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는 검은색이라는 아이… '채널'을 맞춰주세요
병아리는 검은색이라는 아이… '채널'을 맞춰주세요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3.23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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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풍부한 표현으로 아이 상상력 키워요

아이의 언어와 부모의 언어는 다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병아리는 무슨 색일까’라고 질문했을 때 아이는 검은색이라고 답한다. 부모는 병아리가 노란색이기 때문에 아이의 대답이 틀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검은색인 오골계도 있어 아이의 답변은 틀린 것이 아니다. 

이렇듯 부모는 아이에게 정답을 요구하지만, 아이는 엉뚱하면서도 창의적일 때가 많다. 아이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와 어긋나더라도 아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채널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 이는 여러 수사법을 활용해 아이와 서로 주거나 받거나 하면서 아주 먼 우주까지 여행할 수 있다.

수사법은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법을 말한다. 수사법에는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비유법이란 말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으로, 직유법과 은유법이 있다. 직유법은 ‘~같은’, ‘~같이’, ‘~처럼’ 등과 같이 A를 B에 직접적으로 비유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솜사탕 같은 구름’을 들 수 있다. 은유법은 ‘A는 B다’와 같이 A를 B로 대치하는 기법이다. 

다양한 수사법을 이용하면 아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다양한 수사법을 이용하면 아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비유법은 같지 않은 것을 같은 것으로 바라보며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펄펄 끓는 주전자를 보고 “이 주전자를 보니까 무엇을 닮은 것 같냐”고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자. ‘화가 난 엄마 같아’라고 표현한다면 아이의 신선한 발상에 공감해주고 왜 주전자가 화가 난 엄마 같은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수사법 중 뜻을 강조하거나 익살스러운 효과를 내기 위해 사물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크거나 작게 표현하는 과장법도 있다. 아이가 ‘cm’ 개념을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아이가 “아빠는 키가 얼마나 커?”라고 질문했을 때, 정확하게 ‘176cm’라고 답하는 것은 적합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로 치자면 18층에서 14층 정도랄까”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이가 틀 밖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사물이나 상황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끔 한다.

◇ 의인법은 인격과 감정이, 활유법은 움직임이 핵심

의인법과 활유법도 아이와 즐거운 소통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수사법이다. 두 수사법은 비슷한 표현 방법인데, 구분하자면 다음과 같다. 의인법은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활유법은 무생물을 생물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의인법의 핵심은 인격과 감정이고, 활유법의 핵심은 움직임이다. 

예를 들어, 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날씨에 아이와 함께 외출했을 때, “바람이 무섭게 달려오네”라고 표현한다면 이것은 활유법이다. 새들이 짹짹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새들이 아름답게 노래를 하는구나”라고 표현한다면 이것은 의인법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을 의인법과 활유법으로 표현하면 아이의 사고력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무엇보다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은 서로 관련 없는 두 가지 사실이나 아이디어를 하나의 것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폭발한다. 즉, 융합이다. 

부모는 아이가 책, 음악, 영화, 삶, 생각, 사물, 사색, 운동 등 다양한 이질적인 것들을 서로 엮어서 사고하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정답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기존의 생각에 다른 생각을 더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된다. 그렇게 했을 때 일상에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표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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