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건강을 위해서는 몸에 좋은 것을 챙기기보다 해로운 것을 차단하는 게 우선이다. 약물 복용에 대해서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몸에 좋은 약을 챙겨 먹기보단 일단 해로운 약을 걸러내고 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임신 준비기간이나 임신 중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개정판으로 나온 '베이비 플랜'에서 임신 전부터 알아둬야 할 약물 복용에 대해 정리했다.
Q. 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너무 많이 먹었습니다.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진통제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A. 임신 초기라도 며칠 복용한 감기약, 항생제 등이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거의 없다.
Q. 임신 계획 중인데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어 11년째 ‘메티마졸’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임신하면 약을 바꿔야 하나요?
A. 메티마졸은 태반을 통과하는 약물로 소량은 괜찮지만 고용량일 경우 가끔 태아 기형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다. 고용량을 복용한다면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임신 전과 임신 중에는 PTU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Q. 남편이 당뇨가 있어 약을 복용 중인데 이게 임신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A. 약을 복용하는 것이 낫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건강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약은 가능한 경구용보다는 인슐린 등의 주사약을 권한다.
Q. 임신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남편이 대상포진 약을 복용했어요.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5일 복용하고 연고도 발랐습니다. 임신을 미뤄야 할까요?
A. 일반적으로 5일 정도의 투약은 괜찮은 것으로 본다. 더욱이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히스타민제 등은 임신부에게도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는 약제다.
Q. 류머티즘 때문에 ‘엔브렐’이라는 약제를 10개월 정도 맞고 있습니다. 주사를 맞는 중에 임신이 되면 아기가 기형아가 될 수도 있나요?
A. 엔브렐은 강력한 항류머티즘 약제이지만 다행히 임신 중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약제로 분류되고 있다. 임신 중 안정성 평가는 미국 FDA 분류와 호주 ADEC 분류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두 분류에서 모두 C그룹 이하로 분류된다.
Q. 임신 준비 중인데 남편이 무좀약 발라도 될까요?
A. 복용하는 약은 문제가 될 수 있어도 바르는 무좀약은 부분적이라 신체에 흡수되더라도 극소량이다.
Q. 남편이 원형탈모 때문에 바르는 약과 주사를 맞았습니다. 언제쯤 임신 시도를 해도 되나요?
A. 남편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있다면 마지막 주사 후 적어도 2~3개월 이후에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몸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 그리고 원형탈모는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 스트레스가 많아 보인다면 3~6개월 여유를 두고 부부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후에 임신하기를 권한다.
Q. 남편이 B형간염이라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어요. 간 때문에 한약도 못 먹는데 엽산이나 비타민은 먹어도 괜찮은지, 남편의 병 때문에 자연임신이 어려운 건지 궁금합니다. 또 아기가 태어나면 남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나요?
A. 종합비타민제와 엽산은 먹어도 되고, B형간염이 임신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감염 위험성이 있으니 출산 직후 아기에게 면역글로불린으로 형성된 예방주사를 놓는다. 일단 예방주사를 맞으면 안심할 수 있지만 가능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Q.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어 골반 통증이 있습니다. 통증이 잦아들면 임신하려고 하는데 ‘소론도정’ 0.5정을 하루 한 번씩 복용하라고 합니다. 임신 준비 기간에 이 약을 복용해도 괜찮을까요?
A. 소론도정은 스테로이드 제제이므로 임신 준비 과정이나 임신 중에 사용하면 좋지 않은 약제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 같이 자가면역성 질환의 경우 태반형성 혈관이 일찍 막히게 되므로 약제를 사용하는 편이 더 이익이다. 그리고 0.5정은 최소 용량이니 안심할 것.
Q. 자궁 성형수술을 받고 임신 시도 중입니다. 습관성 유산도 있어서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를 장기 복용해도 되나요?
A. 임신이 확인되면 일단 병원을 방문해 항인지질 항체 검사 등을 해보고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임신 직후부터 임신 약 8개월까지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Q. 임신 계획 중인데 아토피가 심해져 ‘히드로코르티손’ 1% 연고를 발랐습니다. 임신 후에도 증상이 심하면 조금씩 발라도 괜찮나요?
A. 코르티손은 스테로이드 제제이므로 과량 사용은 금물이다. 피부 전체에 바를 정도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부분적으로 바르는 것은 안전하다.
Q. 임신 전 복용하던 약이 있다면 언제까지 끊어야 할까요?
A. 원칙적으로 치료 약제는 임신 중에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일부 갑상선 약제 등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 전 기간을 기준으로 약 3개월 전에 끊는 것이 가장 좋고, 적어도 1개월 전부터는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여성은 1개월 전, 남성은 3개월 전에 끊는 것이 원칙이다.
Q. 임신 6주째입니다. 손을 베어서 20일 정도 후시딘 연고를 발라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A. 후시딘은 바르는 항생제로 분류된다. 임신 초기지만 며칠 정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없다. 참고로 대부분 항생제는 C그룹에 속하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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