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있는 부모 되려면,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할 줄 알아야"
"권위 있는 부모 되려면,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할 줄 알아야"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4.03.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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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권위주의적 부모가 아니라 권위 있는 부모가 되는 법

‘부모와 자식 간의 역할 전도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권위주의자가 아니라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의 아동 정신의학자인 프레데릭 코크만이 한 말이다. 이 말은 부모가 강압적인 방식으로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권위주의자(Authoritarian)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권위주의자가 아닌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힘, 즉 권위 있는(Authoritative) 부모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권위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부모의 지시에 한 번에 반응하는 경우는 잘 없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반응할 때까지 지시를 반복하거나 언성을 높인다. 심지어 엄격한 톤으로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지시할 경우, 권위 있는 부모는 권위주의적 부모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권위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할 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권위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지시할 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 적절한 타이밍 찾기

아이는 선택적 듣기를 좋아한다. 즉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듣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뭔가 재미있는 일에 몰두해 있을 때, 부모의 지시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 순간에는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일이 더 재미있기에 부모의 지시는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따라서, 뭔가 지시할 때는 아이가 지시를 따를 수 있는 상황인지 미리 살피는 것이 좋다. 지시할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잠이 들려는 찰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지시를 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 한 번에 한 가지씩 하기

지시는 가능하면 한 번에 한 가지씩 한다. ‘공룡은 바구니에 넣고, 퍼즐은 오른쪽 상자에 넣고, 크레용은 방에 가져다 놓아라’와 같이 복잡한 일을 한꺼번에 요구하면 아이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아이는 쉽게 좌절감을 느끼고 부모의 말을 아예 안 들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지시사항을 한 번에 쏟아내지 말고 한 번에 한 가지씩 지시한다. 그렇게 했을 때 아이 스스로 복잡한 일을 단계로 나눠 실행할 수 있고, 순차적으로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할 수 있다.

◇ 명확하게 전달하기

지시는 명확해야 한다. ‘네가 할 일은 알아서 해야지’, ‘유치원 갈 준비 해’, ‘방 좀 치워’와 같은 표현은 추상적이다. 아이는 부모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면서도 그것을 행동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보다는 구체적인 말로 ‘손 씻고 밥 먹어’, ‘유치원 가기 전에 양치해야지’, ‘책상 위의 동화책은 책꽂이에 꽂아라’와 같이 행동 하나하나를 지시해 주는 것이 좋다. 숫자로 선명하게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빨리 준비해’ 보다는 ‘준비할 시간 5분 남았어’, ‘시간 다 됐어’보다는 ‘5분 지나면 스마트폰 그만 보는 거야’, ‘빨리 자’보다는 ‘지금 10시야’라고 말할 수 있다.

◇ 부탁이 아닌 지시하기

부탁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거야.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면 속상해.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줄래?’라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면 부탁이 된다. 이 말에는 부모의 감정, 욕구, 제안이 개입되어 있다. 그래서 지시가 모호해졌다. 이같이 부탁처럼 말하면, 아이는 지시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이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시의 핵심은 아이가 꼭 해야 하는 일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돼’라고 말함과 동시에 아이와 함께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지시대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은 직접 지시에 해당한다. 직접 지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표현 방식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칙 등을 알려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번 직접 지시를 사용하면, 아이는 부모가 억압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시하기 전에 꼭 지시할만한 일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은 지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시사항이 많으면 오히려 간섭이 될 수 있다. 아이가 부모의 지시를 잘 따랐을 때는 칭찬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했을 때 아이는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어떤 일이든 혼자 알아서 척척 해낼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의사소통 관련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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