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정부와 사회의 아빠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흐름 가운데 수출입은행, 관세청, 통계청, 한국투자공사 등 공직은 민간보다 제도적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쉬운 편이지만 실제 사용자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비례대표) 국회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며 특정 기관의 낮은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지적했다.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인 11개 기관 중 수출입은행, 관세청, 통계청, 한국투자공사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우리나라 평균보다 낮았다. 용 의원은 “민간직장보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훨씬 유리한 공무원사회에서도 남성이 육아휴직을 잘 쓰지 않는다면 내부 조직문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빠 육아휴직을 권장하기 위해 정부는 2014년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를 확대했다. 육아휴직 기간을 3년까지 경력으로 인정한다. 출산휴가 시 업무대행 공무원 지정도 의무화돼 있다. 그럼에도 2017~2020년, 4년간 기재위 피감기관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871명으로 5816명에 달하는 여성 육아휴직자의 1/3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은 모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입은행은 2017부터 4년간 여성 육아휴직은 138명인데 반해 남성은 14명으로 9.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공사는 여성 34명, 남성 2명에 그쳤다. 2020년 관세청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16.1%, 통계청은 15.8%였다. 한국 남성 육아휴직 평균은 24.5%로 이들은 평균에도 못 미친다. 문제는 남성이 없는 기관이 아니라 남성이 많은 남초기관임에도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매우 적다는 것.
11개 기관 전체적으로는 남성 육아휴직자들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7년 17.6%였던 남성 비율은 2020년 29.7%까지 늘었다. 이는 대한민국 평균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4~5% 상회한다.
용 의원은 “지적한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관세청, 통계청은 비율도 낮거니와 개선도 미미하다”면서 “기획재정부, 국세청, 조달청, 한국은행이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수출입은행은 성별 임금 격차 역시 극단적으로 큰 점이 (41.4%)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최고직급 G1의 여성 비율이 2.5%에 그치는 등, 특별히 내부 점검이 필요한 기관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용혜인 의원은 “민간기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해서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개선하고 있는데 여건이 훨씬 나은 공직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개선도 되지 않고 심지어 민간보다 낮은 것은 문제”라면서 “승진과 평판에서 출산과 육아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문화가 있는지 공직사회부터 돌이켜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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