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숫자보다, 국민의 삶의 질 높이는 게 관건”
“출생률 숫자보다, 국민의 삶의 질 높이는 게 관건”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0.07.14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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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장기적으로 우리 인구 자체가 연간 평균 20만 명으로 떨어지고, 2000만 명 이하로 전체인구가 감소할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단의 경각심을 갖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서형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망이다. 서 부위원장의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겨우 30만 명대를 유지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출생률 저하 현상은 지속돼 연간 출생아 수가 올해는 27만 명으로 떨어지고, 몇 년 안에 20만 명으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출생률. 아이 낳지 않기로 전 세계에서 꼴찌인 나라, 대한민국. 왜 대한민국은 아이 낳지 않는 사회가 됐을까?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출산의 늪에서, 우리는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가슴에 품고,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8층에 위치한 서 부위원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서 부위원장은 언론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국회의원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출생율이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낮고, 자살율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 자체는 결국 우리 사회가 문제가 있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국가든, 기업이든, 어디든 지나친 격차나 지나친 경쟁이나 지나친 집중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이다.”

그는 출생율은 매우 낮고, 자살율은 매우 높은 우리의 현실을 짚어본 뒤, “출생율이라는 숫자보다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제정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에 의거해 2006년부터 5년 단위의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제3차 기본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제4차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그럼, 서 부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할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다소 긴 인터뷰이긴 하지만, 끝까지 함께하길 바란다.

베이비뉴스의 데스크가 만난 사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의 데스크가 만난 사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올해 27만명까지 하락...코로나19 때문에 출생률 하락 가속화"

-만나 뵙게 돼 정말 반갑다. 부위원장님께서는 그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아서 일을 해오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책무를 맡으신지 6개월이 되셨다. 그동안 업무 파악도 하시고, 새로운 정책 구상도 많이 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부위원장을 맡아, 실무를 진행해보니 소감이 어떠신지?

“우선 베이비뉴스와 인터뷰를 하게 돼 감사드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05년에 만들어졌는데, 그 한해 전인 2004년에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라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생겼다. 그 위원회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 바뀐 것이다. 저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벌써 16년이 됐다. 그 사이에 의정 활동을 하면서도 인구구조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이 자리에 위촉되리라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위촉을 받아서 지난 1월 중순부터 일을 했다. 

고령화 문제, 고령사회 문제는 오랫동안 공부도 하고 정리를 했지만, 저출산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공부가 적게 돼 있었다. 여기 와서 보니까 주로 저출산 분야가 우리 위원회의 핵심적인 업무 영역이어서 많은 자료를 보고, 의견을 듣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최근에 2015년부터 5년째 출생아수가 매년 10%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에 44만 명이던 것이, 작년에 30만 명대로 줄었고, 금년에는 아마 27만 명대로 떨어질 것 같다. 5년 사이에 17만 명, 40% 가까이 출생아 수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원인 구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그전에도 1982년에서 1984년 사이에 한번, 2000년에서 2002년 사이에 한번 급격하게 떨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 기간이 2년으로 짧았고, 감소폭도 20% 정도에 그쳤다. 이번에는 기간도 5년 이상 지속되고 있고, 감소폭도 40% 이상 되기 때문에 그전하고는 영향 요소가 달라보인다. 한 가지 부분은 급격한 출생아 수 저하가 발생한 1982년에서 1984년 사이 태어난 출생자들이 현재 부모 세대들이기 때문에 조금 설명이 되는데, 나머지 부분은 설명이 어렵다. 과연 그 원인을 어느 분야에서 찾을지 고민이 있어야 대책도 마련할 수 있어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최근의 인구 감소 지속기간에 대한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할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업무를, 금년에 집중적으로 해야 된다. 워낙 빠듯한 일정을 갖고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기본 업무하고, 앞서 말씀드린 새로운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는 것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7월 2일 국회에서 진행된 ‘저출산 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에서 진행하신 특강을 인상적으로 들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명칭 변경 건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주셨다. 

