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는 수학 잘하고 여자아이는 공감 발달? 그런 건 없다"
"남자아이는 수학 잘하고 여자아이는 공감 발달? 그런 건 없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07.20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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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4.0 맘스클래스] 뇌과학 육아 컨설팅 전문가 김보경 박사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수학을 잘하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들보다 공감력이 좋다는 이야기가 사실처럼 떠돈다. 왜? 남녀 두뇌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또, 생후 3년 안에 두뇌가 완성되니 그 전에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발달 자극을 줘야 한다는 말로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각종 인지교육을 부추긴다. 아이의 두뇌발달 적기를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은 여전히 너무 많은 정보공세 속에 갈피를 못잡는다. 

베이비뉴스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베뉴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의 초대손님으로 뇌과학자 엄마 김보경 박사를 초빙해 '우리 아이의 뇌를 깨우는 육아법'에 대해 시청자들과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보경 박사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최근엔 「0-5세 골든 브레인 육아법」을 펴냈다. 현재 뇌과학 교육 컨설턴트 스튜디오B의 소장을 맡고 있다. 김보경 박사가 전하는 아이 두뇌발달법은 무엇일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이 뇌 발달 육아법은 오히려 특별하지 않아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 아이 뇌발달 비법, 단순해서 놓치는 것들 '잘 먹고-잘 놀고-잘 자고' 

뇌과학자 엄마 김보경 박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베뉴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에 출연해 이나영 육아캐스터와 함께 '우리 아이의 뇌를 깨우는 육아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뇌과학자 엄마 김보경 박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베뉴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부모4.0 맘스클래스 유튜브 라이브에 출연해 이나영 육아캐스터와 함께 '우리 아이의 뇌를 깨우는 육아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보경 박사는 우선 "3세 이전에 아이 뇌의 90%가 정해진다"는 속설에 대해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뇌가 50%든, 90%든 결정이 된다고 표현하려면 100%의 상태가 있어야 하는데 뇌는 성인이 돼도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을 '100'이라고 말할 수 없고, 때문에 몇살에 완성된 두뇌가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김보경 박사는 뇌 부피의 측면에서 본다면 만2세에 80%, 만3세에 성인 뇌 대비80~90%까지 뇌가 커지는 건 맞는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크기가 아닌 발달의 90%가 만3세에 완성된다면 성인 대비 90%의 능력을 만3세 아동이 수행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 뇌의 모든 것은 그렇게 일찍 정해지지 않는다는 게 김보경 박사의 말이다.

- 태어날 때 부터 좌뇌형 사람과 우뇌형 사람이 결정된다고 하는데. 보통 좌뇌형은 이성적이고, 우뇌형은 감성적이라고 구분한다. 

"좌뇌와 우뇌는 기능적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좌우과 함께 협력하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일한다. 어떤 사람은 좌뇌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우뇌로 생각한다는 건 비유적 표현에 가깝다. 

- 남자아이들은 수학을 잘 하게 뇌가 타고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자아이들은 공감능력이 좋다고 하고.

"위험한 발언이다. 뇌 구조가 성별따라 다르려면 정말 모양 자체가 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수학은 남자아이들이 더 잘한다는 말은 아이의 재능을 단정하는 말이다. 성별에 따라 능력을 제한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 모유먹은 아이가 분유먹은 아이보다 똑똑하다고 하던데.

"과학적 근거는 어느정도 있는 말이다. 단 이런 연구를 볼때 주의해야 할 건 모유와 분유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 다른 요인을 통제했다는 점이다.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건 모유만이 아니다. 분유로 아이 키우신 부모님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보경 박사가 제안하는 골든 브레인 육아법 6원칙은 잠, 식사, 운동, 놀이, 독서, 올바른 미디어 습관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보경 박사가 제안하는 골든 브레인 육아법 6원칙은 잠, 식사, 운동, 놀이, 독서, 올바른 미디어 습관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보경 박사가 아이의 두뇌발달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잠, 식사, 운동, 놀이, 독서, 그리고 건강한 디지털미디어 습관이다. 아이 키우는 기본만 해도 아이의 두뇌는 정상적으로 자라고, 자라면서 자신만의 잠재력을 드러낸다. 이 여섯가지 중 김보경 박사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건 잠-식사-운동인데 이 셋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뇌가 건강하려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이건 어른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이가 잘 잘 수 있는,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은 충분한 피로도,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가 안정적인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식사다. 뇌를 키우는 걸 농사에 비유했을 때 수면은 땅을 가는 것이고, 식사는 물을 대는 것이라고 김보경 박사는 말한다. 엄마 배 속에서부터 생후 2년까지의 1000일을 두뇌발달 황금기라고 하는데, 이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 편식하는 아이는 두뇌발달이 좀 안될까?

