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치킨 브랜드 BHC가 지난해 12월 29일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렸다. BHC의 인기메뉴 뿌링클은 1만 8000원에서 2만 1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BHC측은 인건비, 수수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공개한 BHC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정'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BHC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액은 연평균 16.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동기간 연평균 30.1%로 타 브랜드 및 타 업종에 비해 유난히 높다는 게 한국소비자단체협의의 분석이다. 순 이익률 역시 5년간 연평균 23.0%.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매출원가율은 2021년 58.3%에서 2022년 62.3%로 소폭 상승한 바 있지만, 2018년 대비 2022년의 매출원가 상승률은 약 5.7%인 반면, 순이익률은 약 31.8%나 상승했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BHC의 주장인 원가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 이유는 타당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협의회에 따르면 BHC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평균 8.8% 인상했다. 협의회는 "업체는 21년 12월 제품 가격 인상 시에도 먼저 원부자재 가격을 인상하고, 곧이어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즉, 가맹점의 수익악화 문제를 거론하며 소비자가를 인상하면서 가맹점에 제공하는 공급가격도 인상한 것으로, 치킨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 부담을 안아야 하는 가맹점에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점인 교촌치킨, BHC, BBQ의 후라이드 기본 메뉴 가격은 약 2만원대로 동일했다. 위 매출액 상위 치킨 프랜차이즈점들은 몇몇 시그니처 메뉴들을 제외하고 대체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가격 경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태들에 대해 소비자는 이미 수차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변화를 볼 때 치킨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의 주요 외식 메뉴 중 하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킨(외식)물가는 2022년 전년 대비 9.4% 상승하고 2023년에도 5.1%나 올랐다. 교촌치킨은 올해 4월 가격 인상 이후 전년 동기간에 비해 2023년 상반기의 매출이 15.6% 줄었다고 한다. 소비자들은‘가성비 치킨’을 찾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의 치킨을 대안으로 구매하고 있다. 이는 2만원 대의 치킨 프랜차이즈점에 보내는 소비자의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BHC는 가맹점의 수익 악화를 빌미로 가격을 올리고 있으나 실제 가맹점의 수익을 위한다면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을 완화시키고 치킨 가격 인상으로 구매를 외면했던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더 합리적 결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는 "BHC의 치킨 가격 인상에 유감을 표하며, 업계 대표 주자로서 BHC가 현 가격 인상 철회와 가맹점과의 상생을 고려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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