“출산이라는 용어하고, 출생이라는 용어는 개념이 다르다. 우선 출산은 여성의 출산 행위를 이야기할 때 써야하고, 출생은 아동의 출생이라는 사건을 이야기할 때는 써야 한다. 가급적이면 묶어 쓸 수 있으면 출생이라는 용어를 쓰고, 다만 꼭 출산이라는 용어를 써야 될 부분은 출산이라는 용어를 써야한다고 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라는 용어 자체는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출생이라고 쓰더라도 의미를 전달하는데 오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출산율과 출생율은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오늘 인터뷰에서는 출산율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그대로 출산율이라고 쓰겠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참 걱정입니다. 2019년 합계출산율은 0.92명까지 하락했고, 출생아 수도 지난해 30만 3054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27만 명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출산율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작년 30만 3000명이 출생했고, 합계출산율은 0.92를 보였다. 금년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동안의 결과를 보면, 출생아 수는 10.6% 감소했고, 합계출산율도 0.12가 줄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27만 1000명, 합계출산율은 0.80이 된다. 합계출산율이 1.0이하로 떨어진 국가가 없지만, 우리는 벌써 1.0이하로 3년째 가고 있다. 

그 누구도 상상해보지 못한 정도의 저출생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과 내후년이다. 지난 4월의 결혼 건수 통계를 보니, 작년 4월보다 건수보다 21.8%가 줄었다. 코로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취업이 연기되고, 결혼이 연기되면 거기에 따르는 출생 영향은 내년, 내후년에 발생하게 된다. 내년, 내후년이 되면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겠다. 2년 후가 되면, 20만대 초반까지도 출생아 수가 떨어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출산율 자체는 출산 시기에 따라서 등락이 있겠지만, 출생아 수는 한번 떨어지면 회복이 힘들다. 가임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우리 인구 자체가 연간 평균 20만 명으로 떨어지고, 2000만 명 이하로 전체인구가 감소할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단의 경각심을 갖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갈지 누구도 전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출산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진단하셨는데, 코로나19와 출산율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바란다.

“코로나19 때문에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이 늦어지고, 결혼 계획을 세운 분들도 결혼을 미루고 있다. 결국 최소 1~2년 정도는 늦춰지면, 그 영향은 결국은 1~2년 뒤에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4월 통계를 보면 결혼 건수가 전년대비 21.8%가 줄었다. 그런 추세가 금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아주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올지 안 올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금년에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이 2년간은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저출산 예산 100조 비판은 오해...따져보면 예산 적게 쓰는 편"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지난 10년 이상 100조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저출산 예산이라는 것은 전체 국가예산의 항목에 따른 용어는 아니다. 우리 위원회에서 전체적으로 취합해서 관리하는 예산 항목이다. 그 부분을 자세히 보면, 예컨대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 구입자금, 주택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 항목이 있다. 돈을 꿔주면, 나중에 다시 갚는 것이다. 그것은 비용 예산이 아니라 자본 예산이다. 그걸 모두 잡고 있는데, 전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심지어는 일반 초등학교, 중학교에 대한 교육 예산은 저출산 예산으로 잡지 않으면서,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은 저출산 예산으로 잡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준이 없는 것이다. 

이걸 정확하게 보려면, OECD에서 정하고 있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지원 예산에 대한 국제 비교를 해봐야 한다. 통계가 조금 늦게 나오기 때문에, 2015년이 비교가 가능한 마지막 해이다. 2015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전체 GDP 중에서 가족지원 예산이 1.43%이다. 이는 전세구입 자금은 뺀 것이다. 가족지원 예산의 OECD 평균은 2.4%이고, 프랑스나 영국은 3.8%로 우리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2015년 이후 발생한 아동수당 3조원을 포함하더라도, 2.5%밖에 안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게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쓰는 예산이라는 것은 결국은 어린이집, 유치원 지원 예산이다. 그것이 13조원 정도가 된다. 나중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이는 당연히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자녀가 있는 가족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그건 당연한 것이다. 그 다음에 큰 것이 출산휴가와 육아수당인데, 결국 2조원 정도가 된다. 그 다음에 새롭게 도입된 아동수당이 3조원 정도이다. 실제 예산 내역을 보면, 저출산 문제 해결 자체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자녀의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혹은 일을 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경제활동 참여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런 비판적 표현은 조금 과장되고 오해된 부분이 있다고 본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은, 출산율 저하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까지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출산율 회복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서 아이를 낳으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저출산 대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부가 모른다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결혼에 대해 부담을 갖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 자녀를 갖는 것이 부담돼서 자녀를 갖기 힘들다는 분들에게 국가와 정부가 나서서 강요하거나 설득할 수는 없겠죠. 그건 분명하다. 다만, 본인이 결혼도 하고 싶고, 자녀도 갖고 싶은데 외부적인 장애 요인 때문에 그런 희망, 그런 꿈 자체가 실현되지 못한 경우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으로,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그런 장애 자체를 제거해서 결혼이나 자녀에 대한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집행하고 있는 예산들의 대부분은 보육이나 영아 교육에 대한 지원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면, 개인이나 가족들의 이해관계하고, 국가 사회의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국가가 강요는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분들이 결혼이나 출산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할 때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텐데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하고, 설명해서 결정 과정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쪽으로 유도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개인의 자유영역과 국가의 정책영역 사에서는 분명한 선이 있고, 국가가 넘어서서는 안 될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번 정부에서 제3차 기본계획을 수정하면서도 그전까지 있던 구체적인 합계출산율 1.5라는 숫자를 없애고,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으로, 개인의 자유 영역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제4차 기본계획에서도 그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이다.”

