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이 결혼비용 줄여줄까?
인터넷 검색이 결혼비용 줄여줄까?
  •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 승인 2014.04.18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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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으로 유도하고 있다면 업체 상술에 낚인 것 불필요한 건 준비물 리스트서 삭제하는 게 상책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결혼 비용 아껴보려고 검색에 또 검색. 사무실에서는 온종일 일이 손에 안 잡혔어요. 주말은 주말대로 바쁘니 평일 저녁 시간 잘 활용해 상담하러 가야 하는데 웬만한 업체가 다 청담동에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한 시간 거리라서 어떻게든 칼퇴근 하려고 종일 긴장하고 있다가, 부랴부랴 달려가면 가는 곳마다 좁은 골목골목에 언덕은 구불구불….”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조미라(29, 서울) 씨가 추억하는 결혼 준비 기간은 그랬다. 잘 정리됐다고 소문난 웨딩 관련 포스팅이며 책이며 모으다 보니 정보는 서 말이었지만 꿰는 건 본인 몫이었고 결국 모든 건 시간을 담보로 했다.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회사에 면목없이 퇴근하는 날도 여럿 생겼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이보라(31, 서울) 씨는 스튜디오 촬영을 앞두고부터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신부가 예쁘게 나오는 컷이 많아서 인기가 많다는 그 스튜디오는 웬만한 주말 스케줄이 꽉 차 있다고 했다. 신랑도 보라 씨도 휴가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휴가를 잡고 촬영 스케줄을 소화했다. 휴가며 반차 내야 할 일은 집 계약, 예물 계약 때도 줄줄이 이어졌다. 이 씨는 “자리 비울 때마다 상사 눈치 보느라 혼났다”며 결혼 준비 기간을 떠올렸다.


직장 다니는 예비 신부에게 결혼 준비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으레 검색창에 결혼 준비를 치면 나오는 정보만 해도 수백 수천에, 주변은 이렇다저렇다 얘기를 듣다 보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얼마만큼 뭘 해야 할지 감을 잡는 것부터가 난항의 시작이다.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할 게 많으니 업무 중에도 일에 집중하지 못해 리듬이 끊기는 일도 다반사다. 많은 결정을 하고 시간과 돈을 계속 쓰다 보니 예민해지기 쉽고, 평소 같으면 쉽게 넘어갈 일을 예비 신랑과의 사소한 다툼으로 끌고 가기도 한다.

 

무엇을 검색하든 상상 이상의 방대한 정보가 펼쳐지는 것이 결혼 관련 키워드다. 많은 것을 검색하고 본인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선택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모든 정보가 유익한 것은 아니다. 정보를 구별해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무엇을 검색하든 상상 이상의 방대한 정보가 펼쳐지는 것이 결혼 관련 키워드다. 많은 것을 검색하고 본인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선택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모든 정보가 유익한 것은 아니다. 정보를 구별해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 시간·돈 낭비 확률 높은 검색 의존 줄여야


무엇을 검색하든 상상 이상의 방대한 정보가 펼쳐지는 것이 결혼 관련 키워드다. 본인 결혼 준비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블로거부터 웨딩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 이들이 모두 오가는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무수한 질문과 답변들까지. 많은 것을 검색하고 본인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선택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모든 정보가 유익한 것은 아니다. 자칫 시간만 할애해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검색에만 의존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5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구선희 씨(27, 인천)는 이렇게 말했다. “직장 동료랑 친구 중에 결혼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뭘 해도 일일이 다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근데 블로거나 카페에 글 올리는 사람들에게 직접 쪽지 보내면 기다리다 지치고, 막상 받아보면 같은 예신(예비신부를 칭하는 줄임말)인 줄 알고 보낸건데 업체가 홍보하려고 낚시한 경우가 많더라. 일하다 맥이 딱딱 끊기는게 반복되니까 짜증도 많이 난다. 다 끝나면 신혼여행 간다는 생각으로 겨우 버티며 준비하고 있다.”

전 세대 중 단시간에 가장 많은 소비가 이뤄지는 대상이 예비부부이다 보니 커뮤니티의 웨딩 관련 정보는 업체가 영업을 위해 올린 경우가 대다수다. 내용이 유익하면 크게 나쁠 것 없다. 핵심 정보는 빼고 운만 띄운 후 상담이나 전화로 이어지게 하고 계약을 유도하는 영업 방식도 많으니 정보를 구별해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예비 신부 100명 중 99명은 결혼 처음 하는 사람 아닌가. 모르는 것 많고 살건 많으니 구매 유도성 정보에 끌리는 경우 많을 수밖에 없다. 속지 말라고 선의로 정보 공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쪽지로 기본 견적 저렴하게 불러주고 상담하러 오면 다른 것 추가로 팔아 메꾸는 업체도 있을 수밖에 없다. 상담만 하고 말아도 그만이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시간이 드는 것이니 잘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중요도 따져 미루거나 생략하는 것도 방법


인터넷 검색은 조금만 하고 발품만 파는 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일하기 바빠 시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이곳저곳 헤맬 수는 없으니 결혼 준비 과정을 세세하게 적어 시간별로 구분하되 그게 당장 얼마만큼 중요한 건지 따져보고, 중요도가 낮다면 결혼 이후로 미루거나 생략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 준비한다는 결혼 디데이 리스트에 크게 욕심 생기는 게 없어서 웬만한 건 생략했다. 혼수는 평가 좋은 것들 몇 개 검색해보고 하루 날 잡아 덩치 큰 것 위주로만 사서 시간이 많이 안 걸렸다. 결혼 준비에 조금 무심해서 그랬는지 회사 다니면서 결혼 준비하는 게 남들 힘들다는 만큼은 아니었다. 일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지 않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한 새댁의 말이다.


꼭 시간이나 비용을 아끼는 측면이 아니더라도 이게 꼭 필요한 과정인지 생각해 볼 이유는 더 있다. 앞서 휴가 내다 눈칫밥깨나 얻어먹었다던 이 씨는 “나는 그릇 하나 사는 것도 고민 고민해서 사는데 예랑이는 뭘 골라달라고 해도 관심도 잘 안 보이고 ‘그거 꼭 해야 해?’라고 반문할 때가 많았다. 서운한 마음에 내가 토라지고, 다툼하다가 서로한테 실망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 것도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긴 한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힘 뺄 일이 아니었다. 아마 내가 ‘일생에 단 한 번 병’에 걸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천만 원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를 쓴 전혜진 작가는 “결혼준비가 일생일대의 무언가가 아니라 조금 덩어리가 큰 업무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수월해진다. 아무리 고생해서 준비한 프로젝트도 끝나고 나면 과거의 실적이듯이 막상 결혼생활이 시작되면 결혼준비는 문자 그대로 지나간 한 단계일 뿐이다. 미래의 자원을 당겨서 할 만한 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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