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를 위한 작은 실천, 플라스틱 없는 ‘제로 웨이스트' 착한 제주여행
청정 제주를 위한 작은 실천, 플라스틱 없는 ‘제로 웨이스트' 착한 제주여행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1.07.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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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10. ‘플라스틱 섬’ 제주에 부는 ‘플라스틱 제로’ 운동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제주관광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데이터에 언급된 제주 여행 키워드 중 ‘카페’가 코로나 이전과 이후 모두 언급량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처럼 코로나 시대 ‘힐링’과 ‘휴식’이 여행의 목적이 되면서, 청정제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카페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특히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이어진 해안절경과 오름이나 숲길 주변에 위치한 카페는 사계절 모두 관광객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인데요. 

청정 제주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각광 받고 있다. ⓒ김재원
청정 제주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각광 받고 있다. ⓒ김재원

실제 제주지역 커피전문점의 경우 인구 1만 명당 27.8곳이 운영 중으로 카페 밀집도가 매우 큰 상황입니다. 우도의 경우 인구가 1900명에 불과하지만 커피 전문점수는 25개에 달하고, 한경면은 약 9000명에 35개, 안덕면은 약 9600명에 78개나 되는데 이는 제주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입니다. 문제는 늘어나는 카페 숫자와 손님만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여행중 다회용컵을 사용한 관광객이 제주공항에서 설치된 무인 반납기에 컵을 반환하고 있다. ⓒ김재원
여행중 다회용컵을 사용한 관광객이 제주공항에서 설치된 무인 반납기에 컵을 반환하고 있다. ⓒ김재원

지난 9일 ‘플라스틱 제로사회’를 대주제로 열린 ‘2021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문제가 화두였습니다. 연간 약 1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양이 무려 6300만 개에 달하며, 이 때문에 제주도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전국 1위라는 통계가 발표되었는데요. 더욱 심각한 것은 남은 음료들로 인해 컵이 오염되었거나, 재활용할 수 없는 컵이 많아 일회용컵 재활용률이 불과 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는 제주 카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재원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는 제주 카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재원

우후죽순 늘어난 커피전문점과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섬’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된 제주. 

다행히 제주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하고 의미 있는 운동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데요. 먼저 관광지 특성상 일회용컵 사용이 넘치는 제주에서 다회용컵(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사회적기업 '푸른컵'은 제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컵 대여 반납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재원
친환경 사회적기업 '푸른컵'은 제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컵 대여 반납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재원

친환경 스타트업 사회적기업인 ‘푸른컵’은 다회용컵을 대여하고 반납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푸른컵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제주공항에서 텀블러 대여 서비스를 시범 실시했는데 대여된 컵은 총 478개로 하루 평균 16개 정도였습니다. 컵을 빌린 관광객들이 여행 기간 동안 평균 3회씩 일회용컵을 사용했다고 가정해보면 대략 1400개 이상 절감 효과를 본 셈인데요. 

푸른컵에서 운영하는 다회용컵 대여 장소인 '제주용기' 매장. ⓒ김재원
푸른컵에서 운영하는 다회용컵 대여 장소인 '제주용기' 매장. ⓒ김재원

흥미로운 부분은 또 있었습니다. 이 기간 전체 대여자의 72%가 2030세대로 일명 ‘MZ세대(밀레니엄+Z세대,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였고, 설문에 참여한 247명의 만족도가 5점 만점 중 4.6점으로 나타난 점입니다. 또 응답자 중 98%가 재사용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만족감을 느낀 사람들의 86%는 친환경 생활을 실천했다는 보람이 컸다고 답했다는 대목입니다. 어쩌면 여행 기간중 의도치 않게 일회용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느꼈을 마음속 불편함을 해결해 주고, 더 나아가 청정 제주를 함께 지켜 나가자고 동기부여를 해주었던 점이 MZ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인 탁월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되는데요. 

