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밥그릇만 챙긴 국회… 미혼모 정책 마련에 뒷전”
“정당 밥그릇만 챙긴 국회… 미혼모 정책 마련에 뒷전”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03.2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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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⑫]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2018년 5월 11일 '제8회 싱글맘의 날 국제컨퍼런스 행사'에서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2018년 5월 11일 '제8회 싱글맘의 날 국제컨퍼런스 행사'에서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한부모가족의 권리는 곧 아동의 인권입니다. 사회는 이미 변화하고 있고 점점 더 다양한 가족의 형태도 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으로 우리 사회의 편견이 사라지고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한부모가족의 날은 한부모가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2018년 1월 16일에 신설된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2018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18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행사 및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2011년 보건복지부가 제정한 ‘입양의 날’을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입양의 날 대신 ‘싱글맘의 날’로 바꿔 매년 행사를 열어왔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열어왔던 싱글맘의 날이 한부모가족의 날로 제정되면서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학생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엄마다. 김 대표는 2009년 협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함께한 초기멤버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가족에게도 말하기 힘든 고민을 털어놓고자 협회의 문을 두드렸다.

협회는 미혼모들과 그 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미혼모 당사자들로 만들어진 단체다.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협회 대표직을 맡았다. 자신이 협회에서 받았던 위안과 여러 경험을 토대로 다른 미혼모들을 위로하고, 아이를 조금이라도 잘 키울 수 있게끔 돕기 위해서였다.

협회는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비난받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인식 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사회에서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미혼모를 저출생 대책의 수단이 아니라, 아동인권과 여성권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김 대표와 지난 17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20대 국회, 미혼모 정책을 ‘이벤트’로만 생각했다”

Q.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실 수 있으실까요?

“50점입니다. 20대 국회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논의와 대책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정당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헐뜯는 모습만 보였어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분열시켜 정치인 싸움이 아닌, 국민들의 싸움으로 번지게 했습니다. 더욱이 싸움은 지역과 인물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생각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Q. 20대 국회가 미혼모 가족 정책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졌다고 보시나요?

“2011년 ‘입양특례법’ 개정 때 몇몇 국회의원이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이벤트성으로만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저희는 매년 비양육자에 대한 책임강화에 대해 여권발급금지와 운전면허증 취소를 촉구했어요. 국가에서 미혼모 가정에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는 구상권도 제안했는데, 20대 국회는 아무 관심이 없었어요.”

Q. 현재 단체에서 미혼모 가족을 위해 가장 힘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미혼모에 대한 정부지원이 확대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들이 직접 아이를 키울 때 따르는 어려움을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단체는 2016년부터 미혼모들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어요. 처음에는 세 달에 한 번씩 서울에 모여 모임을 시작했지만, 2018년부터는 각 지역 대표가 매달 한 번씩 자체로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주광역시·부산광역시·천안시 등 매달 미혼모들이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어요.

이와 함께, 미혼모 당사자들의 인식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어요. 자신을 비난하는 사회의 잘못된 시선에 당당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도록 미혼모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비난하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 있는 엄마’를 만드는 겁니다.”

Q. 2018년 정부는 5월 10일을 ‘한부모가족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주관부처는 여성가족부인데요. 현재까지 여가부가 노력해온 정책에 점수를 부여하신다면 몇 점을 주실 수 있으실까요?

“여성가족부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보다는 미혼모나 아동문제를 대부분 입양기관이나 복지시설에 맡겨놨어요. 관리와 감독만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어요. 현장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몇 명의 전문가 의견에만 의지했고요. 지난해 단체의 제안을 조금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여 60점을 주겠습니다.”

◇ “정부는 아이가 안정된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주거지원정책 힘써야”

2018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18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행사 및 정책세미나에서 축사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2018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18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행사 및 정책세미나에서 축사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1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비 이행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엄마와 아이의 모습.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1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비 이행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엄마와 아이의 모습.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은 혼돈에 빠진 상태입니다. 정부가 가장 먼저 미혼모 가정에 지원해줘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긴급 아이돌봄 서비스와 경제 지원입니다. 지금 수급비를 받는 미혼모가정은 경제적으로 생활하는 부분이 거의 비슷하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일용직이나 수입이 적은 일을 하는 가정이 대부분입니다. 미혼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자신이 감염되면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안전할까 하는 등의 걱정입니다.”

Q. 한부모가족이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앞으로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세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첫 번째는 아이가 안정된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정부는 주거지원정책에 힘써야 해요. 아이가 있는 가정은 우선 지원해줘야 해요. 주거는 한부모가족이 경제·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현실적인 아동양육비를 지원해줘야 해요. 미혼모가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고,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비양육자의 책임회피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필요해요. 운전면허정지, 여권발급금지와 함께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강제로 뺏는 방법 등이 있어야 해요. 양육비를 일정기간 주지 않는 비양육자에 대해 감옥에 보내는 강한 처벌도 필요합니다. 법이 강해지면 사회 인식도 바뀌어 여성이나 남성이나 책임 있게 행동해야 된다는 인식이 심어질 겁니다.”

Q.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화합하는 정치를 해주세요. 이슈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빛내는 사람보다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 자신의 가치를 올려준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어요.”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단체가 생긴 2009년 이후 활동하면서 항상 급격히 관심을 가졌다가 빠르게 식는 과정을 여러 번 봐왔어요. 사회가 바뀌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요. 정부가 누구보다 전문가 집단인 당사자 단체와 함께 정책을 만들고,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방법을 연구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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