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휴원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어린이집 7곳 중 1곳 꼴로 보육교사가 출근하지 않은 기간 임금을 전일 무급처리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후 1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돌봄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더 안정적으로”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에서 “2월 지급된 임금내역 기준으로 출근하지 않은 기간 임금을 ‘전일 무급처리’한 어린이집이 7곳 중 1곳(14.4%, 263명 중 38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육지부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보육교사 78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속 보육교사 임금삭감 및 안전위협 실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원 기간에도) 정부 지침으로 보육료와 인건비가 정상 지원되고 있고 기존 등원 아동이 줄어 오히려 운영비용이 줄었음에도 많은 보육교사가 30% 급여삭감과 무급까지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어린이집 7곳 중 1곳 꼴, 휴업 중 보육교사 전일 무급처리"
함 지부장은 급여삭감과 관련해 현장 조합원들로 접수된 제보들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원장이 직접 ‘페이백’(원장이 교사 급여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을 요구하거나 ▲보육료는 전액 들어오지만 특별활동비, 행사비 등이 들어오지 않아 운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임금을 삭감하고 ▲지역 원장 단체에서 ‘무급 합의 가능’ 공문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휴원 명령으로 보육교사가 임금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휴원 안내 공문을 통해, “인건비를 정상 지원하며, 입소아동 감소의 경우에도 현원 기준을 유예해 인건비를 지급한다. 휴원 기간을 근무 일수로 포함해 수당을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또 “교사는 정상 출근이 원칙이며, 원 사정에 따라 원장이 업무 및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개인 연차 유급휴가가 아닌 감염 예방 관련 법령 및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별도의 유급휴가를 부가하라”고 덧붙였다.
함 지부장은 “휴원이 연장되더라도 정부‧지자체의 ‘인건비 정상 지원’ 방침은 유지되는데도 ‘노사 간 합의’를 강제하거나 그 합의 절차조차 없이 인건비를 챙기려는 원장의 속셈으로 이 상황에서 보육교사는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 "정부의 이원화된 대응 방침… 보육교사 생계 위협 초래"
"이번 코로나 때문에 3월에 등록을 했던 신입 원아들이 15일(매달 양육수당 신청일) 이전에 나가야지만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모두 그만두었어요. 이로 인해 제가 어린이집에서 잘리게 됐습니다. 여기서 일한 지 11개월 10일 됐어요. 퇴직금도 못 받아요. 원장은 ‘원아가 없는데 어떻게 선생님을 쓸 수가 있냐’며 저를 잘랐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한데 해결방안도 모르겠어요."(보육지부 제보 사례)
함 지부장은 “정부의 이원화된 대응 방침이 보육교사의 생계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 사례를 소개했다. “정부는 어린이집에 ‘인건비 정상 지원’을 공지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는 휴원 장기화를 대비한 3월 한 달간 어린이집 ‘입소 취소’ 및 가정양육으로의 변경 신청을 안내해 3월 어린이집 ‘입소 취소’ 및 ‘변경 신청’ 사태가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기 원아가 거의 없는 민간‧가정어린이집에서 입소 지연 및 현원 감소에 따른 어린이집 수입(보육료) 감소가 발생해 보육교사는 인건비 삭감만이 아닌 해고 직격탄까지 맞고 있다”고 말했다.
함미영 지부장은 “빈틈 많은 정부의 시책과 지침 때문에 생계와 일자리까지 위협받는 보육교사가 많다”면서 “엄마로서 내 아이의 돌봄은 내려놓고 임하는 보육현장은 지금 노동 안전과 인권의 사각지대이자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불법적인 연차사용 강요와 급여삭감, 고용불안에 대한 실태조사로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구한다”면서, “(휴원 중 긴급보육을 맡은) 보육노동자들에게 마스크부터 우선 배급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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