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와 베이비뉴스는 가정어린이집 보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알아보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교사를 격려하기 위해 제3회 영아중심어린이집 보육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보육수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을 매주 1편씩 소개한다. 이 작품은 우수상을 수상한 박미하 사랑톡톡어린이집 원장의 수기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함께 합니다'입니다. -편집자 주-
[영아중심어린이집 보육수기 공모전 우수상]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함께 합니다(박미하 사랑톡톡어린이집 원장)
지금까지 나는 오랜시간 동안 보육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과 수많은 학부모를 만났지만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나는 항상 학부모들에게도 잘하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런 나의 모습을 지금껏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고 있었던 2020년의 5월 어느날, 갑자기 재원하고 있던 OO 아이가 결석을 하였고 이틀동안 엄마하고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카톡을 해도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고 키즈노트도 계속 읽질 않았다.
평소 예민했던 엄마인지라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라고 시간을 되돌려 보아도 잘못한 것은 기억나지 않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하든지... 전화도 안받고 카톡도 안 보고...”라는 원망까지 하게 되었다. 연락이 두절된 지 이틀째 오후 저녁... 연락이 안 되던 OO의 아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충격으로 눈물만 계속 났고 “도대체 왜...”라는 의문과 함께 아이의 모습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겨우 정신을 추스르고 늦은 밤 장례식장을 찾았다. 환히 웃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죄책감과 후회로 고개를 들 수 없었고 그곳에서 평소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학기초 유달리 아이에 대해 너무 지나치다 싶게 묻고 또 되풀이해서 묻곤 했다. 전화 통화를 해도 끊지 않아서 긴 시간 통화에 지치기도 하였고 , 등하원시 아이 이야기로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해서 피곤함도 느꼈었다.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점점 부담으로 느껴졌고 피할 수 있으면 되도록 피하려고 하였다.
마지막 날도 그러했다. 하원시 계속해서 아이에 대해 질문세례를 퍼부었고 나는 서둘러 다른 아이들을 핑계로 교실로 들어왔다.
'어쩌면... 내가 좀더 그 엄마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었었다면...'
'어쩌면... 내가 좀더 그 엄마에게 말벗이 되어주었다면...'
'어쩌면... 내가 좀더 다가갔더라면...'
엄마는 나하고라도 대화를 하기 원했고, 외로운 시간을 나라는 벗을 찾으려 할 수도 있었는데라는 생각과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었을까라는 자책의 시간과 후회의 시간으로 몸부림쳤고 긴시간 엄마의 모습에 힘들었다. 아이는 지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생활하고 있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프지만 그로 인해 나는 한발 더 성숙해졌다.
내가 보육하고 있는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건강한 엄마가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어린이집이 단지 아이들의 보육만이 아닌,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자긍심도 생겼다.
오늘도 나는 마스크 너머 엄마의 표정을 읽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엄마들에게 간단하게라도 메시지를 보내본다. 행여나 마음이 다친일은 없는지, 마음이 아픈 일은 없었는지, 마음이 우울하지는 않는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읽어볼 수는 없어도 앞으로 또 후회는 없도록 살펴보려 애쓰고 있고 나는 오늘도 보육현장 한가운데 있다.
앞으로도 조금씩 더 성장할 것이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나또한 건강한 모습으로 앞으로도 쭉 보육현장에 있을 것이다. OO도 씩씩하게 아빠와 잘 지내리라는 믿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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