'푸른컵'과 함께하는 제주도내 카페들은 홈페이지(pruncup.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재원
'푸른컵'과 함께하는 제주도내 카페들은 홈페이지(pruncup.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재원

푸른컵은 한 달 동안의 시범운영을 토대로, 대여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참여하는 카페를 확대 및 할인 혜택 등을 보강했습니다. 현재는 제주공항 인근에 위치한 친환경 편집샵 ‘제주용기(오일장서길 23)’와 ‘제주엔젤카(도령로 171-1)’에서 다회용컵 대여·반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여 방법과 절차, 캠페인에 참여하는 카페와 다양한 할인 혜택 등은 홈페이지(pruncup.com)와 인스타그램(@pruncup)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으니 제주로 오기 전에 충분히 검토해보시고 참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제로 웨이스트'와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카페 '플래닛 제주'. ⓒ김재원
'제로 웨이스트'와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카페 '플래닛 제주'. ⓒ김재원

다음으로 청정 제주를 위한 ‘제로 플라스틱’을 선언하는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제주시 연동에 문을 연 ‘플래닛 제주’ 카페는 옥수수 바이오 원료와 사탕수수 섬유질로 만든 PLA(Poly Lactic Acid) 생분해 컵과 빨대, 무표백 크래프트 펄프 포장지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또한 고객 전용 텀블러 세척대 등을 설치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공익적 가치를 공유하는 창구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장 한편에는 더 나은 제주의 환경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소품샵을 마련하여 다양한 업사이클링(Upgrade+Recycling)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카페 매장 한켠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소품샵. ⓒ김재원
카페 매장 한켠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소품샵. ⓒ김재원

또한 플라스틱 없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된 무인 다회용컵 회수기를 설치하고, ‘환경부’와 ‘제주도’, ‘스타벅스’, ‘사회적기업 행복 커넥트’ 등과 함께 ‘에코 제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회용컵 사용 시범 매장인 제주서해안DT점. ⓒ김재원
다회용컵 사용 시범 매장인 제주서해안DT점. ⓒ김재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주도내 스타벅스 매장 중 제주서해안DT점, 제주애월DT점, 제주칠성점, 제주협재점 등 4개 시범매장을 선정해 음료를 다회용컵에만 담아 제공하고 있습니다. 10월에는 제주 전 매장(26곳)을 비롯해 전국 매장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할 예정인데요. 그동안 커피전문점 및 음식점 등에서 보증금이 반환되는 형태로 다회용컵 사용 시스템을 운영한 적은 있으나, 행정기관과 기관 그리고 사회적기업이 상호 협력을 통해 다회용컵 반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전국에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시범 운영 중인 매장에는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없다. ⓒ김재원
시범 운영 중인 매장에는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없다. ⓒ김재원

시범 운영 중인 매장에는 다회용컵이 없는 고객들을 위해 유아용 젖병 소재로도 사용하는 비스페놀 A프리(BPA Free)를 사용한 ‘리유저블컵’을 비치해두었습니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105도까지 변형이 없어 뜨겁거나 차가운 음료 모두 사용 가능한 소재인데요. 음료를 테이크아웃 할 경우, 고객은 리유저블컵 보증금 1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고 음료를 마신뒤 컵을 세척하여 제주공항(3층 2번 게이트앞)이나 시범매장에 비치된 반납기에 돌려주면 보증금은 환급받게 됩니다. 

4개 시범매장에서 사용한 다회용컵은 각 매장과 제주공항에 설치된 반납기에 세척 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김재원
4개 시범매장에서 사용한 다회용컵은 각 매장과 제주공항에 설치된 반납기에 세척 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김재원

마지막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최근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Waste Free Island Jeju, 2030 WFI)’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2030년까지 제주를 자원 순환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폐기물 직매립 금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2020년 대비 30% 이상 감축, 재활용 자원 순환 산업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3대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고 목표를 이루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청정 제주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기에 행정당국의 진정성 있는 제도추진과 도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목표 그 이상의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주도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을 수거함에 넣고 있다. ⓒ김재원
제주도민들이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을 수거함에 넣고 있다. ⓒ김재원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기에, ‘플라스틱 섬’ 제주에 불고 있는 ‘플라스틱 제로’ 운동이 제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을 단순히 한번 쓰고 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라 잘 관리해서 자원화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절제하는 행동의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텐데요.  

이호테우해수욕장에 설치된 캔과 페트병 압축기. ⓒ김재원
이호테우해수욕장에 설치된 캔과 페트병 압축기. ⓒ김재원

‘제로 웨이스트 착한 제주여행’, ‘에코 라이프’는 거창한 규범을 따라야 하는 운동이 아니라 재미있는 트렌드로 여기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주여행과 여러분들의 일상 곳곳에서 지금 바로 시작 가능한 작은 행동이 불러올 커다란 변화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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