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아빠단 활동이 의미 있었던 이유
100인의 아빠단 활동이 의미 있었던 이유
  • 기고=김삼
  • 승인 2020.12.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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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삼 ‘서울 100인의 아빠단’ 단장

2020년은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한 해가 될 거 같다. 처음 겪어보는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생활과 육아 환경이 변화해야 했으며,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써 육아에 대한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진 한 해로 말이다. 그리고 어느새 100인의 아빠단 해단식까지 맞이하게 된 나는 '100인의 아빠단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아빠들의 육아놀이터'였다고, 이렇게 한 줄로 그 활동후기를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나의 100인의 아빠단의 시작은 준비 없이 참 얼떨떨한 상태로 시작됐다. 봄 즈음 주말에 집콕 육아로 인해 어떻게 하면 집안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때울지 고민하는 중에 아내가 나에게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해보는 건 어떤지 넌지시 물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주말 육아에 한참 예민해 있던 지라 “100인의 아빠단? 아이 참~ 주말에 애 셋 보는 것도 벅찬데 그런 특정 활동은 힘들지 않을까?”라고 아내의 말에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나를 위해 열심히 알아본 아내에게 “뭐.. 당신이 정 원하면 신청해봐. 꼭 활동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라고 다시 투박스럽게 대답했다. 이후 아내가 작성하다시피 한 100인이 아빠단 신청서는 내 기억에서 차츰 잊혀지고 있었다.

그렇게 난 100인의 아빠단이 무슨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 제대로 모른 채 덜컥 단원이 됐다. 그 후 6월 아빠단 활동을 안내하는 문자가 오기 시작했으나 아빠단 공식 카페에 가입만 하고 활동에 필요한 내용을 자세히 읽지 않았다. 그저 “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아빠들도 있나 보다~” 하고 난 나만의 육아가 있다는 생각에 별 관심이 없었다.

100인의 아빠단에 대한 나의 이러한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계기는 인터넷방송으로 진행하는 「아빠들의 육아톡톡 콘서트」 MC를 권하는 연락이 온 이후부터다. 아빠단으로써 별다른 활동이 하지 않았기에 MC 권유를 고사했지만 어떠한 활동이 필요하거나 그에 따른 자격을 요하지 않는다는 담당자의 말에 고민을 하게 됐다. 그리고 고민 끝에 아이들의 아빠로써 유의미한 경험을 쌓고 나 자신 스스로에게 아빠단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자 덜컥 수락하게 됐다.

그래도 아빠단을 대표하는 MC라는 생각에 서둘러 그동안 읽지 않았던 카페 공지와 미션 안내 글들을 틈틈이 보았고 아빠단의 주 활동은 미션을 통한 아빠들의 육아 독려와 그밖에 각종 이벤트와 육아관련 정보를 통한 육아 지원의 성격을 지닌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엔 아빠단 활동하는 것이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함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육아는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눈빛만 보면서도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인데 꼭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한 그 순간을 기억할 만한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한데 말이다. 그런 면에서 아빠단의 미션이나 이벤트가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일상적으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고 체험하던 것들이 대부분이며, 가능하다면 그저 잠깐의 시간을 내어 후기 작성을 통해 아이와 함께한 추억을 담고 그것을 하나의 육아일기처럼 남기면 되는 것이다. 

서울 100인의 아빠단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이었던 아빠와 함께하는 쿠킹클래스에 아이들과 함께했던 모습. ⓒ김삼
서울 100인의 아빠단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이었던 아빠와 함께하는 쿠킹클래스에 아이들과 함께했던 모습. ⓒ김삼

그렇게 100인의 아빠단 활동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즈음 방송일이 다가왔고 나에게는 아빠로서 큰 도전인 「아빠들의 육아톡톡 콘서트」 MC 역할도 무사히 끝마치게 됐다. 그리고 단원으로서 무언가를 해낸 성취감도 있어 그 뒤로는 보다 적극적인 아빠단 활동을 하게 됐다.

요즘에는 각종 육아예능이나 SNS를 통해 잘 꾸며지고 포장된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줘야만 행복한 가정과 모범적인 육아를 잘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빠단 활동은 육아 장기자랑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그저 아이들이 부모를 바라볼 때 부모가 소중히 여기는 많은 것들 중 자신이 가장 첫 번째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빠단 활동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2020년 올해 아빠단 활동은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일정은 없다시피 했기에 다른 아빠단원들과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다소 아쉬운 감은 있었다. 유일한 오프라인 활동은 쿠킹클래스였는데, 아이들과 나에게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장소와 준비된 것들이 나를 설레게 했으며 특히 아이들에게 흔치 않은 아빠랑만 함께한 시간이라 그런지 더 자유롭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 거 같다. 하루빨리 자유롭게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할 때가 오기를 기대하는 이유이다.

11월말 온라인으로 진행된 해단식으로 100인의 아빠단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됐을 때, 어느새 아빠단 활동기간 부쩍 키가 커진 아이들만큼이나 아이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이 커진 나를 새삼 발견하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만큼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과 육아가 단순히 아이들과 시간을 때우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내가 서로 즐겁게 놀이하며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앞으로 난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항상 아빠단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참여하는 육아, 즐기는 육아를 하면서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터 같은 아빠가 되기를 노력하겠다.

*김삼 씨는 서울 노원구에 사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김하임, 김하온, 김하승 세 자녀의 아빠로, 2020년 서울 100인의 아빠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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