데가 없는 4살 아들을 돌보려 연차를 냈지만 상사의 타박을 듣고 일언지하에 거부당했다.

김씨는 "상사가 대뜸 '당신이 연차 쓰면 다들 쓴다고 할 것 아니냐. 그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핀잔을 주더라"라며 당시의 서러움을 전했다.

이어 "없는 것 쓰는 것도 아니고 법에서 정한 거고 내 것 내가 쓰는데 이런 때 못 쓰게 하면 어떻게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문만 닫게 하지 말고 일하는 엄마들이 한숨 안 나오는 걱정 없이 일하게 어떤 대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박모씨(38)도 한숨이 깊어지고 걱정이 가득하긴 마찬가지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린이집이 휴원한 데다 유치원 개학까지 미뤄지면서 꼬박 2주를 어떻게 딸아이를 돌볼지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근처에 친정어머니가 계시지만, 얼마 전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터라 차마 딸아이를 돌봐 달란 부탁도 염치가 없어 말을 꺼내기 쉽지 않았다.

박씨는 "남편도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고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한테 말했다"며 "'기어 다니면서라도 내 손주 본다'는 엄마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주변에 아이를 돌봐줄 가족이나 친척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그마저도 없는 이들은 코로나19가 멈춰 세운 일상에 답이 없다.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이모씨(41)는 당장 아이들 맡겨둘 곳이 없어 어린이집 당번 교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린이집 휴원 기간이라도 당번 교사가 배치돼 긴급 보육이 이뤄지고 있어 돌봄을 부탁했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그지없다.

이씨는 "다른 집은 코로나19 걱정에 일부러 안 보내기도 하는데, 내 새끼들을 위험에 방치한 것 같아 죄인이 된 기분"이라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먹고 살려니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제발 아무런 탈 없이 이 상황이 빨리 끝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청주 712곳을 비롯해 11개 시군 어린이집 1133곳의 휴원을 결정했다.

도내 유치원 103곳을 포함해 도내 모든 학교의 개학도 다음달 2일에서 9일로 연기되면서 충북의 모든 보육과 돌봄은 멈춘 상태다.

정부가 '가족돌봄 휴가제' 적극 활용이나 '아이돌봄 서비스' 연계 등의 대책을 내놓고, 지방정부도 나름의 대책을 쏟아내고는 있으나 현장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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