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는 생각보다 '위험한' 육아템입니다
보행기는 생각보다 '위험한' 육아템입니다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20.05.15 13: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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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Q&A] 이유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②

아기를 돌보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아기도 세상에 적응하느라 힘들지만, 부모도 나이만 먹었지 부모 노릇은 처음이라 하루하루가 도전과 환희, 때로 좌절의 연속입니다. 책에서 본 대로, 배운 대로 돌봤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잘 먹이고 잘 재웠는데 애는 왜 이렇게 우는지, 아이에게 뭘 해도 되고, 뭘 하면 안 되는지 판단이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아이가 크면 좀 쉬워진다는 이야기가 남의 집 이야기처럼만 들리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이유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비롯해 그 외 신생아기 부모들이 흔히 갖는 궁금증과 그 해결방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보행기는 언제부터 사용할 수 있나요? 걸음마에 도움이 되나요?

보행기는 생후 6~8개월 정도부터 탈 수 있습니다. 그 시기 전에 태우면 아이의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를 일찍 걷게 하려고 보행기를 태우는 가정도 있었지만, 오히려 걷기가 늦어집니다. 

또, 보행기는 턱이 있는 곳이나 계단에서 타다 뒤집히거나 굴러 아이가 골절이나 머리 외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보행기를 딛고 식탁보를 당기거나, 식탁에 놓인 그릇이나 가전제품을 건드려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또, 보행기를 타다가 물에 빠지거나 높은 곳에 보관한 물건을 건드려 중독될 수 있고, 보행기와 부딪혀 높은 곳에 둔 물건이 떨어져 심하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보행기는 사고를 일으키고 아이를 다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보행기는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베이비뉴스
보행기는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베이비뉴스

◇ 두 돌 아기, 알아듣기는 하는데 말을 못 해요

24개월 정도가 되면 수십 개에서 백여 개 정도의 단어를 구사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만 2세까지 한 단어도 말하지 못하면 언어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언어 지연의 원인인 열린 입천장 갈림, 심하게 짧은 혀, 자폐증, 지적 장애, 청각장애 등 장애를 일찍 발견하는 예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없이 알아듣기는 잘하지만, 표현하는 언어가 지연된 일도 있으므로 언어평가로 정확한 진단을 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말은 하는데 발음이 부정확한 아이도 있습니다. 이 원인은 다양합니다. 성대가 마비되거나 입천장이 찢어졌으면 발성이나 조음장애가 발생하고 콧소리를 합니다. 그 외에도 설소대에 이상이 있거나 혀의 운동이 덜 발달한 예도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혀, 입술, 치아, 입천장, 코 등의 조음기관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면구조의 이상이라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하고 조음기관이 성숙하지 못한 경우라면 언어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설소대가 짧은데 수술을 해야 하나요?

혀의 아랫면과 입의 바닥을 연결하는 막인 설소대가 짧으면 혀의 운동이 제한됩니다. 최대한 혀를 내밀게 했을 때 혀끝 모양이 'W' 모양이 되거나 들어 올렸을 때 하트 모양이 되면 설소대 단축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설소대가 짧다고 해서 젖을 먹거나 말을 하는 데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고, 나이가 들면서 길어지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설소대가 짧다고 특별한 치료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유를 힘들어하거나 발음이 정확히 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들도 매년 기생충 약을 먹어야 하나요?

약국에서 파는 기생충 약을 아이에게 매년 복용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민물 생선을 날로 먹지 않게 하고 가족 중에 감염자가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십시오.

◇ 감기 걸린 아이, 처방 없이 약국에서 파는 약을 그냥 사 먹여도 되나요?

아이가 6세 미만이라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을 먹여야 합니다. 약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6세 이상이어도 약국에서 용법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정확히 듣고, 보호자가 정확한 용법을 지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이전, 혹은 현재에 다른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감기처럼 보여도 다른 질환의 초기증상일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중이염이나 폐렴에 자주 걸리는 아이, 면역에 문제가 있나요?

