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재택학습에 지쳤다면 ‘천만 원’짜리 선생님 모셔봐요
아이들 재택학습에 지쳤다면 ‘천만 원’짜리 선생님 모셔봐요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20.04.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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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교사'로서 부모의 가치

‘부모는 교사다.’

‘부모’의 의미와 역할을 설명하는 데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말이 또 있을까요. 하지만 교사는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는 교사라는 말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준비되지 않은 미숙한 우리에게 ‘부모는 교사다’라는 말은 사실 무거운 짐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 교사의 역할은 일정 영역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을 지칭하지만, 부모가 맡은 교사의 역할은 일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성장 과정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줘야 하고, 아이가 스스로 뒤집고, 기고, 걷고, 뛸 수 있도록 근육을 단련해줘야 합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언어도 알려줘야 하죠.

이 정도라면 좀 할 만합니다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형제나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사회성과 예의범절도 가르쳐야 하고, 학습도 부모의 몫이 있는 만큼 ‘멀티’를 요구하는 교사의 역할에 부모는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교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부모가 되어보세요.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에게 '교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부모가 되어보세요.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고, 혹은 학습지 교사나 학원에 보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고민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도 여기에서 아이들의 태도나 습득해야 할 학습 진도마저도 부모의 몫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는커녕 준비 없이 부모라는 역할을 맡게 된 우리는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좀 과감히 ‘엄마표 과외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이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하면서 먼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인내가 부족한 것과 화가 많이 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인 내가 알려주고 싶은 것과 아이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아 힘들다고 했습니다.

◇ 아이에게 화내기 일쑤인 내가 '교사'로서 자격이 있을까?

가르치는 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화'입니다.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바와 아이의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 바로 '화'라는 감정입니다. 아이의 잘못도 아닌데 순간 우리는 폭발하고, 시간이 지나면 죄책감으로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때, 그리고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시도할 때 화를 내지 않는다면 이미 80%는 성공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무관심입니다. 아이들의 태도와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아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만들어진 좋은 습관들은 평생을 두고 쓸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으로 진화합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인내심을 가지고 친절하고 단호하게 아이들의 본성이 잘 자라도록 지켜야 하죠.

여기에서는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엄마표 과외선생님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한 가지의 마음가짐만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이 중요한 줄은 알고 있지만 우리는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일을 해야만 합니다.

집안일도 해야 하고, 가족들의 대소사도 챙겨야 합니다. 여기에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다면 아이를 돌보는 일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스트레스와 자괴감의 연속입니다. 그뿐입니까. 현대에는 ‘자기계발’이라는 큰 숙제도 계속해야 하죠.

하지만 유아기~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를 놓치면 아이와 부모는 점점 커지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엄마표 과외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은 어쩌면 더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관점을 바꾸면 마음도 달라집니다. 우선 엄마표 과외선생님의 ‘몸값’을 한번 책정해 볼까요?

‘현재 내가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방법은 얼마로 책정할 수 있을까?’

‘나는 얼마만큼의 몸값을 받는 프로가 되고 싶은가?’

◇ 부모가 '교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알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이 질문에 현재 자신이 가르치는 방법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하신 분도 계셨고, 자신같은 선생은 고용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분도 있었죠. 기대하는 바로 한 달 200만 원. 나아가 500만 원이면 좋겠다는 분도 있었고, 몇몇 분은 앞으로 나의 몸값은 1000만 원이 될 것이라고 한 분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비싸도 괜찮습니다. 그 돈만큼 준비하면 되니까요. 거꾸로 생각해서 우리가 한 달에 1000만 원짜리 입주 과외선생님을 모신다면 정말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떤 마음과 태도를 지니는 것이 좋을지 답이 나오죠.

1000만 원짜리 과외선생님은 일반적인 학습 진도만 나갈 것이 아니라 아이의 기질과 심리에 맞는 학습방법과 진도를 연구해야 할 것이고, 학습 태도와 생활습관 또한 아이가 규칙적이고 올바르게 몸에 익힐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입니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고요. 마음으로, 몸으로 이런 준비가 된 아이들은 교과 학습 금방 따라잡습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잘 투자한다면, 아이들은 나중에 하루 1000만 원, 혹은 그 이상을 버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액수는 가치의 기준에 불과할 뿐, 물질적인 성공 여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시간, 재능, 인간으로서의 가치 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물질적 기준으로 성공 여부를 말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그런 가치를 아는 교사를 만나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말과 행동으로 그런 것들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이것은 바로 교사인 부모가 자신의 높은 가치를 인식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아이들의 개학이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기꺼이 아이들의 '선생님'을 자처했습니다. 어떤 분은 친절함과 단호함으로 무장해 아이들과 싸우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습관과 생활 태도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하셨고, 어떤 분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미흡해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불쑥 올라왔답니다. 그럴 때 스스로 이런 주문을 외우셨다네요. 

“나는 월 1000만 원짜리 과외선생님이다.”

이분들은 모두 마음의 태도를 선택함으로써 코로나19 사태를 아이들의 습관과 태도를 바로잡는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교사는 프로의 일입니다. 그러나 준비가 아직 모자란다면 바로 프로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주문을 하나씩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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