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아빠 육아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아빠 육아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4.01.0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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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양육에 적극적이면 모두가 행복해져요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한 밤 중에 아기가 그렇게 울어도 일어나지 않는, 아니 잠에서 깨지도 않는 남편.

아내를 도와 아이를 챙긴답시고 이것저것 하지만 오히려 일을 더 벌여놓는 남편.

전업주부인 아내가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랑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편.

집에 와서 아이와 놀아줄 생각은 안하고 컴퓨터로 게임이나 하는 남편.

회사 회식이나 온갖 모임을 핑계 삼아 아이들이 모두 잠자리에 든 이후에 들어오는 남편.

 

아내들이 답답해하는 남편의 이런 모습은 남성이 아빠로서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와 제도, 그리고 어린 시절의 경험과 잘못된 고정관념이 만들어 놓은 최악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엄마가 아빠보다 우월한 양육자가 되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 때문은 아니다. 바로 사회적 차이, 즉 경험과 학습 때문이다. 비록 엄마가 아기를 낳긴 하지만, 이것이 엄마가 아기의 양육을 전적으로 담당해야 할 유일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부부 모두 생물학적 변화를 거쳐서 부모가 될 준비를 한다. 양육자가 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금의 아빠들은 산업화 시대의 전형적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육은 엄마(아내)의 몫이라고 배웠다. 이렇다 보니 생물학적 준비를 마쳤을 뿐 아니라 아기에 대한 민감성이 아내 못지않게 충분함에도 양육을 배우거나 관심을 가질 기회조차 없었다. 남성 중심, 직장 중심의 문화가 이 왜곡을 더욱 심화시켰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가정에서 아빠로서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지원과 인식이 변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그러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10년 6월 개정된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배우자가 출산하면 남편도 3일의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고, 만 6세 이하 자녀를 뒀다면 자녀가 초등학교에 취학하기 전까지 1년 이내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휴직기간 급여는 출산 전 임금의 40%로 최저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 육아 휴직자가 2009년 502명에서 2010년 819명으로 1.63배 증가했다고 한다. 2001년 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4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라고 한다.

 

물론 여전히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위해서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하면 직장의 상사나 동료는 물론 가족과 친인척들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우리 주변에는 산업화 시대에 자녀를 키웠던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정답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 사회를 단번에 뜯어 고칠 수는 없겠지만 각 가정에서는 시도해볼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부족하게 보여도 양육의 기회를 주고 좋은 아빠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아기를 혼자 낳은 것도 아닌데 왜 남편이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지 않는가? 물론 부족하더라도 남편이 아빠로 변신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당연히 남편도 노력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육아에 관심을 갖고 배워야 한다. 풍족한 경제적 상황은 아빠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이 될 수 없다. 아빠가 자기를 위해 돈을 버느라 밤늦게 들어오는 상황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아이는 아빠의 지갑보다는 아빠와의 즐거운 놀이에 더욱 기뻐한다. 아빠의 양육 참여는 아이에게 당장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혜택, 그 시기를 놓치면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혜택을 아이에게 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아빠가 양육에 적극적이면 아내의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고 부부 관계를 돈독하게 하며,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아빠 자신도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아빠가 자녀 양육에 무관심해 이처럼 많은 이득과 혜택을 놓친다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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