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잘못 지적할 때, ‘What’보다 ‘Why’가 먼저입니다 
아이 잘못 지적할 때, ‘What’보다 ‘Why’가 먼저입니다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10.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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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why-how-what’으로 대화를 풀어가자!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을 둘러싼 갈등의 범위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대부분 결정된다. 이때 갈등의 범위를 줄이는 방법은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의 태도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에게 권위를 내세우면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부모의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준다. 

통제한다는 것은 아이가 부모의 세계관을 일방적으로 따르기를 바라는 것으로, 아이의 복종을 요구하는 행위다. 다시 말해 아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할 것을 부모가 일러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아이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지 않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경영 사상 전문가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 이론을 대입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 Why-How-What의 순서로 말해보자. 아이와 대화가 훨씬 발전적으로 변한다. ⓒ베이비뉴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 Why-How-What의 순서로 말해보자. 아이와 대화가 훨씬 발전적으로 변한다. ⓒ베이비뉴스

이 기법은 ‘why-how-what’으로 이어지는 상향식 사고방식을 말한다. 다시 말해, ‘왜 이것을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도출할 것인가’의 순서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은 ‘what-how-why’로 이어지는 하향식 사고방식을 주로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볼 때 이미 정해진, 또는 알고 있는 지식과 개념 혹은 경험을 통해서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의 사고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하지만, 내 안에 만들어진 신념, 관습, 고정관념 등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수 있다.

형이 동생을 때린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때 대부분 부모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너 방금 동생 때렸구나? 이건 잘못된 행동인 걸 알면서 왜 그래? 동생을 보호하고 챙겨야지, 네가 형이잖아!”라고 말할 것이다.

이 대화법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방식이 ‘what-how-why’의 흐름으로 하향식 사고방식의 화법이다. 대입해보면 ‘너 동생 때렸구나’는 ‘what’, ‘동생은 보호하고 챙겨야지’는 ‘how’, ‘네가 형이잖아’는 ‘why’에 해당한다.

부모가 이런 방식으로 말을 하면, 아이는 자신이 공격적인 행동을 했던 이유를 말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울 기회도 없어진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답을 일방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에 불평등이 발생하고, 아이는 자기 생각이 쓸모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너의 생각이 틀렸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소통의 문을 닫아버릴 위험이 있다.

이와 달리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전달되는 형태의 상향식 사고방식의 화법을 적용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why’에 접근해 말을 해보면 ‘왜 동생을 때렸는지 궁금하구나’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랬을 때 아이가 ‘내가 장난감을 조립하는데, 동생이 자꾸 방해했어요. 그래서 때리려고 한 건 아닌데 밀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라고 답변을 할 것이다.

그런 다음 ‘how’에 입각한 말을 해본다. ‘아주 속상했겠구나. 그런데 동생이 말썽을 피울 때 밀어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아이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왜 했는지 알게 되고, 그런 다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 ‘what’을 말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에는 행동하기 전에 먼저 동생한테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먼저 해야겠어요’라고 할 것이다. 이처럼 협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이를 평등하게 대하고, 발전적인 대화를 이어간다면, 아이가 새로운 관점을 넓혀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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