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이 진정한 스쿨존되려면, 운전자도 아이들도 달라져야"
"스쿨존이 진정한 스쿨존되려면, 운전자도 아이들도 달라져야"
  • 기고=이상원
  • 승인 2021.01.25 10: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린로드 대장정 22] 이상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어린이보호구역은 왜 어른들에겐 '혐오시설'이 되고, 아이들에겐 여전히 위험한 곳일까. 어린이 보호구역이 정말 어린이를 보호하려면, 민식이법이 정말 좋은 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이비뉴스
어린이보호구역은 왜 어른들에겐 '혐오시설'이 되고, 아이들에겐 여전히 위험한 곳일까. 어린이 보호구역이 정말 어린이를 보호하려면, 민식이법이 정말 좋은 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이비뉴스

단언컨대 2020년의 이슈 중 ‘안전’이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어린이 교통사고와 관련해 모두가 아는 한 아이의 이름이 있다. 바로 2019년 9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당시 9세) 군이다. 

그해 12월, 사고 당사자인 아동의 이름을 딴 법까지 발의되고, 많은 매스컴을 통해 이 이야기가 TV를 통해 알려지며 국민들에게 더 큰 안타까움을 주었다. 나는 “이러려고 우리 아이 이름을 지어준 것이 아니다”라는 김민식 군 부모님의 인터뷰를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 어쩌다 스쿨존이 ‘혐오시설’이 됐나

하지만 높은 처벌 수위 탓일까? 김민식 군의 사고 소식에 안타까워했던 것도 잠시, 이제 민식이법과 민식이 부모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뜻하지 않다.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과속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어린이들도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도와야겠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스쿨존과 통학로는 ‘혐오시설’이 돼 가는 모양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이 쟁점으로 떠오르기 전에도,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교통안전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480건이지만 2019년에는 567건으로 크게 늘었다. 

어린이 교통안전은 대한민국 정부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작년 5월 국회에서 열린 ‘어린이 교통안전지수 개발과 지자체 교통안전사업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교통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학교 통학로의 안전지수를 측정할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의 통학로를 점검해 교통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말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전국적으로 통학로 안전지수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경북도 내 사고위험 학교의 통학로를 실제 모니터링 나가본 경험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역사회 인력들이 아침 등교 시간에 맞춰 교통지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지각했다고 아이 손을 잡고 냅다 뛰는 부모님들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아이들이 보호자 차에서 내린 후 찻길로 다녀야 하는 장면도 목격했다. 등교 시간을 맞은 학교 앞은 출근 시간과 맞물린 직장인들과 뒤섞여 그야말로 전쟁통같았다.

이렇듯 ‘교통안전’과 관련된 이슈는 꾸준히 늘어나고,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주제제만, 운전자와 학생들,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느낀다. 

◇ 통학로에선 아이들도 운전자도 함께 안전 지키기로 약속 

지난해 4월 총선이 끝나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아동 정책 공약제안서를 당선인들에게 전달하며 안전한 통학로를 구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상원
지난해 4월 총선이 끝나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아동 정책 공약제안서를 당선인들에게 전달하며 안전한 통학로를 구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상원

이에 경북아동옹호센터에서도 통학로 안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 이후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긴 아동 정책 공약제안서를 당선인들에게 전달하며 안전한 통학로를 구축해달라고 요구했으며, 구미시와 경상북도의 통학로 안전과 관련된 조례를 제정, 개정하기 위한 제안문도 전달해 조례가 발의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스쿨존 교통안전을 위한 ‘서로안전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서로안전캠페인은 어린이와 운전자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안전수칙을 약속하고, 함께 안전한 스쿨존을 만들어나가는 안전결연 캠페인이다. 

이번 캠페인은 스쿨존 내 서로의 안전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는 인식개선캠페인으로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약 2개월 동안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캠페인에 함께해주었고, ‘안전결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스쿨존 내에서 가져야 할 책임감을 부여할 수 있었다. 실제 캠페인 참여자들 또한 “스쿨존 교통안전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한 우선 플랜은 ‘민식이법’과 같은 통학로 안전을 위한 법 개정과 모든 스쿨존 내 과속단속카메라 및 신호등 설치와 같은 물리적 환경조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더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해선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건 운전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하늘, 같은 도로 위에서 ‘모두’의 안전이 중요한 만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통안전 교육이 필요할 것이며, 운전자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쉽게 놓칠 수 있는 과속금지, 신호 준수 등 교통안전과 관련된 내용으로 캠페인이 진행되어야 한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모두가 노력한다면 더 안전한 통학로로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는 ‘흑백논리’라는 것이 있다. 사회문제를 단순히 흑과 백으로만 보는 이분법적 오류인데, 통학로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학생들만의 통학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통학로’라는 논리를 가지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오늘 하루도 통학로를 지나는 운전자와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통학로는 안녕하십니까?”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eod**** 2021-02-27 01:13:32
인동초등학교 후문방향 직진도로 양쪽에 주정차 차량 대놓고 주차하는데 구미시는 단속하지도 않음.
이래놓고 스쿨존이라네요. 아.표시판이 없어서 그런가봅니다.스쿨존이라는걸 알수 있는건 주정차 차량이 막고있는 펜서로 알수 있다네요.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