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 다둥이맘 워킹맘이 되다!
4남매 다둥이맘 워킹맘이 되다!
  • 칼럼니스트 원혜진
  • 승인 2013.10.24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연재] 우리집 보물 넷, 사람 만들기

 

지난 3월 넷째아이의 두 돌이 지나자마자 나는 워킹맘이 되었다. 첫째 둘째가 학교를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으니, 큰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홈스쿨을 시작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어서, 이 기간 동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재취업이라는 게 그리 쉽지는 않았다. 내가 했었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해야 하겠고, 아이들이 등원한 후 출근하고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에는 나도 안정적으로 퇴근을 해야 했다. 그러다 운 좋게도, 아는 분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부설 공부방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셋째와 넷째는 어린이집을 옮겨서 나와 함께 퇴근하고, 첫째와 둘째는 삼일은 피아노 이틀은 수영으로 시간표를 짰다. 7시 반 첫째와 둘째가 등교한 후, 9시에 셋째와 넷째가 등원하고, 나는 오전시간에 집안일을 하고, 12시까지 출근한다.

 

피아노와 수영을 마친 첫째둘째와 어린이집에서 놀던 셋째넷째를 모두 데리고 퇴근하면 6시반. 퇴근하자마자 저녁식사하고 숙제가 있는지 봐주고 씻고 자기 바쁘다. 책 한권 읽어주지 못하고 재우는 날도 부지기수. 숙제나 준비물을 못 챙겨주는 날도 허다하다. 아침에 운동은커녕, 청소에 식사준비나 간신히 하면 다행. 오후에는 지쳐서 아이들과 함께 씻고 함께 잠자리에 든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요 녀석들 보며 힘을 낸다. 내 삶의 비타민, 개구쟁이 4남매! ⓒ원혜진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요 녀석들 보며 힘을 낸다. 내 삶의 비타민, 개구쟁이 4남매! ⓒ원혜진

 

취직하기 전에도 나는, 아이 넷을 키우기 정말 힘들다 힘들다, 그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더랬다. 그런데 일의 절대량이 갑절로 늘어난 지금. 이젠, 그 시절이 그립다. 아이들 보내놓고 여유 있게(그 당시에는 그리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집안일을 하고 장을 보거나 쇼핑을 하던 시간, 울적할 때면 동생과 맛집을 찾아 점심을 먹으러 다니던 시간, 아이들을 늦게 보내거나 일찍 데려와 놀러 다니던 시간들. 몸이 힘들면 그냥 집에서 집안일도 안 하고 뒹굴거리던 시간들.

 

이젠 아이가 아파도 퇴근 후 병원에 가는 수밖에는 없고, 데리고 있을 수가 없으니 무조건 어린이집에 함께 출근하는 수밖에 없다. 평일 오후에는 친구 생일이나 좋은 공연이 있어도 갈 수 없고, 주말에 놀러 다니는 것도 사실 무척 부담스럽다.

 

전업맘일 때는 집에 있는 게 답답하고 아이들에게 치이는 게 싫었다. 나도 배울 만큼 배웠는데 나가 일하고 싶다 노래를 불렀었다. 마이너스 통장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내 탓인 양 속상하고, 남편과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주말에 어쩌다 남편이 낮잠을 자면, 그게 너무 보기 싫고, 나들이 못가는 것이 속상했었다.

 

이제는, 주말이면 그저 늘어져 있는 게 정말 달콤하다. 남편이 조금씩 이해가 되는 시점이다. 뭐 그렇게 대단한 직장은 아니지만 밖에서 시달린 후 돌아온 나에게 집은 휴식공간이니까, 남편도 그러했으리라.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 놀아주고 씻겨주고 집안일까지 도와주는 것이, 나에겐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남편에겐 최선이었다는 것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일을 시작한 후, 6개월 정도 지나니 조금 정신을 차린 듯싶다.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 이제 좀 알겠다. 바쁘지만 아이들 잘 챙겨 먹이고, 바쁘지만 책도 한권씩 읽어주어야지.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에게 응원 보내고 싶다. 힘들고 어려운 그 자리에서! 모두들 잘 살아내시길!!!

 

*칼럼니스트 원혜진은 3남 1녀(04년, 06년, 08년, 11년생)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논술강사로 일해왔으며, 한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홈스쿨하며 전업주부로 근무(?)하다가, 동네 작은 공부방에 취직하며 워킹맘이 되었다. 큰아이가 작은 시골 분교를 졸업한 후 다시 홈스쿨을 할 그 날을 꿈꾸며, 네 아이들과 열두 명의 학생들과 책 읽고 수다떨고 고무줄 놀이하는, 철없는 엄마이자 버럭 선생님.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