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의 말엔 '마법'의 힘이 들어 있다
엄마아빠의 말엔 '마법'의 힘이 들어 있다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20.03.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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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내가 무심코 쓰는 말에 아이의 문제 해결력의 방법이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그림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어느새 그림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 많이 탈바꿈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이 부모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림책에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들이 바로 부모들이나 이 사회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로 부모 자신의 모습들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인 우리의 언행을 바로 수정해 볼 수가 있습니다. 또 그림책은 내가 주인공인 어린 아이의 입장이 될 수도 있어서 나의 바람이나 내 부모의 모습을 떠 올리며 내 속의 작은 아이를 위로 할 수도 있습니다. 짧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마음에 들어오는 듯합니다.

오늘은 어머니들과 같이 공부한 그림책 한권을 소개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시공주니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시공주니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시공주니어)입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중의 하나라고 만난 어머니들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장난꾸러기인 맥스는 온 집안을 쿵광거리며 돌아다닙니다. 엄마에게는 늘 혼나겠죠. 맥스는 저녁밥을 굶고 방안에 갇히는 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장난꾸러기인 아이들이 그렇듯 좁은 방안이 뭐 대수겠습니까. 방안은 순식간에 바다가 되고, 바다를 건너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가서 모험을 하는 맥스의 상상의 세계로 바뀝니다.

맥스는 두 가지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괴물도 무섭지 않습니다. 두 가지 마법은 “조용히 해!” 라는 명령과 밥을 굶기는 것입니다. 이 말은 괴물들에게도 정말 잘 통합니다. 이 두 가지 마법의 힘으로 맥스는 괴물들의 왕이 됐지만 곧 이 놀이도 심심해져서 엄마가 차려놓은 따뜻한 저녁음식 냄새를 맡으며 방안으로 되돌아옵니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드리지 않겠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맥스가 쓴 두 가지 마법인 “조용히 해!”, 그리고 ‘밥을 굶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밥을 굶긴다고 하면 지금 시대에는 아동학대죄에 들어가지만 모리스 샌닥이 이 그림책을 펴낼 때는 1960년대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읽으시면 좋습니다. 대신 어떤 벌을 내리고 있는지 바꿔 생각해보시면 될 겁니다.

집안에서 놀 때도 ‘이 괴물 같은 녀석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발한 놀이들을 하고, 엄마에게 벌을 받고 있는 순간에도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날 정도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풍부한 맥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괴물들을 다스리는 말이 고작 “조용히 해!”입니다.

결정적으로 문제를 해결을 해야 하는 순간에 맥스는 이 말을 하기도 하고, 더 많은 요구를 하는 괴물들에게 밥을 굶기는 행동을 보여주죠. 부모의 말은 성인이 됐을 때 선택의 기로에 있거나 위기의 순간에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책에서 혹은 어린 맥스의 상상의 세계처럼 맥스가 성인이 됐을 때 괴물들이 달려드는 것 같은 위기에서 “조용히 해”라는 말로 해결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를 괴롭히는 주변의 사람이나 상황들에서 밥을 굶기는 정도로 해결이 된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것’ 같은 악동(?)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특히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혼낼 때나 아이가 인형을 혼낼 때를 보면 꼭 부모가 아이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놀란다고 많은 어머니들이 말씀들을 하시죠. 아이들은 그런 말과 행동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마다 엄마나 아빠가 그렇게 했거든요. 그런 언행들이 성인이 됐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방법들이 사회생활에서도 잘 먹히는 지 한번 살펴본다면 어떤 말고 행동으로 바꿔야 할지 해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마법의 말을 계속해 주실지 한번 고민을 해봤으면 합니다.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말들, 일생에 걸쳐서 오롯이 삶을 지탱해 줄 마법의 말, 결정적인 순간들에 아이들에게는 신화가 될 겁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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