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하면 책상·의자 사주는 회사,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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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0.10.3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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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칸 셀벨(Håkan Cervell) 에릭슨엘지(Ericsson-LG) CEO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에릭슨엘지의 호칸 셀벨(Håkan Cervell) CEO.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에릭슨엘지의 호칸 셀벨(Håkan Cervell) CEO.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30대 기혼여성 260만 1000명 가운데 31%인 80만 6000명이 경력단절(고용단절)여성, 이른바 '경단녀'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경단녀'의 42%가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육아'를 꼽았다. 27.6%는 결혼 때문에, 26.9%는 임신과 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는 육아를 하는 여성이 경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경력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 경력단절의 사회적 비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의 경력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5조 원에 달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에릭슨엘지(Ericsson-LG)'는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인정받고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릭슨엘지는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의 ‘에릭슨’과 한국 ‘LG’의 합작기업으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통신 장비와 네트워크 솔루션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5G 상용화 관련 기술적 지원도 이어오고 있다. 

에릭슨엘지는 '유연근무와 재택근무를 통한 일과가정의 양립방안'을 주제로 지난 14일 열린 가족친화경영 실천포럼에서도 에릭슨엘지만의 가족친화정책들을 발표했다. 이날 포럼은 여성가족부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개최했다. 

에릭슨엘지의 CEO인 호칸 셀벨(Håkan Cervell)은 "기업의 가족친화정책은 능력 있는 여성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다양성을 중시하는 '에릭슨엘지'의 철학에 맞게 여성과 남성 골고루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에릭슨엘지 사옥에서 진행된 호칸 셀벨 CEO와의 인터뷰 1문 1답을 전한다.

◇ "기업이 직원들의 가족을 같이 부양해야… 다양성 중시" 

에릭슨엘지는 '다양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에릭슨엘지는 '다양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에릭슨엘지(Erisson-LG)'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에릭슨엘지는 스웨덴의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에릭슨과 한국의 LG가 만든 합작회사로 VoLTE 솔루션과 LTE-A 솔루션을 국내 이동통신 3사(KT, LG, SKT)에 공급해왔다. 2015년 5G 시대를 선포하고 2019년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성공한 국내 통신기업의 파트너사이다. 

에릭슨엘지는 한국시장의 기술을 리드하기 위한 목표를 넘어서 한국 정부에서 추진하는 GDP 성장이나 수출시장 다변화,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함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5G 플러스라든가 뉴딜과 같은 계획을 밀접하게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 경제 성장과 시장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 에릭슨엘지(Erisson-LG)는 가족친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가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전사적으로 존경(존중), 전문성, 근성 그리고 다양성을 중시한다. 이중 가족친화 경영철학과 가장 맞닿아 있는 가치인 존경(존중)은, 단순히 근무환경에서만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원칙이 아니라 기업이 가족을 같이 부양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중시한다.

직원들의 업무 외 시간에 대한 존중을 회사가 해준다면 분명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충족이 될 것이고, 이것이 결국 회사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이를 위해 탄력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일찍 퇴근해야 한다면 일찍 출근해서 원하는 시간에 와서 일하고 퇴근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상당한 야근이나 잔업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반드시 쉴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러한 제도는 임직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에릭슨엘지에서는 ‘다양성’을 중시하는데, 그 중 젠더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여성, 남성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젠더 다양성은 나이, 배경, 학력 등을 넘어선 다양한 사고방식을 유입하는 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에릭슨 엘지가 중시하는 건 단순히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성장배경,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의 구성원으로 모였을 때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젠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신·출산 지원제도도 적극 장려해서, 여성들이 출산을 하고 돌아왔을 때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신한 직원들을 위한 단축근무나 육아를 하고 있는 직원을 위한 가족돌봄제도도 마련돼 있다. 

패밀리데이에는 야근이나 회식을 허용하지 않고 정시에 퇴근하도록 하며, ‘권장 휴무일’을 만들어 법정 공휴일 외에도 한 달에 하루는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이 같은 복지제도를 전 직원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 "가족친화 경영 성과는 능력 있는 여성 직원 영입할 수 있다는 것" 

에릭슨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 가정에 스탠드, 책상, 의자 등을 공급한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에릭슨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 가정에 스탠드, 책상, 의자 등을 공급한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한국에서도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늘었다. 에릭슨 엘지는 재택근무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에릭슨엘지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재택근무 제도가 없지 않았으나, 코로나로 인해 더 가속화 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2~4월에는 출퇴근으로 인한 감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4월부터는 50%로 출근인원을 제한해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이를 둔 직원의 경우는 50% 쿼터제와 관계없이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 재택근무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재택근무를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하다.

“저도 사실 개인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면 생산성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는데, 실제로 그 반대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직원들이 훨씬 필요 이상의 시간을 근무하는 데 썼다는 걸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반길 일이지만 직원 건강상에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앉아서 효율적으로 잘 쉬는 법에 대한 안내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하고 운동도 장려하고 있다.

또, 에릭슨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직원 가정에 인체 공학적인 책상과 의자, 스탠드를 제공하기로 지난주에 발표했다.”

- 에릭슨엘지의 가족친화 경영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데 잠재된 능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에릭슨엘지에 입사하면 성별로 인한 차별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다면 능력 있는 여성 직원을 영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직율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가족친화 정책을 운영하는 게 비용이 들고 번거롭다고 생각해서 꺼릴 수 있으나, 오히려 이런 정책이 잘 마련돼야 활력을 가지고 직원들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에릭슨 전사는 모든 직급에서 여성 비율을 30%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릭슨엘지도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여성을 30% 이상 채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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