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꼭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야만 하니?
아들아, 꼭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야만 하니?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11.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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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잠자리 분리는 심리적 분리가 우선

Q.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아직 잠자리 분리가 안 되었어요. 혼자 자는 것을 싫어하고 엄마 아빠와 함께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 특히 엄마 아빠의 사이에서 자려고 해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엄마 아빠의 사이에서 자려고 해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베이비뉴스
엄마 아빠의 사이에서 자려고 해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베이비뉴스

A. 아이의 잠자리 분리는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강요와 강제적인 요구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시기를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아이가 원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제한과 경계를 바로 하여 건강한 분리가 되도록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잠자리 분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심리적으로 분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만 분리하는 것은 불충분합니다. 일시적으로 분리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되돌아가게 되고, 되레 더 결합이 되기도 합니다. 공간을 분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이 혼자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왜 혼자 자기 싫을까요

엄마 아빠와 함께 자고 싶다는 것은 혼자 자기 싫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연령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의존성과 두려워하는 불안한 심리를 살펴봐야 합니다.

왜 혼자 자기 싫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충분한 대화를 한 후에 물리적이거나 환경인 부분이 문제라면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고,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마음은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것이므로 부모의 적극적인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소극적 태도는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주고, 튼튼한 울타리로 있어주는 것입니다. 애정이 담긴 심리적 거리감이 유지된다면 혼자라는 고립감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심리적인 힘을 키우게 되면 잠자리 분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부부의 모습이 아이에게 어떻게 보일까요

아이는 부모를 나와 엄마, 나와 아빠로 생각하게 됩니다. 유아가 아닌 아동이라도 자기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발달 심리학에서 장 피아제가 2-5세 무렵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나 인식하는 방법으로서, 자신을 기준으로 세계를 해석합니다.

자신을 기준으로 엄마와 아빠를 나누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를 연관지어 부부의 관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부모를 엄마, 아빠로만 인식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부모이자 부부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는 적당한 시기에 아이의 성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며 가족의 체계를 세우고 질서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아이에게 부모는 부부의 모습을 배우게 하는 모델이 됩니다

아동기에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내용은 청소년기와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엄마 아빠가 관계 맺는 방식을 보면서 남, 녀 관계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되고, 부부상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충실하다 보면 자칫 부부로서 비중이 빈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아동 중심의 가족 관계는 지양해야 하며 가족 간 관계의 균형과 역할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부부 중심에서 아이 중심으로 적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연한 흐름도 필요합니다.

◇ 마음의 준비가 끝났다면 단계별로 시도해보세요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단계별로 시도해 봅니다. 아이 방을 스스로 꾸미고 자신만의 공간으로 애착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음과 환경이 준비되었다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매일 따로 자는 것보다는 일주일 중에 이틀만 선택적으로 하고, 요일도 아이가 정하는 것이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잘 해낸다면 물질로 하는 보상보다는 심리적인 보상이 칭찬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혼자 잘 수 있게 용기를 낸 마음에 대한 지지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잘 지켜지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할 수 있도록 격려해줍니다.

3개월 정도 실천했다면 일주일 중에 3일 정도로 늘려서 지속적으로 실시하면 됩니다. 잠자리 분리는 단시간에 완벽하게 할 수 없으며 6개월에서 1년 정도 여유 있게 장기 계획을 세워 긴 호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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