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다가오는데…소식 없는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여름' 다가오는데…소식 없는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 정지형 기자
  • 승인 2020.06.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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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소재 한 유치원에서 원아들이 '거리두기' 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차례로 급식실로 이동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들이 학사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업일수 감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위해 교육부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언제든 휴원과 개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감염병에 따른 수업일수 감축 근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유치원은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끝에 지난달 27일 처음 문을 열었다. 학사일정이 줄줄이 뒤로 밀리면서 유치원들은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르면 유치원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180일 이상을 기준으로 원장이 정한다. 다만 천재지변 발생이나 연구학교 운영 등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경우 1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앞서 교육당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수업일수를 162일로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초·중·고교와 달리 유치원은 원격수업으로 수업일수를 확보하지 못해 162일을 채우려면 방학을 줄여야 하는 수밖에 없다.

교총은 "실제로 유치원 방학 변동 일수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주말을 포함해 여름방학은 14일이고 겨울방학은 28일에 불과하다"라면서 "어린 유아들은 8월 절반을 제외하고 혹서기인 7·8·9월 모두 등원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유치원 교사들은 지금도 아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으며 방역수칙을 지켜야 해 정상적인 수업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적 활동에 제한이 많은 만큼 수업일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행정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유치원들이 방학을 이용해 난간과 마룻바닥 등 내부 교육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는 점도 방학 축소에 따른 문제점으로 꼽힌다. 교총도 원아들이 공사 중인 유치원에 등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원들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왕정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유치위원장은 "유치원 내부 공사는 아이들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부분이어서 필연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라면서 "유아 건강과 안전이 달린 만큼 교육부에서 결단을 낼 거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지난달 28일 국가재난상황이 발생한 경우 담당 교육청 승인 아래 각급 학교에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 마련에 합의하고 교육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교육부는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자 지난 16일 초·중·고에 가정학습 사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인정하기로 했던 방침을 유치원에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뿐 아니라 법정공사나 혹한기·혹서기 등으로 등원수업이 어려운 경우 원격수업을 통해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치원 여건에 맞는 탄력적 학사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원격수업을 사실상 유치원에도 도입했지만 현장에서는 유치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며 오히려 난색을 보였다. 교총은 "이제 와서 온라인 수업을 유치원에 도입하겠다는 것은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잘못된 정책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아 연령 특성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면 유치원 원격수업이라는 말 자체가 급조된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노조 위원장도 "아이들은 미디어와 접촉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 발달상으로는 맞는데 원격수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수업일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검토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일수를 감축하게 되면 학사조정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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