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아동양육시설에서 36개월 영아들은 드디어 바깥세상을 볼 수 있고, 새로운 또래를 만날 수 있는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는 나이다. 그전까지는 3명의 생활지도원의 보살핌을 받으며 아동양육시설 내에서만 주로 지내고 있다. 주 양육자의 잦은 교체와 양육자 간 서로 다른 양육 방법으로 인해 영아들은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36개월 이전 아동은 아동 2명당 생활지도원 1명, 36개월에서 72개월 아동은 5명당 1명의 생활지도원이 배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일반가정은 부모, 조부모 등의 안정적인 양육자들이 영유아 1명을 보살피지만 아동양육시설에서는 1명의 생활지도원이 2명에서 5명의 영유아를 보살피고 있다.
영아기 시기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양육자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아동양육시설 아동들은 시설에 오는 순간부터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생활하게 된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유아 내적 표상 검사(MSSB) 결과 아동양육시설에서 성장하는 영유아들은 ‘불안’ 수준, ‘회피/위축’ 수준, ‘비조절된 공격성’ 수준이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의 영유아들이 만 18세까지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이 넓은 텅 빈 벌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일 것이다.
아동양육시설 아동의 홀로서기를 위해 첫째,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부모와의 애착 형성 등 부모의 돌봄과 양육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시기, 학업이 제공되는 시기, 자아 형성이 이루어지는 시기까지 영아가 성인이 되어가는 각 생애주기에 따른 발달과업을 잘 이뤄 결핍을 조금이라도 줄여나가야 한다. 언어가 가장 발달하는 시기인 2세에 언어적, 비언어적 자극이 필요하나 그렇지 못하는 경우 아동이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에 이르기까지 언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전문적인 생활지도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영유아를 양육하는 생활지도원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아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아동과 애착관계를 잘 형성해 아동 발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인력 배치를 늘려 1대1 양육을 통해 아동이 심리·정서 발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현재 심리·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시설 아동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부분은 아동양육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의 처우개선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동양육시설의 생활지도원은 체력 및 감정 소모가 많은 직업이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으며, 이는 주 양육자의 잦은 교체로 아동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아동양육시설에는 아동이 문제가 발생할 때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검사 등 선제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심리·정서 종합검사의 경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시설에서는 외부 지원금을 받아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의 종합 심리검사는 필수적이다. 이 검사를 통해 아동의 정서와 기질을 알 수 있게 되며, 양육자인 생활지도원이 아동을 제대로 파악하고 양육의 질을 높여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게 되는 아동은 시설에 맡겨진 순간부터 자립할 때까지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러한 아동들의 자립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사회 전체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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