-저출산 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 행사에서도 여성단체 측에서는 저출산 대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바라보고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들과 정부 사이에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 갭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노골적인 출산 유인책을 써본 적은 없다. 오히려 프랑스는 자녀가 셋이 되면, 셋째부터는 엄청난 인센티브를 준다. 프랑스가 노골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첫째, 둘째, 셋째 차등 없이 평등하게 지원하는 보편적인 평등을 지향한다. 주택분양 등에서 일부 가산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노골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 않다. 

일본의 경우도, 아동수당이 자녀의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책 과정에서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동원했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보육정책, 교육정책,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을 보더라도 노골적으로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동원한 적은 없다. 그건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한 번도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내세운 적이 없다. 현재 우리의 정책 자체가 출산을 직접적으로 목표로 하는 정책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같은 맥락에서 저출산, 저출생 용어에 대한 구분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다. 최근에는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바꾸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용어에는,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서울시에서는 행정용어를 저출산에서, 저출생으로 모두 바꿨다. 국회에서도 용어 개정을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전개된 바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측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굳이 출산이라는 용어를 안 써도 되고, 당연히 출생이라는 용어로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저의 입장이다. 다만 전문적이거나 기술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출산과 출생을 구분하지 않으면 혼란이 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저희들이 구분해서 사용할 것이다. 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곳에, 출산이라는 용어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로 위원회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로 위원회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 명칭 변경 추진

-위원회의 명칭도 변경할 생각인가?

“그렇다. 위원회 명칭에는 출산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출생이라고 쓰더라도 뜻이 잘 전달되니까 바꿀 생각이다. 법률 개정을 통해 위원회 명칭 변경을 추진할 것이다. 국회에서 법률 개정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법률 개정을 하면 명칭부터 바꿀 생각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의 기관이다.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로서 얼마나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가 그동안 얼마나 열리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2017년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를 주재한 이후로, 아직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가 심각한 만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가 열리면, 각 부처들도 더욱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회의라는 형식 자체 보다는, 회의 내용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주재를 해서 국민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낼만한 회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은 4차 기본계획 자체가 수립되는 시기이다. 5년에 한 번씩 만드는 기본계획은 전체적인 정책 방향이 다뤄지기 때문에 대통령이 참석해서 회의를 주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회의 자체를 주재하는 것은 맞지 않다.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참여하시는 회의체가 여러 개 있다. 그 회의체들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몇 번 회의를 참석했느냐는 자체 보다는, 회의 안건의 성격이나 중요도에 따라서 대통령의 주재 여부가 달라지는 것 같다.”

-국민들의 마음을 보면, 화가 많이 나 있는 거 같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많이 갖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저출산 대책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고, 특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 많이, 더 빨리 바뀔 것으로 바라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부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심리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마음을 읽어주는, 감동을 주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심리 지원에 대한 부분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치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지원 정책이 나오듯이 말이다.

“청년 입장에서 보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인생 전체를 거는 매우 중대한 결정이다. 요즘 친구들은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결혼과 출산에 따르는 직접적인 비용, 간접적인 비용에 대한 배려가 1차적인 것이다. 다만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는 우리 위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출생율이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낮고, 자살율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 자체는 결국 우리 사회가 문제가 있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국가든, 기업이든, 어디든 지나친 격차나 지나친 경쟁이나 지나친 집중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이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출산율이 얼마냐, 이런 게 아니라 삶의 질 자체를 어떻게 높일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나라에서 축하선물을 보내주는 사업을, 핀란드는 약 90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머터니티 패키지’(Maternity Package)라는 제도이다. 최근 서울시, 안양시를 비롯해 지자체 측에서 수혜자들이 직접 선물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이 실행되면, '나라에서 우리 아이의 출생을 축하해주는구나'라며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아직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따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내년부터 시행될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검토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준비하되, 당장 5년 동안 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내년부터 시행될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검토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준비하되, 당장 5년 동안 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 있을까?