"두뇌발달에 영향을 줄만큼 편식하는 아이는 많이 없다. 현대사회는 오히려 영양결핍보다 과잉이 문제다. 영유아검진에서 정상범위를 따라가고 있다면 편식 때문에 발달이 안된다고 말 할 수 없다. 

아이가 처음 모유나 분유같이 액체를 먹다가 이유식으로 넘어오면서 복잡한 밥상을 눈앞에 놓고, 앉아서 먹어라, 숟가락을 써라, 손으로 먹으면 안된다 같은 많은 지시를 수행하려니 시간이 걸린다. 아이가 식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까진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어른과 함께 식사하면서 즐겁고 편안하게 먹는 걸 배울 수 있게 그 과정을 허락해 줄 것."

- 자기주도 이유식은 꼭 해야 하는지?

"특정 방식이 다른 것보다 월등히 좋다고 결론짓기 어렵지만 다양한 식감을 시도하고 숟가락 사용할 기회를 주는 거, 그리고 고형음식을 일찍 접하는 게 편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스스로 하는 게 중요하다."

김보경 박사는 학습보다 운동을 강조한다. 걷고 뛰는 이 단순한 동작이 유아기 뇌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지론이다. 뇌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뇌가 몸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신체활동을 해야 밥도 잘 먹고, 밤에도 잘 자며 24시간의 균형을 이룬다. 잠-밥-놀이가 뇌발달에 중요하다고 강조한 게 바로 이런 이유다.   

◇ 아이들은 놀며 세상을 배운다...뇌 발달에 좋은 놀이='아이가 원하는 놀이' 

김보경 박사는 아이 두뇌 발달로 놀이와 독서를 강조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보경 박사는 아이 두뇌 발달로 놀이와 독서를 강조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다음은 놀이와 독서다. 아이들의 일상은 모든 게 놀이고, 거기서 세상을 배운다. 이를 닦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은 놀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뇌발달에 좋은 놀이는 뭘까? 답은 명쾌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라"는 것이다. 

- 아직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는데, 어린이집에 보내야 더 다양한 자극을 받고 더 큰 발달을 이뤄낼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다양한 자극으로 이뤄져있다. 아이는 자유롭게 세상을 탐험하며 세상을 이해한다. 어린이집에 안간다고 자극을 안받는 게 아니다. 다만 또래친구를 만날 기회는 적어지겠지만 그건 이웃과 교류하거나 놀이터에서 또래를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면 충분하다."

- 똑같은 놀이만 반복하려고 한다.

"아직 재미가 남아서 그렇다. 좋아하는 놀이를 질리지 않고 한다는 건 아직 배울 게 있다는 점이다. 배울 게 없다면 그 다음 관심사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한번 본 책을 보고 또 보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치다."

-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동화책을 틀어주는데 직접 읽어주는 것과 차이가 많이 날까?

"큰 차이가 있다. 기계는 아이와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가 책을 펼쳐놓고 읽으면 그림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좋아하는 페이지를 찾아가기도 하며 상호작용 한다. 기계는 사람이 읽어주는 걸 100% 대체할 수 없다."

-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노하우는?

"책말고 재미있는 게 아이의 시간을 너무 빼앗아가선 안 된다. 바쁜 아이들은 책 볼 시간이 없다. 사실 독서는 뇌에 편안한 활동이 아니다. 심혈을 기울여 글자를 읽으려면 뇌에 힘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건 아이가 책을 읽을 시간에 여유와 힘이 남아있어야 한단 뜻이다. 미디어 시청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동적으로 보기만 하면 되니까."

마지막으로 김보경 박사는 건강한 미디어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만2세 미만은 미디어 노출을 지양하고, 미취학 아동이라면 1시간 미만으로 시청 시간을 설정하고 지켜야 한다. 아이가 무엇을 보는지 , 연령대에 적합한 콘텐츠를 보는지 부모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요새 유행하는 스마트학습기기에 대해서도 김보경 박사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스마트학습기기로 공부한다면 물론 효과는 있겠으나, 게임처럼 현란한 자극이 만연한 공부를 한다면 스스로 지루한 공부를 할 기회를 방해한다. 정말 이게 아이에게 필요한지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 무엇보다 아이에게 건강한 미디어 시청 습관을 들이고자 한다면 부모 스스로 미디어 사용 습관을 돌아보란 말도 강조했다.

한편, 부모4.0 맘스클래스 라이브는 매월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용인시 아이조아용 설렘박스 지원대상자들도 함께하고 있다. 8월에는 아동심리전문가 박현숙(마인드카페 원장)의 양육코칭 '당신만 육아가 힘든 이유 Q&A'가 진행된다. 맘스클래스 사전신청 후 방송 중 출제되는 퀴즈의 정답을 맞힌 참가자에겐 푸짐한 경품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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