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6~7년 전쯤 세계여행신문에서 기자로 있을 때, 갑자기 특종이 생겼다면서 허니문 관련한 인터넷 카페를 조사해 봐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용은 이랬다. 허니문으로 꽤 이름을 높인 인터넷 카페 매니저가 수억원의 여행비를 받고 도망가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결혼을 앞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로 바로 그 주에 결혼식이 있었던 사람들은 당장 허니문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 당시 피해 보상은 받기 쉽지 않았고, 물론 여행사를 운영했던 그 카페 매니저도 쉽게 잡지 못했다. 다신 이런 사건은 없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표했었다.
근데 이런 대규모의 사태가 2~3년에 한번씩 꼭 일어나고, 매년 허니문 여행사가 부도나서 허니문을 떠나려던 사람들이 발을 동동구른다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여행사들과 여행협회들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작고 큰 수많은 여행사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모든 여행사의 부도를 막거나, 또는 계획하고 돈을 받고 도망가는 사람들은 모두 막을 순 없다.
결국 소비자가 조심해야 하는데, 여행사를 고를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허니문 여행사에 사기 또는 여행사 부도를 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의 허니문 여행사 상품을 찾다가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금까지 여행사 부도 사건 중 일부는 부도를 계획하고 냈고, 그 전에 이미 고객들의 돈을 챙겨 도망간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렇게 계획적인 경우 단기간에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격 프로모션'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글 서두에서 이야기했듯 인터넷 카페를 이용한 많은 사람들이 기존 여행사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저렴한 가격'을 포기해야 한단말인가? 그건 아니다. 다만 자신이 생각하는 리조트나 목적지가 가격대가 높은 곳이라면 '저렴한 가격'이 아닌 '적당한 가격'의 상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토 허니무너들이 찾는 고급 리조트들은 1박에 꽤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요금을 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행사들 상품을 살펴보면 정규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과 리조트 그리고 관광 등을 섞어 상품을 구성하며, 실제로 개인이 호텔을 예약하는 것보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내놓은 상품의 호텔가격이 더 낮게 책정돼 있다. 하지만 호텔에서 크게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비슷한 가격대의 상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어떤 여행사가 타 여행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가격대 상품을 내놓는다면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가격과 함께 중요한 건 여행사가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여행사는 사업자 신고를 할 때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이다. 그리고 꼭 '보증보험'이란 걸 가입해야 한다. 보험의 종류도 몇가지 있는데, 많이 가입한 것이 아닌 보험 기간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거 대형 여행사가 부도가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험을 통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도 했다.
위 두 가지가 가장 기본 사항이며, 세 번째로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여행사와 자주 통화를 하면서 예약 후에 호텔에 예약확인, 항공사에 항공권 예약확인 등을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여행 패키지 가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내에 영업지점이 있기 때문에 확인할 방법은 많다. 인터넷이 발달돼 있긴 하지만 직접 여행사를 방문하는 것도 마지막 확인 작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꽤 후기가 많은 대형 인터넷 카페들이 몇 년간 영업을 잘 하다가 갑자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카페보다는 여행사를 직접 찾는 걸 추천한다. 단 한 번 뿐인 허니문이기 때문이다.
사기 사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지만 또 한편으로 수많은 여행사들도 피해를 봤다. 작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정보를 찾고, 상품을 구성하며 고객을 응대한 여행사들이 부정적인 시각의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여행사뿐만 아니라 해외 각 현지에서 일하는 가이드들도 이런 부도, 사기 등에 피해를 봤다.
부정적인 시각과 서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을 찾는 고객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보다 안전한 장치들이 더욱 마련돼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영은 과거 항공사와 여행사, 관광청들이 보는 여행 관련 전문지 취재부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문유학 및 어학연수 업체인 유학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전문지에서 경험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그리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uhakcompany)를 통해 더욱 많은 칼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