-현재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1~25년)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해도 될까?

“아까 말씀드렸듯이 1, 2, 3차 동안인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7년 정도는 출생율이 1.23 정도, 출생아 수가 연간 40만명 정도를 유지했다. 2017년부터 5년 이상 출생률과 출생아 수가 급감하고 있고, 고령화도 베이비부머들이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1, 2, 3차와는 다른 상황이다.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항상 국민들께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느냐고 이야기한다. 충분히 그 뜻은 이해하지만, 위험한 접근이라고 본다. 출생이라는 것은 각 개인마다 다양한 원인과 조건을 갖고 있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해결하는 것도 다양하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본계획이 바뀌면서 획기적인 정책이 나와서, 문제가 바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전체적인 추세 자체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부터 짚어봐야 한다.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전망하면서 그 전망에 따라서 앞으로 5년 동안 뭐가 필요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앞으로 2년 정도는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4차 기본계획에서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되, 출생률 하락을 적게 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위원회는 여러 부처를 총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대통령 산하 위원회 역할에 대해 염려하시는 분들이 있다. 저출생 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에 참석한 이명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위원회라는 조직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런 부분은 상당 부분 감수해야 한다. 실질적인 집행기구도 아니고, 집행 예산이 없는 곳이다. 전체적인 안을 정리하더라도, 실제 안을 수행하는 것은 담당부처의 일이다. 복지부가 중심이 돼서 하지만, 복지부를 넘어서는 교육이나 고용 등의 문제는 관계 장관들이 본 위원으로 들어와 있어서 논의 틀 자체는 마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전체적인 예산이나 재정 계획 쪽은 못 건드리기 때문에 관련 부처 장관들과 서로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틀을 어떻게 잘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회의는 어떻게 열리나? 정기적인 회의 체계가 있나?

“본위원회는 7개 부처 장관과 민간위원이 참여하고, 정책운영위원회에는 6개 부처 차관들과 민간위원들이 참여한다. 법률에 따라 본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심의 안건이 있어서 시기에 따라서 본위원회를 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회의를 할 것인지, 영상회의를 할 것인지 상황을 보면서 정해서 회의를 하고 있다. 이달의 경우, 7월 28일 본회의가 잡혀 있다. 복지부 장관과 제가 부위원장이 되고, 기재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이 참여해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4차 기본계획을 확정하려면, 하반기를 바쁘게 보내셔야 할 거 같다.

“지금이 제일 바쁜 시기다. 전체 본위원회 위원, 정책운영위원회 위원 등 대략 20여 분을 모시고, 거의 매일 작업을 하고 있다. 10개 정도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이 모아지면, 정책운영위원회에 다시 올려서 논의하고 있다. 돌아오는 10월 정도에 최종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국민 여러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나라 저출생 현상은 정부만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동이 우리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고, 자녀를 키우는 가족은 고마운 분들이라는 마음을 갖고 우리 주위에서 모든 분들이 도와주고 격려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아동이 중심이 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오늘 못하신 말씀이 있다면?

“개인한테는 합리적인 선택이, 결국 사회한테는 비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는, 개인과 사회의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가 바로 출생 문제이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부담에 비하면 얻는 것이 훨씬 적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서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사회로 보면 사회 자체가 유지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개인과 사회의 이해 충돌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할 것인지, 모든 국민들과 같이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야지만 위기에 대응할 해결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산 문제는 정부만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해결될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산 문제는 정부만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주요 프로필

◦2020년 1월 ~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2017년 05월 ~ 2018년 05월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2016년 05월 ~ 2020년 05월
제20대 국회의원(경남 양산시을/더불어민주당)

◦2009년 05월 ~ 2010년 03월
제7대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사장

◦1987년 ~ 2007년 03월
제15대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사장
한겨레신문 전무이사
한겨레신문 뉴미디어국 국장
한겨레신문 판매국 국장
한겨레신문 기획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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