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는 30점짜리… 장애여성 정치세력화 필요"
"20대 국회는 30점짜리… 장애여성 정치세력화 필요"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03.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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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⑨]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대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애를 가진 엄마의 양육서비스 보편적 권리 확보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애를 가진 엄마의 양육서비스 보편적 권리 확보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하루 두 시간에 불과한 시간제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장애를 가진 엄마들의 자녀 양육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장애엄마의 특수성을 고려한 국가적 차원의 양육지원서비스 구축이 절실합니다.”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장애를 가진 엄마의 보편적 양육서비스 권리 쟁취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에서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대표가 한 말이다. 이날 박 대표는 장애엄마의 자녀 양육 돌봄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임신·출산·양육이 여성의 재생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지체장애여성 엄마다. 불편한 몸으로 아이 셋을 키우는 일은 육체적 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아의 현장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는 장애여성의 인권 향상과 권리 보장 운동을 진행해 장애여성의 인권 보장을 위해 힘쓰고 있는 연대단체다. 현재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를 이끌고 있는 박지주 대표는 정부를 상대로 ▲아이돌보미 서비스 자부담 폐지 ▲장애엄마의 특수성을 반영한 양육서비스 지원 ▲활동지원 서비스 내 실질적 양육지원 서비스 제공 ▲실질적 장애여성 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표가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박 대표와 16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내로남불'만 지적하는 국회… 장애여성은 지쳐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장애를 가진 엄마의 보편적 양육서비스 권리 쟁취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이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서 ‘장애를 가진 엄마의 보편적 양육서비스 권리 쟁취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베이비뉴스

Q. 먼저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돌아봤을 때 10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성과 남성 국회의원 비율의 관점에서 본다면 30점입니다. 여전히 여성 국회의원은 17%에 불과해요. 성평등한 국회 환경이 아닙니다. 장애여성 정책을 국회에서 실현한 게 없어요.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 확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회는 편 가르기가 심합니다. 특히 국회에서 민심을 반영한 정책과 제도 반영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어요. 장외투쟁 등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면서 서로 '내로남불'만 지적하는 과정에서 장애여성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Q. 대표님께선 20대 국회가 장애여성 인권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다고 보십니까.

“20대 국회는 장애여성 인권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어요. 국회의원 중 장애여성을 대표하는 분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Q.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에서는 아이돌보미 서비스 자부담 폐지, 장애엄마의 특수성을 반영한 양육서비스 지원, 장애여성 인권 실질적 보장 등이 절실하다고 정부에 요구해왔습니다. 이후 정부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직 변화는 미비해요. 여성가족부는 예산과 다른 계층의 형평성을 내세우며 장애여성의 양육서비스 실현은 미루고 있어요. 지속적인 요구가 필요합니다.”

Q.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이돌봄 상호존중 간담회’ 현장에서 기습 피켓시위를 하셨는데, 어떤 이유에서 하셨는지요? 당시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어떤 답변을 들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여성가족부에 아이돌봄 서비스 개선을 요구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어요. 변화된 건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아이돌봄 상호존중 간담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는 의견을 전달하고자 찾아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요구사항을 말했어요. 이 장관은 검토한다는 약속은 했는데, 지속적인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 “장애여성도 여성이란 점 인정하고 장애여성 전담부서 만들어야"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장애를 가진 엄마의 보편적 양육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한 결기대회 및 행진'기자회견이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7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장애를 가진 엄마의 보편적 양육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한 결기대회 및 행진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Q. 아이를 키우는 장애 여성 당사자로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실 텐데요,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사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아이를 돌보는 일이 장애여성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를 해야 합니다. 장애여성의 특수성을 반영한 양육제도의 개선과 신설이 절실한 부분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에 장애인 계층을 위한 추가시간 확대와 자부담 폐지,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안에 양육활동서비스 추가 인력 지원이 필요해요.”

Q. 앞서 말씀하신 정책들을 실현하려면 예산이 빠질 수 없습니다. 장애인 복지와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 여성과 관련한 정책은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하고 있어 예산과 관련해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정부 부처에서는 예산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현재 여성가족부는 장애여성만 말고도 한부모 가정에게도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확대하기 어렵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어요. 여기서 쟁점은 비교계층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가정은 아이를 양육할 때 바로 안전문제와 건강문제가 발생해요. 추가 예산을 지원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과 예산배정 활동이 절실합니다.”

Q. 궁극적으로 대표님께서 장애여성 인권 보장을 위해 고민하고 계신 것들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장애여성도 여성이란 점을 여성가족부가 인정하고, 그 관점을 정책에 반영해야 해요. 장애여성 전담부서가 존재해야 합니다. 또한 각 시·군·구에 장애여성자립생활센터가 있어서 지역사회 장애여성들이 활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물론, 예산 배정도 당연히 있어야 해요. 여기에 경제활동과 교육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정책을 도와줄 정치인의 존재가 절박하고 절실합니다. 장애여성의 정치세력화도 필요합니다.”

Q.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한자리 차지해서 권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어려운 계층과 다수의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시민의 삶을 돌아보길 바랍니다. 특히 어려운 계층의 목소리를 귀담아 실질적으로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도록 소신 있게 활동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총선제도의 변화와 취지에 맞게 다양한 계층과 의제정당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 환경이 개선됐으면 해요. 특히 의도적인 할당을 통해 국회의 문을 낮추고 장애여성들의 목소리도 담길 수 있는 의회 활동이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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