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사망사건, 美선 징역 30년…한국은 대부분 징역 5년 이하
아동 사망사건, 美선 징역 30년…한국은 대부분 징역 5년 이하
  • 정혜민 기자
  • 승인 2020.07.0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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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올해 1~5월 아동학대 혐의로 검거된 가해자는 1656명에 달한다. 가해자 대부분 아동을 보호해야 할 부모였다. '창녕 여아 학대' '천안 계모 사건'만이 아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례는 수두룩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아동학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 <뉴스1>은 그동안 숨겨졌던 아동 학대 사건을 사례로 제시하고 주요 연구 결과와 수사관 인터뷰, 해외 처벌 사례를 바탕으로 근절 방안을 모색한다.

9살 의붓딸을 학대한 계부(35)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아동복지법 위반과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6.1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잊을만 하면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된다. 이에 따라 국내 아동학대자에 대한 처벌과 아동학대 방지 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동보호의 역사가 길지 않다. 국내에서는 법률·사회적 보호 차원의 '아동학대'라는 용어는 2000년에서야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정의됐다.

이후 2014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해 이듬해 '아동복지법'의 일부 개정 등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의무자제도를 확대됐다. 비로소 '아동보호의 체계'를 갖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보호 체계를 좀 더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6다. 해외에서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징역 30년 이상의 강력한 처벌을 하거나 심지어는 '무관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아동의 상처에도 처벌한다.

 

 

사망사례 학대행위자 재판 결과 © 뉴스1(보건복지부 2018년 아동학대 주요통계 갈무리)

 

 

◇ 미국 뉴멕시코州, 아동학대사망은 징역 30년 이상

국내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2018년 '아동학대 주요통계' 중 '아동학대 사망사례 학대행위자 재판 결과'에 따르면 '징역 1년 초과~5년 이하'(7명, 23.3%)가 가장 많았다.

이어 '집행유예'(3명, 10.0%), '징역 10년 초과~15년 이하'와 '내사종결'이 각각 2명(6.7%)으로 뒤를 이었다. '징역 15년 초과'의 경우 딱 1명이 있었는데 25년 형을 받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뉴멕시코주는 '아기 브리아나법'을 제정해 아동학대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 1급 살인으로 간주해 3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끔 했다.

2002년 생후 155만에 사망한 아기 브리아나의 이름을 딴 법이다. 브리아나는 태어난 직후부터 학대를 당했는데 브리아나의 아버지는 형제와 함께 브리아나를 공처럼 던지며 주고받다가 천장에 부딪히게 하거나 성폭행까지 했다.

영국은 2014년 자녀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에 대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신데렐라법'을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폭력과 고통, 상처뿐만 아니라 아동의 육체, 지능, 감정 발달에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처벌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형량이 약한 것이다.

이창현 외대 로스쿨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범죄에 대한 형량이 약하다"며 "형량 강화가 아동학대 방지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에선 훈육적 체벌도 금지… 우리나라도 개정 작업 추진

아동에 대한 체벌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자녀 체벌이 당연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모도 자녀를 체벌할 수 없을 전망이다.

국내 아동복지법에서는 이미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체벌 금지 조항'이 있지만 민법에서는 체벌을 사실상 허용했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부모에게 체벌 권한을 주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0일 자녀 체벌 금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향으로 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멍이나 흔적이 남을 정도로 부모가 자녀를 세게 때리는 행위는 부모를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이다. 메릴랜드주 홈페이지의 '이민자를 위한 정보' 코너는 "다른 나라에서 허용되는 부모의 징계 방법이 미국에서는 아동학대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독일은 2000년 민법전 개정을 통해 자녀 체벌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뉴질랜드도 '교정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유형력의 행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못한다'고 규정해 가정 내 체벌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부모의 체벌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아동학대방지법을 개정, 올해 4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우리와 마찬가지로 민법상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징계권 규정에 체벌 금지 내용이 포함되도록 하는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형벌 강화보다는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도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면 자녀도 '독립적 인격체'로 대우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日, 아동학대 위기 가정 찾아 예방… 이원적 시스템 마련

일본은 '신고 및 처벌 중심'에서 '예방적 가정지원과의 이원화' 체계를 꾀하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고·처벌에 앞서 지역사회에서 위기 아동과 가족을 찾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 저성장이 아동학대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 됐다. 이에 일본은 전국 기초지자체에 학대아동 보호전담기구를 설치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전국 61개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과 61개 아동쉼터가 설치돼 있다.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은 한 보고서를 통해 "공적 아동보호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분절적이고 파편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현행 아동보호체계의 통합과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재봉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외국에서는 아동학대를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를 가족의 일로 생각하고 외부에서 개입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신고의무자 제도 등을 개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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