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미혼모가정의 위기…“소득 감소하고, 돌봄 부담은 증가”
코로나19는 미혼모가정의 위기…“소득 감소하고, 돌봄 부담은 증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3.3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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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19가 미혼모가족의 일과 가정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토론회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미혼모가족이 아이돌봄이나 노동시장 진출의 어려움으로 경제적 고립 상황이 오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서 대안을 찾자"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미혼모가족이 아이돌봄이나 노동시장 진출의 어려움으로 경제적 고립 상황이 오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서 대안을 찾자"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해 3월 11일, WHO(세계보건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팬데믹을 선언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는 모두의 삶을 바꿨는데, 그중 미혼모들은 경제적인 부분, 일자리, 아이 돌봄의 문제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미혼모의 소득 감소율은 24.4%이며, 정부 지원을 받는 비경제활동 미혼모들보다 경제활동을 하는 미혼모의 소득이 3분의 1이나 줄었다. 이처럼 미혼모들은 직장, 돌봄기관의 부재로 인해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여성아동인권포럼과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코로나19가 미혼모가족의 일과 가정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며 향후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29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샤넬재단이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유튜브(Youtube)로 생중계 됐으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로 미혼모가족의 경제적인 부분과 정서적 울타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공적기관과 당사자 단체를 비롯한 민간단체가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국회 아동인권포럼은 권인숙 국회의원이 대표의원으로, 장혜영 국회의원이 연구책임의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남인순, 진선미, 정춘숙, 송옥주, 유정주, 이탄희, 윤미향, 정찬민 국회의원이 함께하고 있는 기관이다.

특히, 이번 일정을 마지막으로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직을 내려놓는 김도경 대표는 “팬데믹이 미혼모가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조사가 있어야, 같은 상황이 또 닥쳤을 때 대비할 수 있다. 또 팬데믹 상황을 떠나서 미혼모가족이 아이돌봄이나 노동시장 진출의 어려움으로 경제적 고립 상황이 오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서 대안을 찾자”고 말하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 미혼모들의 사회인식과 경제문제 심각…“‘홀로서기’가 아니라 ‘함께서기’하기 위해”

변화순 팸라이프가족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는 미혼모가족의 일과 가정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토론회에서 발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변화순 팸라이프가족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는 미혼모가족의 일과 가정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토론회에서 발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부모님과 연을 끊게 된 계기는 같이 길을 걸어가는데 어머니가 혼자 앞으로 가셨다. 그때 길거리에서 지인이 어머니에게 저희 아이를 가리고 ‘저 아이가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모르는 애다’라고 이야기 하셨다.” (미혼모의 말)

이렇듯 미혼모들의 삶은 가장 밀접하게 관계된 원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족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는 미혼모가족의 일과 가정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발표에서 “우리 사회는 합법적인 결합 이외의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서 ‘비정상적’이라는 시각이 오랫동안 견지돼 왔다”며 미혼모가 겪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지적했다. 미혼모들은 공공기관에 방문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시선을 느낀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미혼모들은 사회적 인식 외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인 문제 역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2020)에서는 2분위 소득 대상자는 평균소득 174.1만 원에서 188.2만 원으로 8.1% 증가했고, 1분위 소득 대상자는 16.2% 증가했다. 반면 변화순 소장은 “동일한 기간 본 조사대상자 중 경제활동을 안 하는 미혼모는 11.7% 증가했고, 경제활동을 하는 미혼모는 소득이 33.1% 감소했다”고 말했다.

변화순 소장은 “코로나19가 미혼모의 경제생활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은 소득 감소, 돌봄 부담 증가, 직장의 휴·폐업·도산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녀의 취원, 취학의 변화로 인해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부모로서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으려면 2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60만 5801원보다 적게 벌어야 한다. 정부의 저소득 지원만으로는 가계를 꾸리기가 충분하지 않지만,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경제활동을 할 정도로 경제활동을 해서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며 “결국 ‘지원을 받으려면 일하지 말 것’, ‘일하면 지원을 받지 못할 것’ 중 미혼모는 구직을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변화순 소장은 미혼모들의 삶에 대해 ‘홀로서기’가 아닌 ‘함께서기’가 중요하다며, “미혼모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신체와 정신 건강의 안정에 바탕을 둔 경제적 자립과 자녀의 양육 돌봄 지원”이라며 “경제적 자립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과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집단 상담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미혼모들 사회인식 전환 위해서는 건강가정기본법 바뀌어야”

미혼모들의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변화순 소장의 주장에,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미혼모가족에 대한 인식 전환은 스스로 불가능하다. 건강가정기본법 제9조는 ‘가족구성원과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가족 해체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어 비혼 출산·이혼·사별 등은 가족 해체로 명명한다”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또한 배진경 대표는 “미혼모 호칭의 변화, 노동-돌봄 모델을 설계하기 위해 남성생계부양자 정책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자리 위기는 IMF때도 있었지만 공적 돌봄 위기는 코로나19가 처음”이라며 “1인 양육자들은 일과 가정을 양육해야 하는데 돌봄이 중단된 것은 큰 위기”라고 언급했다.

공적 돌봄 위기에 대해서 김원정 부연구위원은 “한 사람이 일과 돌봄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시간 조정을 해야한다. 어린이집 같은 경우 저녁 7시 30분까지 운영하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에 대해 인정숙 여성가족부 가족지원과 과장은 “차별, 편견에 해당되는 제도 개선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 꾸준히 노력하겠다. 정상가족이란 아이와 부모로 이루어진 가정이라고 개시된 건강가족기본법은 없애려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임동희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과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여성 일자리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 올해 관계부처협동으로 준비 중이다. 이 정책이 추경에 반영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권인숙 국회 여성아동인권포럼 대표의원 ▲변화순 팸라이프가족연구소 소장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인정숙 여성가족부 가족지원과 과장 ▲임동희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과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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