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포털 카페 중 가장 많은 질문이 올라오고,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임신육아 카페다. 임신을 하게 되면 온갖 것이 궁금해진다. 마시는 물, 커피, 각종 음식에서부터 입는 옷, 바르는 화장품, 공기까지 태아에게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제일병원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센터장 한정열, www.mothersafe.or.kr)의 도움말을 통해 임신 중 방사선 검사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답을 찾아봤다.
◇ 방사선 종류 등에 따라 위험도 달라
임신 중 방사선의 영향은 ▲방사선의 종류 ▲방사선의 양 ▲노출 당시 태아의 발달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방사선은 이온화 방사선과 비이온화 방사선으로 나뉘는데 이온화 방사선의 종류로는 엑스선과 감마선과 같은 광자(photon)와 알파선, 베타선이 있다. 임신 중 이온화 방사선에 노출되면 태아 기형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빠르게 분화 과정을 겪고 있는 미분화원시세포의 경우에는 손상에 민감하다.
비이온화 방사선은 이온화 방사선을 만드는데 필요한 양보다 적은 에너지를 갖는 방사선으로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레이저, UV 등이 있는데 레이저나 UV는 자궁내 태아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일반적인 방사선 양, 기형에 영향 미치지 않아
생명체가 착상되기 전인 착상전기(보통 수정 후 0~8일 사이)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기 보단 생명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줘 대부분 유산된다. 또 암 등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고용량의 방사선 양인 360~500래드(rads) 정도에 노출됐을 때도 유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착상전기에서 배아기인 수정후 9~50일 사이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산되진 않지만 선천성 기형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50래드를 초과하는 양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
소두증(Microcephaly)의 경우 10래드 이상의 양에서 기형이 증가하고 지적장애(Mental retardation)의 경우 16~25주에 비해 8~15주 때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이 4배 정도 더 위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장장애(Growth retardation)의 경우 배아기에 가장 민감하고 약 10래드 이상일 때 기형이 발생한다. 1래드는 1000밀리래드(mrads)이다.
검사 종류 |
방사선 양(mrads) |
치과 x-ray |
0 |
단순 흉부 방사선촬영 |
1 |
단순 요추 방사선촬영 |
720 |
복부 혈관조영촬영 |
2500 |
폐 스캔(핵의학검사) |
30 |
뼈 스캔(핵의학검사) |
600 |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
800 |
◇ 방사선 노출됐다고 무조건 중절하지 말아야
방사선 검사를 했다고 무조건 임신중절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방사선에 의한 것이 아니어도 선천성 기형은 모든 태아의 4~6%에서 발생할 수 있고 10래드 미만의 방사선 양은 태아에게 매우 적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
예를 들어 2래드의 노출에 따른 백혈병의 발생률은 1/2000으로 이러한 위험률은 백혈병이 있는 형제에서 백혈병이 발생할 확률인 1/720보다 훨씬 적다. 또 암발생과 방사선 노출의 관계를 보면 엄마의 자궁 내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후 어린 시절과 성인이 돼서 암에 걸릴 확률은 10세 이전에 방사선에 노출된 군과 비교해 비슷하다. 10세 이전에 방사선에 노출된 군의 암 발생 위험률은 전체 인구의 암발생률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양을 정하기란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기형이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 양은 10래드 정도이고 통상 5래드 미만의 양은 임신의 다른 위험요소와 비교했을 때 그 위험도는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진단 목적의 방사선 노출이 임신중절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