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오늘 우리는 입양 실천의 오랜 역사 속에서 자행되어 온 입양 기록의 왜곡과 이러한 불의를 은폐해 온 광범위하고 끈질긴 문화적 관행의 종결을 촉구하고자 한다.”(입양 진실의 날 선언문 일부)
해외입양인권익옹호단체 뿌리의집(KoRoot) 등 12개 단체들이 5월 11일을 입양 진실의 날로 선언했다.
입양인단체, 친생가족단체, 미혼모단체 등으로 구성된 ‘입양 진실의 날 연대체’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뿌리의집에 모여, 5월 11일을 ‘입양 진실의 날(Adoption Truths Day)’로 선언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5월 11일은 2005년 한국 정부가 지정한 ‘입양의 날’이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입양에 대한 성찰과 정립을 촉구하는 의미로 2011년부터 이날을 ‘싱글맘의 날’로 기념해왔다.
이들은 “정부가 제정한 ‘입양의 날’이 67년의 한국 해외입양 역사 가운데 흘러내리는 20만 해외입양인들과 친생가족들의 이별과 상실의 경험을 상기하고, 그 아픔을 치유하며, 나아가 제도적 결함을 혁신하는 방식으로 기념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5월 11일을 입양 진실의 날로 다시 한번 선언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입양으로 인해 삶에 타격을 입은 입양인 개개인들에게 입양의 진실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드러낼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67년간 이어져온 한국 입양절차의 구조적 문제들 중에서 입양 기록과 정체성 이슈를 통한 입양 정의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입양 프로그램은 민간이 운영하는 입양기관들이 아동의 양육권을 넘겨받는 방식”이라며, “사적 주체에 불과한 입양 기관들이 입양 기록의 소유권을 장악하고 있기에, 입양 기관들은 입양에 영향을 입고 있는 개인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거절하거나 왜곡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 “아픔의 당사자이자 증인으로 입양의 진실에 온전하게 접근해야”
그에 따라 이들은 7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한국 사회와 정부 등 공적 권력에 속한 사람들의 공동 행동 ▲정부가 입양 관행을 다루는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설립 ▲입양에 대한 국가적 역사 기록을 바로잡을 것 ▲정부와 입양 기관들이 과거의 불의를 인정하고 공적으로 사과 ▲입양 관련 문서들의 보존을 위해 공적기관이 운영하는 아카이빙 시스템(국제입양기록원)의 구축 ▲입양의 다양한 진실을 공교육에 포함 ▲한국에 있는 개별 입양인들과 원가족들을 포함하는 입양 커뮤니티에 대한 인정과 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뿌리의집 대표인 김도현 목사는 “한국의 입양을 긍정하고 지지하기에는 제도의 부재로 말미암은 입양 당사자들의 아픔이 형언할 수 없이 깊다”며, “입양인들과 친생가족들, 양육미혼모들과 우리들이 바로 이러한 아픔의 당사자이자 증인이 되어서 입양의 진실에 보다 온전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해외입양인 문제는 미혼모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67년간 사회적으로 배제돼온 입양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감춰진 진실에 더욱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양 진실의 날 선언에 함께한 단체들은 ▲Adoptees for Justice Korea(정의를위한입양인연대) ▲SPEAK(한국입양인참여연대) ▲325KAMRA ▲KARMA ▲국내입양인연대 ▲입양인친생가족모임 민들레 ▲진실의자리(TheRUTHtable) ▲한국미혼모가족협회(KUMFA)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InTree) ▲미혼모협회 아임맘(I’m MOM)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KUMSN) ▲뿌리의집(KoRoo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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