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유튜브 과의존 우려 NO! 아동권리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지켜져야"
"스마트폰, 유튜브 과의존 우려 NO! 아동권리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지켜져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12.0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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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디어에도 어린이보호구역이 필요합니다’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권리옹호 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 강당에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권리옹호 토론회 ‘미디어에도 어린이보호구역이 필요합니다’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 강당에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권리옹호 토론회 ‘미디어에도 어린이보호구역이 필요합니다’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스마트폰, 유튜브, 게임이 디지털 미디어의 전부는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유일한 디지털 기기인 어린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불리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정보를 검색, 탐색, 판별, 활용하고, 사진을 찍어보고 영상을 편집해 보고, 디지털 노트로 글을 쓰고 캘린더로 시간을 관리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게임을 만들어 보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미디어로 소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장하게 됩니다. 이것은 디지털 세계를 살아가야 하는 어린이들이 체계적으로 길러야 할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 능력입니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 강당에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권리옹호 토론회 ‘미디어에도 어린이보호구역이 필요합니다’를 개최했다. 

김웅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디지털 환경과 아동권리’라는 제목으로 제25호 일반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아동권리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여전히 존중되고 보호받고 실현돼야 한다. 미디어에서 아동권리 현황을 살펴보고 아동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 사전에 점검해 예방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정현선 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 소장)는 ‘미디어와 아동권리,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 제25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는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가 ‘미디어에 나타난 아동 혐오 표현의 문제’ ▲김윤아 섭식장애 전문 상담사가 ‘SNS를 통해 확산되는 프로아나’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미디어문화연구실장이 ‘온라인 도박과 청소년’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설규주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배민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자문단, 신지민 한겨레21 기자, 박미숙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청소년사업팀장, 탁동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질서보호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 “디지털 기술 사용…아동에 명료한 입법·정책·프로그램 부족”

정현선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 제25호의 채택을 계기로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입법과 정책 추진 및 사회적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정현선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 제25호의 채택을 계기로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입법과 정책 추진 및 사회적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정현선 교수는 일반 논평 제25호와 관련해, “디지털 환경에서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오프라인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 논평 제25호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를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실제 세상뿐 아니라 온라인 세상에서의 권리를 보호하고 옹호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로서 어린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 디지털 환경이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를 국제 사회에 명확히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미디어 이용에 관한 엇갈린 전문가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만 18개월이 됐든 만 2세가 됐든 그나마 영아기의 미디어 이용 제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통된 의견을 보인다”면서도 “초등학생과 청소년 시기 자녀에게 미디어 이용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스마트폰 이용이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도 있지만 게임 이용을 적절히 하는 청소년들의 학업 성적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영유아 시기로 앞당겨지고 있는 스마트폰, 유튜브, 게임 등 각종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에 대한 노출과 과의존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 어린이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고 조절하기 위한 보호주의적 차원의 부모 교육 등이 특히 강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어린이들이 디지털 환경에 어떻게 적절히 접근하고 디지털 기기와 기술 서비스를 활용해 공평한 기회와 양질의 교육 기회를 얻어야 할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노출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이 무엇이며, 이로부터 어린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등을 명료하게 규정한 구체적인 입법, 정책, 프로그램 등은 부족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 제25호의 채택을 계기로,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자체를 어린이들에 대한 위험 요인으로 바라보고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는 ‘보호주의’보다는 어린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처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위험을 규정하고 이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입법과 정책 추진 및 사회적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SNS 통해 왜곡된 미의식…지나친 다이어트로 거식증까지

배민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자문단은 “왜 ‘~린이’ 라는 표현을 미숙과 불안정의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배민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자문단은 “왜 ‘~린이’ 라는 표현을 미숙과 불안정의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윤아 섭식장애 전문 상담사는 ‘SNS를 통해 확산되는 프로아나(pro+Anorexia, 거식증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극단적으로 마른몸을 찬양하고 지향함)’를 주제로 미디어를 통해 드러난 왜곡된 미의식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아 상담사는 “왜곡된 미의식은 성인이 돼서도 신체 불만족이나 식이장애로 발현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식증은 정신장애 가운데 사망률이 1위.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청소년 질환 중 하나이고, 심할 경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고 우울증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반 친구의 모습도 SNS를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김 상담사는 “다이어트를 하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다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므로 미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필터, 포토샵 등 사실과는 다른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된다고 학습해, 아동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아 상담사는 규제나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해외사례로 이스라엘의 ‘포토샵 사용 규제법’, 프랑스에서는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패션업계 활동 금지, 영국 해시태그 규제 청원 등 규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품 홍보나 보정된 이미지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과 섭식장애는 치료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왜 ‘~린이’ 라는 표현을 미숙과 불안정의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일까?” 

미디어에 나타난 아동 혐오 표현, 어떤 게 있을까. 배민서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자문단은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핫한 화젯거리가 주식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배민서 양은 “‘주린이’라는 표현이 부정적 의미이거나 어리숙하고 미숙하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면서 “처음 정확한 뜻을 알게 됐을 때 당황스러움과 함께 의아했다”고 털어놨다.

배 양은 “왜 ‘~린이’ 라는 표현을 미숙과 불안정의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초보자들과 해당 분야에 미숙한 이들을 지칭하는 표현 중 하나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초딩’, ‘급식충’도 아동을 비하하는 단어로 꼽고 당장 이런 단어들의 사용을 중단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과 편견 등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주린이’와 같은 단어는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고 아동인권에 대해선 더 인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민서 양은 “특히 신문기사나 방송에서 사용되는 표현은 표준어이고, 비하 표현을 없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매체에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스스로 정화할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면 국가기관이 나서야 한다. 잘못된 아동비하 표현 사용은 언론자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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