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 끝나지 않는 지옥, 난민촌 아이들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 끝나지 않는 지옥, 난민촌 아이들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1.07.23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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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난민 #난민촌 #난민캠프 #난민고아 #영양실조 #구호 #난민촌아이들

얼마 전 아이는 다섯 돌을 맞았다. 유치원에서 조촐한 생일파티가 있었지만 코로나19단계가 격상된 터라 다른 때보다 간단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친한 친구들과 미리 정해 두었던 약속들은 모두 취소했고 남은 건 유치원에서 개별로 찍은 사진 한 장, 그나마도 촛불을 불 수 없었고 마스크를 쓴 채 눈만 보이는 기념사진뿐이었다. 그래도 즐거워하는 아이가 괜히 안쓰러워 집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갖고 싶어 하던 장난감도 선물해 주면서 기분을 내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기사를 보게 되었다. 아이가 쓰고 있는 마스크조차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아이 또래의 어린 소녀가 있었다.

이미 지난 기사였지만 아이의 해맑은 얼굴이 아직도 선명한 사진! 시리아 난민 캠프촌에 있던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었다. 아이는 기사에 실린 사진을 찍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난민촌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급하게 먹은 음식물에 질식사했다고 한다. 난민촌에서 일어난 이 비극은 어쩌면 모두가 예견했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은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태어나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지만 난민촌의 아이들은 그 당연한 축복마저 쉽게 허락되지 못한 것 같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 난민촌 캠프 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삶과 동시에 죽음을 경험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호받을 국가가 없는 사람들을 일컫는 ‘난민’들은 소속감도, 돌아갈 곳도, 책임지는 기관도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아이들이다. 국적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은 세상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다. 따라서 누구에게도 보호받을 수 있는 의무가 없다. 누군가 돌봐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 무방비로 방치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차라리 그대로 놔두기라도 하면 괜찮다고 해야 할까? 일부 난민촌의 남자아이들은 장기매매와 마약 밀매로 빠져들고, 여자아이들은 성매매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또 아이들이 이렇게 사라져도 부모는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정말 난민촌의 아이들은 살아있는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눈빛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여상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눈빛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여상미

연일 숨쉬기 힘들 정도의 무더위가 반복되고 있다. 시원한 실내에 있어도 무기력해지는 35도, 36도… 인간의 체온과 비슷한 바깥 날씨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든 정도인데 중동 지역 난민촌의 온도는 40도를 넘는다고 한다. 그나마도 오늘도 어제처럼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살아간다는 난민들과 그 속의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과거 이집트 어린이들이 IS의 인질 참수를 흉내 내는 놀이를 해서 많은 이들이 경악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백지와 같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바라본 세상대로, 어른들의 행동 그대로를 배우고 따라 하기 때문이다. 보고 배운 것이 학살과 전쟁인 아이들의 놀이가 이와 같은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많은 이유에서 전쟁은 그만두어야 하고 종교 정치 등의 이념으로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 이미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당장 실질적인 관심과 구호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우리에게 미래가 남아 있다면 어른으로서 이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간절히 기도해 본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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