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 책임지던 돌봄, 코로나 이후 고스란히 가족에게"
"공공이 책임지던 돌봄, 코로나 이후 고스란히 가족에게"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10.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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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 코로나19와 돌봄 위기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난 28일 오후 2시 한국여성민우회는 “돌봄 분담이요? 없어요, 그런 거.” : 89명의 여성 인터뷰와 1253건의 언론보도를 통해 본 코로나19와 돌봄 위기 토론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열었다.ⓒ한국여성민우회
지난 28일 오후 2시 한국여성민우회는 “돌봄 분담이요? 없어요, 그런 거.” : 89명의 여성 인터뷰와 1253건의 언론보도를 통해 본 코로나19와 돌봄 위기 토론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열었다.ⓒ한국여성민우회

“코로나19 때문에 아이가 다니던 학원도 다 막혔고, 고모가 3명인데, 하루 종일 시간이 되는 게 아니니까 아침에 어린이집 데려다 주는 고모가 있고, 끝나고 낮에는 다른 고모한테 가서 있고 그랬어요. 아이를 계속 다른 사람들이 챙겨주는 상황이 계속됐어요. 그러다보니 긴급보육을 보내는 게 나을지, 저도 눈치도 보이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워킹맘 A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A 씨는 코로나19 이후 아이가 다니던 학원이 문을 닫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했다. 다행히 고모 3명의 도움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계속 다른 사람들이 아이를 챙겨주는 상황에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돌봄 공백을 호소하고 있는 건, A 씨 가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는 온 가족이 총출동해 감당해야 하는 또 다른 ‘일’이 됐다.

28일 한국여성민우회는 "돌봄 분담이요? 없어요, 그런 거 : 89명의 여성 인터뷰와 1253건의 언론보도를 통해 본 코로나19와 돌봄 위기 토론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들은 지난 8월~9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족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등 89명을 대상으로 서면과 전화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전화는 58건, 서면은 31건으로 인터뷰 응답자는 정규직·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자, 전업주부, 육아휴직자 등 다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족 구성원 전부가 아이 돌봄에 뛰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구시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B 씨의 5살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다, 지난 2월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로 좌절되고 말았다. 입학을 하지 못한 아이는 고용한 시터와 친정어머니가 한 달 반 동안 하루 종일 육아를 도맡아줬다. 남편은 휴가를 쓰지 못했고, B 씨는 업무 여건상 불가피한 상황에만 휴가를 쓸 수 있었다.

이날 ‘돌봄위기를 겪은 89명 여성의 인터뷰를 통해 본 코로나19 돌봄위기’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는 토론회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레 학교도, 유치원도 문을 닫은 상황에서 아이 돌봄을 위해 온 가족이 고군분투해야 했다”며, “공공기관이 책임지던 돌봄의 역할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됐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여성의 돌봄 부담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조사 대상 여성들에게 ▲본인 ▲배우자 ▲학교·유치원·어린이집 등 교육·보육기관 ▲조부모·친척·이웃 등의 돌봄주체에 따른 돌봄 부담률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전에는 여성의 돌봄 부담률이 평균 40%가량이었지만, 이후에는 평균 70%로 크게 확대됐다.

이날 류형림 활동가는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이 중단되면서 가족 내에서 그 공백을 감당하지 못하면 아동의 안전과 인권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며, “아동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 보완이 구체적이고 충분해야하며, 돌봄 받을 권리와 돌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난주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위험에 대응하는 안전 책임을 가족으로 전가시켰다”며, “사회적 돌봄은 가족돌봄이 여러운 대상을 위한 서비스가 돼서는 안 된다, 생애주기별 필요한 돌봄을 사회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류형림 활동가 발제 이외에도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가 ‘1253건의 언론보도를 통홰 본 코로나19와 돌봄위기’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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