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아동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아동돌봄쿠폰. 아동돌봄쿠폰은 만 7세 미만의 아동, 즉 아동수당 수급 대상자 1명 당 40만 원씩 지난 4월 13일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 첫 지급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아동돌봄쿠폰 사용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 기자 말
◇ 아동돌봄쿠폰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동네마트
지난 4월 16일, 아동돌봄쿠폰 지급사인 '아이행복카드' 카드사에서 문자가 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아동양육 한시 지원 사업으로 OO카드에 40만 원의 쿠폰이 지급됨을 안내 드립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국민행복카드 또는 아이행복카드로 대상 가맹점에서 일시불 결제를 하면 아돌돌봄쿠폰금액이 자동 차감된다.
첫 사용처는 쿠폰 지급 후 6일이 지난 4월 22일, 동네 미용실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어려워 머리 다듬는 것도 미뤄두고 있다가 마스크를 쓰고 용기를 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상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당시 동네 미용실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미용실을 찾는 손님이 현저히 많이 줄어서 예약 손님이 한 명도 없는 평일에는 문을 닫아두는 날이 더 많다"고 푸념했다.
그 다음 사용처는 생활협동조합 식료품 매장. 아이 반찬을 만들기 위한 채소 몇가지와 참기름, 생선 등을 구매했다. 그 후 소아과 병원, 약국, 인근 반찬 가게, 빵집 등에서 아동돌봄쿠폰을 사용했다. 주로 실생활과 관련된 소비였고 거주하고 있는 인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소비가 이뤄졌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13일부터 30일까지 약 보름동안 아동돌봄쿠폰 돌봄포인트 실제 사용처 대부분이 동네마트, 일반음식점 등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받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동네마트가 전체의 37.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일반음식점 16.9%, 의류·잡화 8.7%, 병원·약국 8.5% 등 4개 분야가 전체 소비의 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지역에 있는 주유소, 커피숍, 이·미용, 여가 및 레저, 베이커리, 학원 등이 주요 사용처로 분석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백화점에서도 아동돌봄쿠폰이 사용 가능하다?
아동돌봄쿠폰은 당초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전자상거래, 유흥업종, 레저업종 등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특정 카드사에서는 이용이 가능한데, 또 다른 카드사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한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일례로 '2001아울렛'은 우리카드에서는 아동돌봄쿠폰 바우처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한카드에서는 이용이 가능하다.
육아맘 김민정(가명) 씨는 "평소 2001 아울렛에서 아이 옷을 자주 구매하는데, 내가 발급받은 아이행복카드사에서는 2001아울렛에서 (아동돌봄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해 아쉬웠다"며 "그런데, 아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는 2001 아울렛 매장에서 아동돌봄쿠폰을 이용해 결제가 됐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나와 다른 카드사였다"고 밝혔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라고 해서 모든 매장에서 이용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12일 서울 동대문구 한 대형 백화점 내 아동 도서 매장에 방문해 아동돌봄쿠폰으로 책을 살 수 있는지 물었더니 "지난 주말에 한 고객이 전집을 구매했는데, 아동돌봄쿠폰 돌봄포인트로 결제가 돼 손님도 점장인 나도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3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내 임대사업자의 매장에서는 아동돌봄바우처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며 "카드사마다 사용처가 조금씩 다른 부분은, 업종 분류가 카드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가게여도 '시설업', '유흥업' 등 다르게 분류가 돼 있다면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전통시장에서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이 아예 불가능한 매장들이 있어서 불편한 점도 있다. 기자가 지난 4월 26일 서울 중랑구의 한 전통시장에 있는 문구점을 방문해 아동돌봄쿠폰 바우처가 들어 있는 아이행복 체크카드로 결제를 시도하자, 매장 관계자는 "가게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아 카드 수수료가 부담스러워 결제기를 들여놓지 않았다. 현금으로만 구매가 가능하다"며 카드 사용을 거부했다. 시장 내 찐 옥수수, 쌀과자 판매점 등 노점 형태로 운영되는 곳에서도 현금결제만 가능해 아동돌봄바우처를 사용할 수 없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