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유니세프(UNICEF)의 협력 기구이며 전 세계 24개 모유수유권장운동 기구들의 협의체인 세계모유수유연맹(WABA)이 1992년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는 모유수유를 격려하고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 교육, 이벤트 등이 펼쳐진다.
이를 기념하고 모유수유를 장려하기 위한 행사가 국내에서도 열렸다. 육아방송 등 모유수유 권장에 뜻을 모은 단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모유수유넷(회장 조애진)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젖먹이는 엄마를 맞춤형으로 돕자’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2013년 세계모유수유주간(WBW) 기념식’을 개최했다.
조애진 한국모유수유넷 회장(육아방송 이사장)은 “흔히 혈통을 이어간다는 말을 하는데 사람의 피와 모유는 성분이 거의 흡사하다. 모유에는 아기의 면역력과 IQ를 높이는 성분과 정서를 순화시키는 성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소가 들어있다. 이것이 바로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모유수유율이 낮아지는 것은 고령산모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들었다"면서 "결국 젊은 사람들이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유수유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모유가 분유보다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모유 수유률을 높이기 위해선 여러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특히 수유할 공간이 없어 화장실에서 수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에서도 모유수유를 하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모유수유 홍보대사에 가수 김혜연 씨 위촉
지난 2008년 8월 출범한 한국모유수유넷에는 12개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육아방송 외에도 대한모유수유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대한신생아학회, 대한조산협회, 대한주산의학회, 모체태아의학회, 부모자녀건강학회, (사)소비자시민모임, 아동간호학회, 여성건강간호협회 등 여성과 아기의 건강을 위해 모유수유를 적극 지지하는 단체들이다.
모유수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단체들이 모인 곳이기에 한국모유수유넷은 출범 이후 약 5년 동안 줄곧 모유수유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모유수유 관련 세미나와 교육 등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앞으로 1년간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될 제5대 한국모유수유 홍보대사로 가수 김혜연(43) 씨가 위촉됐다. 김혜연 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바쁘게 여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현재 12세, 10세 된 두 딸과 5세, 생후 19개월 된 두 아들을 모두 모유를 먹여 키웠다. 한국모유수유넷은 이를 인정해 김혜연 씨를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 “힘든 여건에서도 모유수유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날 기념식에서는 육아방송과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가 공동주최하고 보건복지부, 한국모유수유넷이 후원한 '나의 모유수유성공기 수기공모전'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도 마련됐다. 이번 공모전은 2013년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올바른 모유수유 방법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육아방송과 베이비뉴스가 특별히 마련한 것이다.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306편의 작품이 응모됐고,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등 본상 12명, 참가상 100명 등 총 112명의 수상자를 가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않은 이규인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잦은 출혈과 조산기가 찾아와 난산 끝에 첫째 아기를 자연분만한 이규인 씨는 함몰유두로 인해 젖을 먹이기 어려워 컵수유를 하면서 24시간 아기를 돌보며 모유수유를 했다. 이후 둘째 딸아이를 낳은 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온몸에 마비 증세가 왔지만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과감히 약을 끊고 누워서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그 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 씨는 “함몰유두에 젖몸살로 모유수유를 하기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남편이 마사지도 해주고 모유수유에 좋은 음식을 사오는 등 도와줘서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며 “둘째 아이 땐 디스크로 몸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모유로 아기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울며 버틴 것 같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아기들을 모유수유로 키운 덕에 상을 받게 돼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 씨에게는 육아방송에서 전하는 모유수유 성공축하금 150만 원과 50만 원 상당의 육아용품이 지급된다. 또한 금상을 수상한 황경주 씨에게는 베이비뉴스에서 전하는 양육지원금 100만 원이, 은상을 수상한 전은선 씨와 용은진 씨에게는 페도라 유모차가, 동상을 수상한 심지선, 김보균, 박주향, 우지선, 구소라 씨에게는 기저귀세트가, 장려상을 수상한 장지애, 전민연, 김진숙 씨에게는 알집매트가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