아이가 중이염이나 폐렴에 자주 걸린다고 면역력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의 면역력은 정상입니다. 막연히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상담하십시오. 상담에서 면역력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면 단계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 아기가 매일 밤 심하게 웁니다, 이유가 뭘까요?

생후 3~4주 경이 되면 건강하던 아기가 갑자기 얼굴이 벌게지면서 다리를 배 쪽으로 바짝 끌어당기고 자지러지게 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로 저녁이나 밤중에 2~3시간씩 달래지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누가 꼬집는 듯이 계속 울어대는데요. 그러다가 지쳐서 잠이 들고, 낮 동안에는 별일 없이 지내다가 저녁 무렵이나 밤에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오랫동안 달래기 힘들 정도로 우는 경우, 이것을 ‘영아 산통’이라고 부릅니다. 의학적으로도 그 원인이 복부인지 다른 신체 부위인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유 알레르기, 장의 부적절한 움직임, 심리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들도 거론됩니다. 아기에게 신체적 질환이 있는지를 병원에 가셔서 확인을 받으시고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 당황하지 말고 아기를 잘 달래주시면 됩니다.

밤이면 밤마다 이유 없이 우는 아기 때문에, 정말로 밤이 무섭습니다. ⓒ베이비뉴스
밤이면 밤마다 이유 없이 우는 아기 때문에, 정말로 밤이 무섭습니다. ⓒ베이비뉴스

이런 아기의 배는 가스가 차서 불룩한데요, 울 때 들어간 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아기가 심하게 울 때는 한 번에 많이 먹이지 않고, 아기를 안고 걸어보고, 진공청소기나 드라이어 소리를 옆방에서 듣게 하거나, 포대기나 담요로 싸서 흔드는 것도 울음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의와 상담 후 저 알레르기 분유(단백가수분해분유)를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울음은 대개 생후 6주까지 가장 심하고, 12주부터는 감소합니다.

◇ 아기 눈 초점이 안 맞는 것 같아요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있어서 눈앞의 물체, 특히 엄마의 얼굴을 주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생아기에는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생후 1~2개월이 지나서야 움직이는 물체를 주시할 수 있게 됩니다.

◇ 아기가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기가 소리를 구별하거나 소리 나는 방향을 알게 되는 시기는 생후 5~6개월부터입니다. 신생아기에는 큰 소리에 깜짝 놀라기만 하고, 생후 3~4개월은 되어야 소리가 날 때 눈을 깜박이거나 소리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릴 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늘 들어서 익숙해진 소리에는 아기가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옹알이하지 않고 불러도 반응이 없어요.

아기는 대부분 2~3개월부터 옹알이를 시작해서 생후 7개월 이후부터 음절에 가까운 소리를 내고, 10~12개월에 ‘엄마’와 ‘아빠’를 말할 수 있게 됩니다. 만 2세가 되어서도 적절한 말을 못 한다면 반드시 그 원인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옹알이가 없고 불러도 반응이 없다면 청각장애 및 신경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언제부터 엄마 아빠의 얼굴과 목소리를 알아보나요?

아기들은 생후 6개월이나 되어야 겨우 엄마나 아빠를 어렴풋이 인식하고, 8~9개월은 넘어야 비로소 부모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3~6개월 경부터 아기와 부모 간에 상호작용이 관찰되며 6~12개월이 되면 비언어성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나 개인차가 있습니다.

◇ 아기띠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6개월 이전까지는 머리와 허리를 받쳐줄 수 있는 구조의 아기 띠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부드러운 주머니 형태일 때 4개월 이하의 유아에서는 질식의 위험이 있으므로 아기 띠의 선택과 사용과정에 조심해야 합니다. 앉는 형태의 캐리어는 6개월 이후 아이가 목을 충분히 가누고 허리를 버틸 힘이 있을 때 사용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을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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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s**** 2023-11-16 08:18:0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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