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나뉘는, 내가 살던 세상과 네가 살아갈 세상
코로나로 나뉘는, 내가 살던 세상과 네가 살아갈 세상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6.03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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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비대면 #언택트라이프 #육아 #유아교육 #지문등록 #드라이브스루 #원격수업 #온라인강좌

포스트 코로나, 즉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이제 이전과 전혀 다른 것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미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 이전부터 활용해 오던 기술 분야의 범위가 더 넓고 다양해졌음은 물론, 원격 재택근무에 이어 온라인 수업까지 다양한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바로 ‘비대면’. 즉 여러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화상이나 기기를 통해 모이거나 일을 처리하게 된 것이다.

교육 현장 역시 많은 것이 변했다. 현재 격주나 격일로 등원하고, 가정에서 학습하는 날엔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요즘은 기업 입사 시험도 온라인으로 본단다. 상황이 이러니 좀 더 어린아이를 키우는 보육현장 역시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은 아마 '비대면' 아닐까. 교육도, 행정도, 업무도, 심지어 심리상담도 비대면으로 가능한 세상. 아직 낯설고 어렵지만 적응해야지. ⓒ여상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은 아마 '비대면' 아닐까. 교육도, 행정도, 업무도, 심지어 심리상담도 비대면으로 가능한 세상. 아직 낯설고 어렵지만 적응해야지. ⓒ여상미

얼마 전 아이의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등록 때문에 주민센터에 문의 전화를 한 적 있었다. 센터 측에선 드라이브스루로 등록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지문 사전 등록은 8세 이하 아동, 장애인, 치매 노인 등의 신상 정보를 경찰 전산 시스템에 등록해 놓는 것인데, 예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교육기관에서 일괄적으로 전달했다고. 그러나 당분간은, 혹은 앞으로는 드라이브스루 전용 부스를 이용해 차 안에서 지문 등록을 할 수 있게 변경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연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상담 문화조차 바뀌고 있다. 아동 심리, 발달 등을 연구하는 미술, 음악 치료 상담 등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아이의 놀이 상황이나 감정, 반응 등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영상으로 찍어 전문가에게 전달하고 서면, 혹은 유선, 화상 등으로 답변과 조율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 자주 이용했던 백화점이나 마트의 문화센터 또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시험 방송 중이긴 하지만, 기존에는 교실에 모여 진행하던 문화센터 강좌를 개인 방송 형식인 온라인으로 바꾼 것이다.

아이가 현재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서도 등원하지 않는 날은 원격 수업을 한다고 했다. 아직 애들이 어린데 원격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심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했다. 교사가 해당일에 해야 할 활동 등을 계획표로 알려주고 참고할 수 있는 영상 등을 링크로 보내주면 그것을 보고 엄마가 준비해 진행한 뒤 사진, 간단한 글 등의 아웃풋을 채팅방에 남기는 형식이다.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점도 정말 많다. 주제가 같아도 아이들 사는 환경이 다 다르니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개인적인 공간과 사적인 생활이 불가피하게 노출되니 불편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런 교육이 아이 숙제인지 엄마 숙제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울 때라 가능하면 기관을 믿고 다수의 의견에 따르자는 마음이지만, 학교에서 노트에 필기하며 수업을 듣던 나의 시대와 하루아침에 너무 많이 달라져 버린 오늘이 너무 낯설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더불어 이게 맞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지만, 딱히 곁에서 물어볼 사람도 없다는 적막이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 아이는 아직 백지와도 같은 상태라 그런지 어른들이 낯설고 두려워하는 일도 생각보다 잘 따르고 적응한다. 어쩌면 부모의 걱정이 아이가 할 수 있는 능력보다 늘 앞섰던 것은 아닐까 반성도 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사는 세상은 분명 내가 살던 과거와 전혀 다른 것이겠지만 근본적인 것들이 변하지 않는 한, 변화는 늘 지금보다 나은 삶으로 인도할 것이라 믿고 싶다. 이제 코로나19에 대한 원망과 한숨보다는, 더 조심하고 노력하며 달라진 것들에 적응해야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라이프! 아직은 단어조차 로봇처럼 딱딱하고 어색하지만 나와 아이도 이제 많은 부분을 받아들이며 익숙해져 가는 중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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