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지난해 11월 우리를 충격에 빠트린 ‘성남 어린이집’ 성문제 행동 사건을 기억한다. 당시 피해 아동의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글 내용을 보면, 청원인은 가해자 부모, 아이, 가해자와 동참해 피해자를 둘러싼 세 명의 아이, 아이의 고통을 무시해버리고 무마하려 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까지도 반드시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유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지난 2월 여자아이 부모의 청원에 답변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성 인지 교육 담당교사 지정, 유아 간 성 관련 문제행동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마련, 전문기관 연계 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다. 그 덕분에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제2회 아동권리포럼'이 열려 아동 성행동 문제를 공론화했다.
◇ 아동 성행동은 정상 발달 과정… 올바른 대응에 대한 교육 필요해
아동의 성행동이 ‘문제’가 되기 이전에 아동의 성행동이 어떤 행동인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들여다보자. 먼저, 만2세부터 6세까지의 유아들은 성적인 행동을 한다. 심지어 태아에게서도 자위 행위가 목격되기도 한다. 생물학적으로 태 내에서부터 남자들의 경우 발기가 관찰되며, 여자들은 생후 24시간 이내에 질의 윤활과 음핵의 발기가 관찰된다.
그런데 이 때의 성적인 행동은 어른들의 성적인 행동과는 다르다는 것을 대부분의 성인들은 알지 못한다.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춘기 이후 성인들이 성적인 행동을 통해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유아들의 성적행위는 신체 자극 놀이 중 하나라는 것이 서천석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자위행위를 성장 발달 과정 중 하나로 분석한다. 심지어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아이들이 ‘코를 후비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까지 서천석 박사는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유아 성행동을 정상적인 행동과 정상범위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눠 알려주고 있다. 정상적이고 흔한 성적 행동으로는 ▲친구나 새로 태어난 형제·자매의 성기를 보거나 만지는 것 ▲자기 성기를 친구에게 보여주는 것 ▲친구나 어른의 나체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등이 있다. 이 행동들이 일시적으로 드물게 나타나고 다른 쪽으로 아이의 주의를 돌리면 사라진다면 정상적인 행동인 것이다.
정서적인 스트레스나 육체적 고통을 유발하는 수준의 성적행위, 신체적 폭력을 동반한 성적행위 등이 지속적이고 주의를 돌려도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낸다면 이는 정상 범위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정상 범위’에 속하는 성적행동이라 할지라도, 이를 처음 접한 부모들은 당황하고 혼을 내거나 못하게 다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어른들의 성적 행위와 목적을 아이들의 것과 같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대응 방법이 아니다.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이를 해결해 줘야한다. “왜 성기를 만졌어?”와 같이 물어서 그 이유를 파악하고 “심심해서”, “궁금해서”와 같은 일반적인 대답이 나온다면 “성기를 보이거나 만지는 행동은 다른 사람 앞에서 해선 안된다”고 올바르게 알려준다. 심심하다고 한다면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함께 해줌으로써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자위행위가 아이의 스트레스나 외로움 등을 나타내는 척도일 수도 있으므로 마음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성폭력 경험이 있어서 자기 성기를 살펴보거나 하는 경우는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도 있다.
문제 행동에 대해서 어른들이 올바로 대응하고 있을까. 우리는 아동을 일반적인 형사 사건의 ‘가해자’, ‘피해자’의 시각에서 보고 대처해서는 안 된다. 문제 행동의 원인을 파악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처해야 한다.
◇ 수동적인 입장 강조하는 성교육은 그만!
지난 5월 네이버 육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는 '아이 성교육을 어떻게 알려주고 있는지' 회원들에게 공감투표를 통해 물어봤다. 241명 참여 회원 중 46.47%는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시기부터 아이 성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을 때가 좋다'는 의견은 42.74%, '초등학교 입학 후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답변한 회원은 7.5%였다. '진지하게 아이 성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변한 회원은 3.73%에 그쳤다. 이렇게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려서부터 아이 성교육을 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올바른 교육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현실이다.
“낯선 사람이 내 몸을 볼 때, 낯선 사람이 내 몸을 만질 때, 그럴 때는 이렇게 외쳐요! 안 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어린이집 아동들에게 성 교육 때 가르치는 노래다. 성적인 접근을 당했을 때 “안 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라는 외침은 올바른 걸까.
수동적으로 방어하는 입장이 되어야 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영유아 대상 성교육부터 수정‧보완 돼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마치 피해를 입었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피해자의 잘못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영유아기부터 교육의 밑바탕은 ‘성적 자기 결정권’ 이 돼야 한다.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자기 결정권에는 늘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함께 교육해야 한다. 성 행위, 또는 성 폭력과 같은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이 아닌, 올바른 자기 결정권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성교육이 이제는 필요하다.
성교육은 단순히 성에 대한 지식을 위한 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과도 맞닿아있다. 내가 소중한만큼, 타인의 인격과 몸도 내 몸만큼 소중한 것임을 교육이 담아내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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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겉할기식의 기사는 읽는사람이 좀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