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고 불안한 아이에게 무턱대고 '괜찮아'라고 말하지 마세요"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에게 무턱대고 '괜찮아'라고 말하지 마세요"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09.2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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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4.0 맘스클래스]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전하는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너무 쉽게 울고 짜증내는 아이, 울음이 터지면 쉽게 그치지 않는 아이, 자기 감정조절이 어려운 아이, 떼부림이 심한 아이, 사소한 자극에도 자지러지게 놀라는 아이... 우리가 '예민하다'고 통칭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대개 이렇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안 그래도 힘든 육아가 더욱 고되게 느껴진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냐는 자책과 아이의 예민함이 성인기까지 이어질까 걱정이다. 아이의 예민함은 부모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 부모4.0 맘스클래스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과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진행.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부모4.0 맘스클래스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과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진행.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는 9월 맘스클래스로 '예민한 아이'를 둔 양육자를 위한 강의로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을 초빙해 '서울대 정신과 의사의 육아수업,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QnA'를 마련했다. 최치현 원장은 서울소방심리지원단 부단장으로도 활동하며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우리 아이 왜 그럴까」 등의 책을 펴냈다. 이날 방송에서 최치현 원장은 "예민하다는 것은 신체의 특정 수신기능이 발달했다 것"과 "예민함 속의 아이의 특성을 잘 보고 발달시킨다면 사회생활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22일 2시부터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송출됐으며, 방송 중 출제된 퀴즈를 맞힌 참가자에게는 리안 유모차, 포그내 아기띠 등 푸짐한 육아용품이 선물로 돌아갔다.

◇ 아이의 예민함은 '기질', 안 변한다.. 중요한 건 '양육환경'과 '조절력' 

최치현 원장은 "예민함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양육환경에 따라 이 예민함(수신기능)과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고 후천적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예민함을 재능으로 만들 수 있을까? 최치현 원장이 제시한 방법은 다섯 가지다. 우선 섬세하게 관찰하고 물어봐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자극을 크게 받는지 부모가 알아야 한다. 아이를 예민한 아이, 예민하지 않은 아이로 나누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극을 힘들어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예민함을 느끼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괜찮다고 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깨닫기 전에 어른이 '괜찮다'고 말하면 자신이 뭐가 힘든지 아이는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공감'이다. 공감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는 거다. "엄마가 봤을 땐 불안해할 일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건 공감이 아니다. 최치현 원장은 저서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에서 부모의 공감을 '베이스캠프'로 비유한다. 베이스캠프가 있어야 높은 산에 오를 수 있듯, 부모의 공감이 있어야 아이는 자신의 예민함을 극복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최치현 원장은 '예민함은 기질'이지만 양육환경에 따라 행동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베이비뉴스
최치현 원장은 '예민함은 기질'이지만 양육환경에 따라 행동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베이비뉴스

그 다음으론 단계적으로 예민함을 다룰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촉감에 민감하다면 옷은 좀 넉넉하게, 소리자극을 힘들어한다면 귀마개를 해주는 것이다. 낯선사람에게 다가가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낯선사람 10명이 모인 장소보다 편하게 느끼는친구 두세 명만 초대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세상을 단계적으로 확장해주면 좋다. 같은 맥락에서 불안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데 이땐 부모와 아이가 역할놀이를 하면 된다. 무턱대고 '할 수 있어!'라는 말은 도움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부모가 명확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이가 불안하면 부모도 걱정되듯,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힘들다. 어린이집 등원을 유난히 힘들어하는 아이라면 헤어질 땐 명확하게 헤어지고, 다시만날 때 기쁘게 만나면 된다. 그래야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다음은 실시간 채팅방에 올라온 질문에 최치현 원장의 답을 정리한 내용.

◇ 예민함은 유전일까? 예민한 아이들은 정말 천재일까?

-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숨 넘어갈듯 떼를 쓴다.

"감정은 언젠가 무조건 가라앉는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여기서 전제조건, 더 큰 자극을 주면 안 된다. 달래거나, 억지로 공감하려고 하거나, 판단하려고 하는 것들은 금지다.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 설명해도 늦지않다."

- 신생아 키울 때 작은 소리라도 들려주며 키우면 덜 예민하게 자랄까? 아니면 생활소음 없이 조용히 키워야 할까?

"생활소음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크게 뭔가 애쓰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인 건 푸쉬하되 너무 어려운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자극에 노출시키는 게 필요하다."

- 좀 크면 예민한 기질이 둔감해질까?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양육을 통해 대응하고, 조절력이 변할 수 있다. 조절력이 핵심이다."

- 예민한 아이들은 똑똑하다는데?

"수신기능이 발달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외의 이유는 부차적인 것이다. 감각과 특정기능이 섬세하고 발달할 순 있으나 지능과는 무관하다."

- 예민함은 유전일까? 부부가 모두 예민한데 곧 태어날 아기가 걱정이다.

"본인과 남편이 어디서 예민함을 느끼는지 찾아보고, 그것의 강점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 그런 태도가 새로 태어날 자녀에게 긍정적인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다."

- 예민한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무반응으로 일관할지?

"과하게 아이를 보호하려고 하는 건 아이의 예민함을 증폭할 뿐이다. 부모가 마음을 차분하게 갖고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예민한 아이는 똑똑할까? '인싸'가 될까 '아싸'가 될까? 최치현 원장의 답은?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예민한 아이는 똑똑할까? '인싸'가 될까 '아싸'가 될까? 최치현 원장의 답은?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남편과 나의 양육관이 충돌하는데.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다.

"부부가 양육관을 맞추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개별성이 있다. 엄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좀 들어주는 사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이엑 도움은 된다. 큰 틀은 맞추되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

- 아이 손에 뭐 묻으면 자주 닦아주며 키운다. 이런 모습도 아이를 예민하게 키울까?

"부모가 약간 느긋하게 갈 필요가 있다. 만 2세 아이는 세상을 감각으로 배운다. 던지고, 만지고, 듣고, 보는 것. 감각을 일깨우는 활동을 권한다."

- 태교와 아이의 예민함, 연관이 있을까?

"예민하게 만들지 않는 태교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태교라는 건 산모의 불안을 낮추는 행위다. 개인마다 다르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 예민한 아이는 '인싸'가 될까? '아싸'가 될까?

"예민함은 인싸와 아싸와 무관하다. 사람을 대하는 예민함도 종류가 있다. 관계성에 예민해서 파티에 온 친구들의 자리 배치까지 예민하게 들여다볼줄 아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 자체를 피하는 아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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