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냈는데"… 울산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자들 절규
"믿고 보냈는데"… 울산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자들 절규
  • 손연우 기자
  • 승인 2020.11.20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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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7시 울산 지역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들이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2020.11.19.© 뉴스1 손연우기자

(울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울산지역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들은 19일 저녁 7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 광장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5개 구·군 모두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월 남구를 시작으로 6월 중구, 9월 동구 2건, 10월 울주군과 동구 순으로 6차례나 잇따르면서 울산은 '아동학대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오명을 쓰게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학부모들과 단체들은 '어린이집 원장도 강력하게 처벌하라',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차례로 발언대에 올라 CCTV로 학대를 목격했던 당시 심정을 토로하면서 시민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지난 10월 동구에서 발생했던 학대 피해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구청 선정 열린어린이집에도 선정됐고, 원장은 동구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이다. 모범이 돼야 할 어린이집에서 두 차례나 학대사건이 발생했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 어린이집에서는 올해 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학대사건이 발생했다. 여러 명의 아이가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고 있고, 아이들 모두 피해 내용을 동일하게 진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CTV상 확인되지 않는 학대정황에 대해서는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학대 사건 피해 아동 학부모는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학대만 80여 건에 달한다"며 "교사와 원장 등 종사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아이도 당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북구 사건 피해 아동 학부모는 "모든 아이들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울주군 사건 피해 아동 학부모는 "모든 부모들처럼 믿고 보냈고, 교사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며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60일간 CCTV영상을 보니 아이는 스트레스 받아 자기 머리를 치고 하루종일 앉아있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울산 동구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자리에서 끌고 나와 던지는 모습이 CCTV영상에 찍혔다.(피해학부모 제공)© 뉴스1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폭력을 일삼고 어떤 의자든 앉지 않으려고 한다. 학대를 몰랐을 때는 크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다. 빨리 알아봐주지 못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하며 힘들어했다.

덧붙여 "우리 아이는 오전 9시부터 자기 전까지 식탁 겸용 의자에 묶여 있었다. 우리아이는 묶어서 키우는 개가 아니다"며 "지속되는 학대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원장을 비롯한 가해교사에 대한 처벌이 더 강력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19일 불거진 동구 한 어린이집 학대 피해아동의 삼촌 A씨는 "조카는 현재 해당 어린이집을 퇴소하고 다른 어린이집 등원도 거부한 채 엄마와 타지에서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학대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 또 맞았다는 조카의 말을 듣고 오늘(19일) 어린이집을 찾아갔지만 CCTV동영상을 끝내보지 못했다"며 "경찰과 공무원이 그 자리 함께 있었지만 원장이 보여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6살 우리딸도 유치원에서 학대를 심하게 당하고 현재 유치원을 옮긴 상태다.우리 아이 경우처럼 주변에는 알려지지 않은 학대 사건은 더 많을 것"이라며 "구청과 구군은 조속히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울산시의회 손종학 부의장은 "우리 아이도 학대를 당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하면서 "맡길 곳이 없어 아이를 계속 보냈지만 지금은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동학대예방교육 자료를 살펴보니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어린이집은 감시의 역할을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주로 있었다"며 "교육·보육 기관에서의 예방교육 매뉴얼은 미비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바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미아 정치하는 엄마들 울산모임대표는 "울산시는 아동친화도시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그 사이 아이들과 학부모들만 상처받고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울산시와 구·군을 향해 "아동학대 대응 매뉴얼을 만들 것,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이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피해 아이들이 즉각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부모가 믿고 보낼 수 있는 '부모참여형 어린이집'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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