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마을 어른들이 해냈어요
아이들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마을 어른들이 해냈어요
  • 기고=정달성
  • 승인 2021.02.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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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 26] 정달성 마을발전소 소장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광주광역시 용봉동 어린이보호구역 사각지대에 설치한 그린로드 모습. ⓒ정달성
광주광역시 용봉동 어린이보호구역 사각지대에 설치한 그린로드 모습. ⓒ정달성

아이들의 안전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일상에서 안전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은 대표적인 화두이자 우리 모두의 과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제가 사는 용봉마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일반도로에선 사람과 차가 뒤섞여 다니니 늘 아찔한 상황이 일어나기 일쑤였습니다. 사람들의 일상이 있는 마을에서 ‘안전’은 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는 개별적 바람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요? 주민들의 개별의견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용봉마을 주민총회에선 용봉동의 안전문제가 대표 마을 의제로 선정됐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습니다.

◇ "아이들 안전해야 하는데…" 혼자 속끓이지 말고 함께 해봐요, 마을에서요 

용주초등학교에 그린로드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이 길로 등하교하는 모습. ⓒ정달성
용주초등학교에 그린로드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이 길로 등하교하는 모습. ⓒ정달성

자, 우선 우리 용봉마을엔 어떤 안전문제가 있었을까요? 용봉마을은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많고, 차선이 좁습니다. 이면도로 주차문제가 심각해 보행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정문 앞은 2차선인데 교통량이 너무 많았습니다. 트럭이나 버스 등 큰 차도 자주 다녀서 아이들 등하굣길이 위험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을 주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바로 ‘시민참여예산제’를 활용해 ‘용봉동 안심칼라벨트 안전보행로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용봉동을 안전한 마을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홍보가 미흡했던 탓일까요? 안심칼라벨트 위엔 늘 차가 주차돼있었고, 보행로조차 보행자를 위한 길이 아닌 차를 위한 길이 되기 일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민들은 매일 아침 등하교를 지도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식개선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다 보니 서서히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가능은 할까?”에서 “어? 하니까 되네!”로 주민들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했냐고요? 우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9개 협력기관과 그린로드 규격화 작업, 용봉동 안전 마을 안내판, 인증표식 홍보와 아동의 직접적인 참여활동, 어린이 교통안전 보안관 임명, 오픈식 및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러자 이면주차도 줄고 마을 주민들이 그린로드를 점차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재단과 ‘그린로드 대장정’을 함께한 후 마을 주민들의 인식도 바뀐 것이죠.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그린로드의 지속발전을 위해 광주광역시 여성아동과에 아동권리교육 및 참여활동을 위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교통과에서는 시민참여 예산제로 예산을 확보해 2021년에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해야 하는데…” 혼자 생각할 땐 불가능했던 일이, 함께 지혜를 모아 추진하고 성과를 내니 새로운 욕심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어떻게 이 ‘그린로드’를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까,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안전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채 마을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주민차지회’, ‘우리동네 지킴이’, ‘초등학교 학부모회’, ‘녹색어머니회’ 등 단체들도 안전지킴이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계획들로 분주합니다. 

참, 용봉동 ‘안심칼라벨트’는 마을 총회를 통해 ‘그린로드’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아직 우리 눈에 띄지 않은 안전사각지대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주민들의 지혜와 실천력을 모읍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안전보행권’이 우리 마을, 이웃 마을, 그리고 우리 사회에 널리널리 퍼져 아이들이 언제나 안전한 사회를 상상하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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