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돌봄체계 마비… 돌봄지원은 여전히 후순위"
"사회적 돌봄체계 마비… 돌봄지원은 여전히 후순위"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6.30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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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19가 바꾼 일상변화와 아동행복’ 아동복지포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 26일 서울시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코로나19가 바꾼 일상변화와 아동행복’이란 주제로 2020 제17차 아동복지포럼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 26일 ‘코로나19가 바꾼 일상변화와 아동행복’이란 주제로 2020 제17차 아동복지포럼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 개학 등으로 아이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아동의 바뀐 일상의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그들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 26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코로나19가 바꾼 일상변화와 아동행복’이란 주제로 2020 제17차 아동복지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전후 아동 일상변화와 행복’을 주제로 주제발표를 했다.

먼저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 수업을 통한 교육 참여 등 생활방식의 변화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아동과 청소년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면서, 전국 초·중·고등학생 1009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3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인식 조사’ 내용과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생활시간 변화(수면, 운동, 공교육 외 공부, 미디어) ▲정서발달(행복감, 자아 존중감, 스트레스, 미래불안감) ▲부모(보호자)로부터 정서적 학대 ▲부모(보호자) 간 갈등 등과 관련해 진행된 조사.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생활시간의 변화에 있어 수면시간(41분)과 공부시간(56분)은 늘고, 운동시간(21분)은 감소했으며, 미디어 사용 시간(2시간 44분)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재난 시기 일상변화와 불균형, 아동·청소년 ‘정서발달’ 저해”

특히 사회계층이 낮을수록 개학 연기 기간에 낮 시간 성인 보호자의 돌봄이 없었고, 보호자의 식사 챙김도 적었으며, 미래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도 컸다. 또 부모(보호자)의 정서학대는 부부갈등이 있는 가정에서 더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난 시기 돌봄 정책에 대해 제언했다. 정 교수는 “재난 시기 발생하는 일상변화와 불균형은 아동·청소년 ‘정서발달(행복)’을 저해한다”면서, “특히 빈곤 취약가정에 공교육이나 공적 돌봄 부재에 대한 최우선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부부갈등의 심화로 재난 위기 시 가정폭력·아동학대 위험의 증가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모든 기능이 ‘가정’으로 몰려 자칫 과부하 될 수 있었던 이번 코로나19 시기에 초·중학교 아이를 둔 외벌이 가정 돌봄자의 어려움도 헤아리는 세심한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동을 폭력,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조치 강화 방안으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한 발굴·비대면 서비스 강화 ▲유연한 노동정책(재택근무, 가족돌봄휴가, 근무시간 단축) ▲가족돌봄과 기관 돌봄 동시 진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취약계층 가구에 대한 더 적극적인 경제적, 시간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미래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아이들 눈높이에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고, 사회와 어른들이 아동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례 없는 돌봄 공백… 대책은 전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는 ‘포스트 코로나19 사회, 아동·가족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해 가족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는 ‘포스트 코로나19 사회, 아동·가족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해 가족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아동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하여 -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를 주제로 자유발표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는 ‘포스트 코로나19 사회, 아동·가족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해 가족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김 부교수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아동센터. 그러나 직장은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고용노동부의 ‘코로나19 휴원·휴교 기간 자녀 돌봄 설문 조사’ 결과, 직장인 42.6%가 조부모, 친척이 아이를 돌보고 36.4%가 아이의 부모가 직접 돌본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교수는 지난 2월 23일 아이돌봄 관련 범정부 대책 발표를 두고, 한마디로 “전례 없는 돌봄 공백에 대책은 전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세부 정책과 관련해, “당초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유연근무제도’나 ‘가족돌봄휴가’ 역시 활용도가 미미했고, 신청자가 증가하긴 했으나 소수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제도는 있으나 기업 규모에 따라 제도 활용 격차가 큰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부교수는 “감염병은 차별적이지 않지만 차별적인 제도로 인해 코로나19 상황은 누군가에게는 일·가족생활의 균형을 이루고, 가족과의 대화 활동이 증가하는 기회가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돌봄 공백 속에 방치, 고립되고 가족 간의 갈등이 증가하는 위기가 된다”고 꼬집었다.

“방역 중심의 감염병 대응은 사회적 돌봄 체계를 마비시켰고, 돌봄은 고스란히 가족(부모)의 몫이 됐다”면서 “폭증한 일상의 돌봄은 여성의 과로 위에서 유지됐고, 양육자의 스트레스, 가족(부부) 갈등을 초래하고 아동의 건강,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김영미 교수)

◇ “보편적 사회적 돌봄 체계 구축… 필수 공공서비스로 제공돼야”

‘아동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하여-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를 주제로 자유발표가 이어졌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아동이 행복할 권리 보장을 위하여-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를 주제로 자유발표가 이어졌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결국,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방역, 경기 활성화, 고용유지, 소득지원에 집중되면서 돌봄 지원은 여전히 후순위”라는 점과 "가족 내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은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특히 “직장이 문을 닫지 않고 휴가 사용이나 유연근무가 쉽지 않은 부모가 다수인 상황에서 보육서비스는 필수 공공서비스여야 함에도 ‘긴급’한 소수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간주한 것은 돌봄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보편적 사회적 돌봄 체계 구축으로 모든 아동에게 돌봄 공백 없는 양질의 양육 환경 보장과 긴급 상황에도 돌봄 서비스는 필수 공공서비스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 돌봄을 위한 휴가, 유연한 근무 선택을 일하는 모든 부모의 보편적 권리로 정착해 가족돌봄휴가의 유급화,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가 기본적 선택이 되도록 노동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발표에는 ▲김세진 학부모(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이운영 교사(조치원대 동초등학교) ▲손찬희 연구개발실장(한국교육개발원) ▲하나영 팀장(지역아동센터 대구지원단) ▲김선숙 센터장(아동권리보장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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