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우리 동네 좀 고쳐주세요 - 가고 싶은 유모차, 갈 수 없는 우리 동네
김철민 안산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와동에 사는 29살 18개월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안산에 산지 5년 정도인데, 안산은 참 살기 좋은 곳인 거 같아요. 살면 살수록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안산 도로정비와 공원조성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안산 시청에서는 24시간 민원 해결도 가능하고, 이렇게 좋은 동네가 얼마나 많을까요?
하지만 어린이와 아이에 대한 복지가 조금 부족한 곳이 안산이 아닐까란 생각도 좀 들어요. 타 지역은 자녀가 출생 시 출산장려로 주는 선물과 출산장려금 등 정말 많은 혜택이 있지만, 안산은 아이가 많다는 이유로 특별한 혜택도, 출산 장려금도 셋째부터에, 많지 않은 게 사실이죠.
아이를 키우기 전엔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너무 많은 것들이 불편한 곳이 안산이었습니다. 이 점을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안산 전철역은 계단이 너무 높고 가파르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유모차를 들고 타기엔 불편한 구조죠.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전철을 한번 타러 나가려고 하는 것부터 모든 것이 도전의 연속입니다.
첫 번째는 아이를 데리고 전철역까지 나가는 방법 선택이죠. 유모차를 끌고 버스를 탄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에요. 그렇다고 일반 택시에서 유모차를 실어주는 곳도 적고, 디럭스 유모차의 경우엔 택시에 실리지도 않아요. 콜 밴에는 실리기는 하지만, 공단 이외에 일반 가정주택단지에는 잘 오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유모차를 끌고 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또 많은 미션이 주어져 있죠. 초지역 같은 경우엔 지하도를 지나가야 역이 나오는데, 그 역에 가기 위한 지하보도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엘리베이터도 없습니다.
오직 엄마의 튼튼한 두 팔과 두 다리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어요. 아이를 안고 10~11kg의 유모차를 안고 10kg 전후의 아이를 안고 내발조차 보이지 않는 계단을 아슬아슬 내려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계십니까?
아이를 데리고 4호선에 있는 서울대공원에 한번 가기위해서 많은 엄마들이 유모차를 포기하고 아이를 업고 아기를 안고 가고 있는데, 아이를 위해 조금만 개선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
그리고 안산은 차량이 있으면 정말 편한 곳이지만 버스 노선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돌아가는 곳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자주 걸어 다니게 되는데요.
그리고 또 안산은 1가구에 두 대의 자동차가 있는 건 기본인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항상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그 부족한 주차 공간 때문인지 갓길에 주차되어있는 자동차들 때문에 아이와 엄마들은 차도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길가 옆에 주차한 거지만 불법주차가 아니라서 견인할 수 없다는 갓길주차. 그 갓길 주차로 인해 차가 인도에까지 올라와서 엄마들은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를 끌면서 차도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공원 조성이요? 정말 잘 되어 있죠. 하지만 그 공원을 가기위해서 엄마들이 도로로 내몰리고 있다면 아무리 잘 된 공원 조성이 무색해 지지 않을까요?
아이를 데리고 장을 보러 유모차를 끌고 나와도 항상 힘든 일 투성이입니다. 너무 높은 횡단보도 턱, 유모차 바퀴로는 지나다닐 수 없거나 너무 높아서 유모차에 있는 아이가 많이 흔들리거나, 유모차 째로 들고 올라가야하는데 너무 힘들어요.
자전거 도로는 코스도 너무 잘 짜져있고, 길도 잘 정비 되어있는데, 자전거 도로를 제외한곳은 너무 인도 턱이 높거나 인도 턱이 가파르거나, 지표면 상태가 울퉁불퉁해서 유모차 끌고 다니기 쉽지 않아요. 특히 사거리의 경우 음식점이나 자동차가 주차되는 주차공간이 있을 경우, 또 다시 도로위로 유모차와 엄마들은 길을 내몰린답니다.
안산시장님 힘든 건 알겠지만, 보도블록 뜯어내고 다시 까는 비용을 조금 줄여서 인도를 조금만 더 넓혀 주실 수는 없나요? 조금 더 공용주차장을 만들어 주실 수는 없나요? 그게 힘든 일이라면 횡단보도에서 인도로 넘어가는 높은 턱을 없애 주실 수는 없나요?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는 건 가족과 함께 지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곳에 가기위해 힘들다면 잘 조성된 공원이 무슨 소용일까요?
조금만 더 아이와 엄마를 배려해주는 안산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모 안내] '우리 동네 좀 고쳐주세요 - 가고 싶은 유모차, 갈 수 없는 우리 동네' 기사 공모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습니다. 평소 동네에서 유모차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했던 점을 생생히 적어 사진과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매월 우수 원고를 선정해 유아용품 전문기업 아벤트코리아(www.greaten.co.kr)에서 150만원 상당의 최신 유모차(깜 플루이도)도 선물로 드립니다. 원고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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