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흔히 '종아리 혈관이 튀어나오는 병' 정도로 여긴다. 병원 진료를 받는 계기 역시 대부분 혈관이 눈에 띄거나 잦은 부종으로 다리가 굵어 보이는 등 미용상 목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아리 정맥이 망가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치명적 질환이다. 특히 정맥류가 눈으로 보일 땐 이미 2년 정도 지난 시기일 뿐 아니라,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하고 악화되므로 더욱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는 정맥 판막이 손상돼 다리에서 심장으로 되돌아가야 할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즉 역류지점에서 올라가는 혈액과 내려온 혈액이 만나 그 양이 많아져 정맥 내 혈압이 높아지고 점차 혈관을 팽창시켜 정맥류를 만든다.
초기엔 눈에 보이지 않아 부종, 묵직한 통증, 저림, 수면 중 경련, 열감,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다가온다. 관리 및 치료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혈관 압박이 심해져 나뭇잎 그물 같은 핏줄이 밖으로 드러나거나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오게 된다.
더 나빠지면 파랗게 보이던 혈관이 검게 짙어지는데, 이땐 최초 발병부터 3~5년은 경과했다고 봐야 한다. 정맥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안팎으로 전이가 일어난 상태로 피부궤양, 혈관염, 혈전 등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진다.
박일 울산 다린흉부외과의원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아직까지 망가진 정맥을 찾아 제거하는 치료 외에는 근본적인 개선 방법이 없다. 약물 복용, 압박스타킹 등의 보존적 치료는 초기 정맥류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 역할만 한다. 따라서 애초에 정맥류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과 식습관 등으로 정맥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가족력, 직업, 임신, 노화 등으로 발병 확률이 높거나 의심 증상이 있을 땐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초기 증상이 간헐적인 데다 신부전증 등 다른 질환과 유사해 혈관초음파검사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역류 위치 파악이나 하지정맥류 진단이 어렵기 때문. 또 증상이 없어도 정맥 내 판막이 망가진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으로 치료가 쉬워진다”고 전했다.
박일 원장은 “초기 작은 정맥 판막만 손상됐을 땐 혈관경화요법으로 수술 없이 경화제로 혈관을 막아 다른 정맥으로 혈액 흐름을 유도할 수 있다. 시술이 간편하고 증상 개선 및 전이를 막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혈관이 3mm 이상 확장되거나 역류(0.5초 이상)가 심하면 고주파 레이저, 클라리베인 등 정맥폐쇄술로 다리 안쪽 복재정맥 등 뿌리 혈관까지 찾아 폐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걷기, 수영 등 규칙적인 운동으로 종아리 근력을 길러야 한다. 또 심장과 정맥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너무 조이는 옷이나 힐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우나 또는 찜질방, 기름지고 매운 음식, 너무 짠 음식 등도 혈관에 자극을 주므로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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